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동덕여대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동덕여대, 한양대, 건국대 등에서 강의하고 서울시 양성평등 강사로 활동하면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양성평등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양성평등 이야기》의 지은이기도 합니다.
글 : 전지영
경북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써 왔습니다.《우리 동네에는 어떤 나무가 살고 있을까》 《움직이는 역사 교과서》 《움직이는 사회 교과서》《움직이는 과학 교과서》를 함께 썼습니다.
오늘은 일요일. 은수는 도서관에 가기로 마음먹고 집을 나섭니다. 집에 있어도 달리 할 일이 없을 테니까요. 텔레비전은 아예 켜지도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언니가 집에서 공부할 때는 텔레비전을 켜지 않겠다고 엄마와 굳게 약속했거든요. …… 올해는 언니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언니가 가고 싶은 대학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니까요. 은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언니가 원하는 대학에 가서 원하는 공부를 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 [1. 존중받고 싶어요] 중에
만약 세상 사람들이 다 똑같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한 공장에서 만들어 낸 똑같은 곰인형들처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해 보세요. 생김새도 같고 생각도 같고 행동도 똑같이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입니다. 나도 없고 친구도 없고, 부모님도 선생님도 없고, 오로지 똑같은 곰인형들처럼 똑같은 사람들만 살겠지요. 그러고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다르고, 나와 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 [4. 차별하지 마세요] 중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에게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 있지만,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무엇보다 ‘권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지현이가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권리라면 필요할 때 요구할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요? 차별하는 사람에게 차별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런 말씀인가요”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 여러분을 어떤 이유로든 차별한다면, 차별하지 말라고 요구할 권리가 여러분에게 있다는 거예요.” - [5. 우리에겐 어떤 권리가 있나요?] 중에
“언니, 그런데 왜 흑인들은 법을 바꾸지 않은 거야? 인종분리법이 잘못되었다면 1년 넘게 ‘버스 안 타기 운동’을 하기 전에 법을 바꾸면 더 간단했을 텐데 말이야.” 은수의 말에 언니가 웃으며 말합니다. “맞아, 법을 바꿀 수 있었다면 더 빨리 더 쉽게 인종차별을 없앴겠지. 하지만 흑인에게는 참정권이 없었어. 아니, 사실 있기는 했지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어. …… 그러니 흑인들은 차별을 없애는 법을 만들 대표를 뽑을 수도 없었고, 설사 그런 법이 만들어졌다 해도 그 법에 동의하는 투표를 할 수도 없었던 거야.” 은수는 갑자기 진지해졌습니다. 투표가 중요하다고 배우기는 했지만 이렇게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참정권이 왜 중요하다고 하는지 이제 알겠다.” - [9. 우리가 참여하여 만드는 세상] 중에
‘인권’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대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라는 생각보다는 인권이 침해당하는 경우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만큼 인권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멀게만 느껴지는 인권을 생활 속 이야기를 통해 저 멀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임을 일깨워 줍니다. 누구나 존중받고 자유롭게 꿈을 키워 가는 세상을 꿈꾸는 모든 어린이들과 어른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배성호 (전 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
언니 때문에 텔레비전도 못 보는 은수, 학교 규칙 때문에 힘들어하는 훈이, 매일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녀야 하는 지현이, 그리고 정민이와 은수 언니까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린이답게 고민하고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기특합니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꼈던 인권이 어느새 친구처럼 내 옆에 다가와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거예요. - 구자숙 (인천 대정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