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령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림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공동으로 번역·출간한 ≪러시아 여성의 눈≫, ≪러시아 추리 작가 10인 단편선≫이 있다. 논문으로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영웅서사시 브일리나>, <Comparative Analysis of Korean Folktale The wonderful Serpent Bridegroom and Russian The Feather of Finist the Falcon of the Type Cupid and Psyche>, <소비에트 제국 이데올로기의 토착화를 위한 아동문학의 역할: 20?30년대 그림책과 포토몽타주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아주 옛날 일이다. 아주 오래전 네네츠족이 살던 땅에는 해가 지지 않았다. 그래서 호수와 강의 물은 마치 솥 속의 물처럼 끓어올랐고, 물고기들도 모두 죽어 갔다. 그러나 바닷가와 숲 사이에서는 순록 떼를 유목할 수 있었다. 하늘색과 흰색의 북극여우도 덫으로 잡을 수 있었고, 매년 봄 거위, 오리, 백조가 구름처럼 날아들었다. 네네츠족은 툰드라에서 행복하게 지냈다. 그런데 숲 너머에 검은 솔개가 살고 있었다. 솔개는 머리가 두 개였고, 날카로운 부리가 두 개, 질투심 가득한 눈이 네 개였다. 그 솔개는 아무리 사냥을 많이 해도 여전히 욕심을 부렸다. 포악한 매들이 그 솔개를 받들고 있었다. 언젠가 매 한 마리가 멀리 툰드라까지 날아와서 네네츠족이 잘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매는 돌아가서 제 주인인 솔개에게 본 것을 말했다. 그러자 검은 솔개는 질투심에 더욱 검게 변했다. 그는 음모를 꾸며 네네츠인들에게서 해를 빼앗기로 했다. 그는 부하들에게 커다란 그물을 짜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자신은 땅에 부딪쳐 뚱뚱한 상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많은 술을 가지고 네네츠인 마을로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