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륄라비 혹은 어떤 여행

륄라비 혹은 어떤 여행

초록뱀-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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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80쪽 | 21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576497
ISBN10 8970576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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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가 그려내는 사춘기의 섬세한 내면 풍경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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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 김예령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셀린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 제10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육체의 악마》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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륄라비는 이제 학교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바다는 그런 것이다. 그런 식으로 지상의 일들을 지워 버린다. 왜냐하면, 바다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 광대하게 펼쳐진 푸른 빛과 광채, 바람, 거칠면서도 감미로운 파도 소리……. 바다는 머리를 내저으며 제 꼬리로 공기를 후려치는 거대한 짐승처럼 보였다.
륄라비는 기분이 좋아 밀수자들의 길 가장자리에 놓인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았다. 선명한 수평선,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그 검은 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제 길이나 집, 자동차, 오토바이 따위는 생각나지 않는다.
--- p.13
그날 아침, 륄라비는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시월 중순의 때 이른 아침나절이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륄라비는 맨발로 방 안을 가로질러 창가로 갔다. 블라인드 살을 살짝 들치고 밖을 내다보니 햇빛이 환했다. 몸을 조금 숙이자 한 조각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 인도 위에서는 비둘기 서너 마리가 폴짝거린다. 바람에 새들의 깃털이 헝클어진다. 멈춰 선 자동차들 지붕 너머로 펼쳐진 바다는 어두운 푸른색을 띠고 있다. 그리고 바다를 힘겹게 지나고 있는 흰 돛단배 한 척.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학교에 가지 않기로 한 륄라비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륄라비는 다시 방 안으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불도 켜지 않고서 편지 한 장을 쓰기 시작했다.
--- p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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