IT 인프라 엔지니어로 살아남는 10가지 방법
1조: 진실을 추구하지 말고 사실을 추구하라
엔지니어는 개인의 이상, 생각, 소원, 희망 같은 감정적, 철학적 필터를 통해 현상을 판단해선 안 됩니다. 엔지니어의 판단에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 그 밖의 요소를 판단 재료로 삼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 뿐입니다. 아키텍처, 프로토콜, 시스템 모델, 프레임워크 등 날마다 어디선가 새로운 기술과 개념이 생겨나는 것이 IT 업계의 특징이지만, 그것들이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지는 구조, 방식, 구현, 데이터 등 사실을 기초로 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색다를 뿐이거나 유명인이 제창해서 업계가 주목하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면, 노력해서 기술을 습득해 봐야 전혀 활용할 수 없기에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가 되고 맙니다. 화제성뿐인 기술의 혜택을 받는 것은 평론가나 컨설턴트, 대중매체 등 현장과 동떨어진 전직 엔지니어나 직접 그 기술을 구사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엔지니어는 그런 기술로부터 얻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2조: 케이스 스터디는 반드시 직접 검증하라
새로운 기능과 구현을 이해하려고 할 때, 일반적으로 설명서나 케이스 스터디 문서, 기사, 블로그를 참고하겠지만, 그것만으로 기술과 구현 절차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파악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기술 서적이나 엔지니어의 블로그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반드시 저자가 대상 기술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판단하기에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항은 생략하기도 하고, 또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설명은 줄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때마침 발생하지 않은 노이즈나 버그로 일어나는 사항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모든 기술 정보와 문서는 어디까지나 집필자의 경험적인 정보이며, 다른 기술자가 다른 조건과 상황에서 했을 때 똑같이 재현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령 케이스 스터디에 기재된 환경 조건이 거의 같아도, 자신의 환경과 조건에서 다시금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조: 엔지니어와 대화하라. 문자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엔지니어는 블로그나 서적, 잡지 기사 등에서 다양한 기술에 관해 쓰거나 세미나, 이벤트, 스터디 모임 등에서 슬라이드를 이용해 발표도 합니다. 물론, 그런 글을 읽거나 강연만 들어도 유익한 정보와 식견을 얻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글이나 강연만으로 엔지니어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 식견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책이나 세미나 강연 등에서는 품격, 위엄, 지성 등이 요구되기에, 비교적 의례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엔지니어가 원래 강조하고 싶었거나 비판적으로 보는 사항, 불확실하거나 의문을 가진 부분 등을 강하게 표현하는 데에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사실을 각 엔지니어의 경험과 식견으로 어떻게 해석하는가입니다. 각 엔지니어가 제공하는 정보는 기술을 해석하는 본인의 경험과 식견이 어우러져 더욱 본질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경험과 식견을 포함한 정보는 일방적인 기사, 서적, 강연 등에서 얻기 힘들고, 직접 당사자와 이야기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본질에 가까운 정보를 얻기 위해선 다양한 엔지니어가 모여서 기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가능한 한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4조: 자신의 지식을 나누라. 주지 않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정보란 서로 소통해야 비로소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의 블로그 기사, 서적, 잡지 등에서 일방적으로 기술 정보를 얻겠지만, 더욱 유익한 정보를 얻으려면 먼저 자신이 가진 기술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를 나누면 주위의 엔지니어는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느 분야에 조예가 깊은지, 어떤 견해와 해석 방법이 있는지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더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며, 직접 대화하거나 발표 및 집필할 때 자연히 그 부분을 언급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이 깨닫지 못했거나 생각지 못한 사실을 알 기회가 많아져서 자신의 기술적 지식이 더욱 깊고, 정확하고 현실적이 됩니다. 정보를 얻기만 하고 제공하지 않는 엔지니어에게는 뻔한 정보만 모여듭니다.
5조: 무지는 죄다
엔지니어가 모든 기술을 아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록 전문 분야가 아닌 기술이라도 가능한 한 알아둘 필요는 있습니다. IT 기술의 각 요소는 홀로 존재해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밖의 다른 어떤 분야에 작용함으로써 비로소 의미가 있는 기술 분야입니다.
IT 인프라 엔지니어에게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말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지요. ‘그건 내 전문이 아니야’라는 말은 ‘잘 모르겠으니 그대로 두자’는 변명밖엔 안 됩니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도 명확하지 않거나 궁금한 게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지는 죄’라고 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무지한 채로 있는 게 죄입니다.
6조: 시간은 만드는 것이다
상사나 동료가 업무 외에 뭔가 부탁하거나 물어봤을 때 ‘도무지 짬이 안나요’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라며 거절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태도는 기술자로서 두려운 습관입니다. 여유나 시간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여유나 시간을 만들 수 없다면 엔지니어로서 지금 이상으로 기술을 닦아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 회사나 조직에서 주어진 업무는 기본적으로 현재 자신이 할 수 있거나 혹은 할 수 있을 거로 보이는 작업에 한정됩니다. 엔지니어로서 기술을 향상하려면 업무 외에도 스스로 학습하거나 확인하거나, 시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시간을 만들 능력이 없다면 그 새로운 기술에 접해볼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말이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라면 구제할 수 있지만, 만약 정말로 ‘시간이 없다’면
엔지니어로 살아가는 것은 무리이므로 직종을 바꿔보세요.
… 생략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