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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지도

글쓰기의 지도

: Roadmap to Better Writing

아로리총서 - 소통과 글쓰기-08이동
리뷰 총점8.6 리뷰 11건 | 판매지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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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59g | 130*204*20mm
ISBN13 9788920002229
ISBN10 89200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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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한수영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과 글쓰기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의 근육을 길러준다고 믿으며 공부하고 가르쳐왔다. 지은 책으로 『운율의 탄생』, 함께 지은 책으로는 『명작의 풍경』, 『공감-시로 읽는 삶의 풍경』,『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서 글쓰기 과목의 강의전담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가르치는 용기, 공부하는 용기, 부지런히 글을 쓰는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오늘도 학생들과 열심히 눈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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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글을 잘 써야 한다’, ‘멋진 글을 완성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욕심은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아직 글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글을 쓰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꿈부터 꾼다면 그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까. 좋은 글은 멋지게 시작만 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갑자기 마음먹는다고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지식이 축적되고 생각이 깊어지다 보면 글도 조금씩 깊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 일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엄청나게 훌륭한 멋진 글이 아니다. 글을 쓰는 목적에 맞는 명료하고도 간결한 글이다.
잘 써야겠다는 욕심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무엇을 써야할까 보다는 어떻게 멋지게 시작할까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첫 문장이 매끄럽게 나오면 글 전체가 세련되게 흘러갈 것만 같은 것이다. 그러나 장식적인 문장이 순간적으로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는 글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p.13

시작 : 이정표
글의 시작은 고속도로의 이정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정표에는 '1번 고속도로, 부산, 350km'라고 쓰여 있다. 이 길로 가면 부산이 나오며, 1번 도로를 타고 350km를 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산에 가서 무엇을 할지, 누굴 만날지는 이정표가 관여할 내용이 아니다. 이정표는 길이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가장 중요한 정보와 전체적인 방향만을 간략하게 제시할 뿐이다.
글의 시작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도 이정표와 마찬가지로 분명하다. 중심 화제를 밝히고, 글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를 보여주면 된다. 중심 화제를 밝힌다는 말은 글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준다는 말이다. 즉 이 글에서 ‘나의 인생관’이나 ‘지구의 미래’가 아니고, ‘햄버거’를 다루게 된다고 밝히는 것이다.
.......(중략)....
글을 시작할 때는 한 가지를 꼭 주의해야 한다. 첫째는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말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화제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주제까지 언급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햄버거를 통해 육식의 의미에 대해서 따져본다는 것 정도가 제시되어야지 햄버거가 개인의 윤리적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와서는 안 된다. 주장이란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증명이 된 후에야 비로소 나올 수 있다.
둘째로 주의할 것은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을 시작할 때 화제를 직접 말하지 않고 돌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시작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서 또는 화제에 대한 다양한 교양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짧은 글일수록 시작은 간결해야 좋다. ‘근대서양 문화의 유입’, ‘동서양 음식문화 비교’, ‘패스트푸드 산업’ 이야기가 한참 나온 다음에야 햄버거 이야기가 나온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핵심어가 나오기도 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빠르게 간결하게 화제로 진입하는 것이 시작부분에서 필요한 전략이다.---pp.42-43

책의 지도를 확인하기
유명한 독서가들은 모두들 책에 중독된 시절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시도 때도 없이 틈 날 때마다, 때로는 밥 먹는 것도 학교 가는 것도 잊고 읽었다는 것이다. 일년에 수백 권의 책을 독파했다는 부러운 이야기도 들린다. 중독은 때로는 이렇게 몰두할 수 있는 폭발적인 힘을 주기도 하지만, 이를 따라 하기는 힘들다. 바쁜 세상에서 따로 책을 읽는 시간을 내기도 어렵다. 그래서 늘 책을 끼고 다니면서 차를 기다릴 때도, 식당에서 줄을 서 있을 때도, 짬짬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한 권만 읽는 것이 아니고 여러 책을 한꺼번에 읽는 것도 다독의 비결이 된다. 한 달에 4~5권의 책을 정해놓고, 이 책 저 책을 마음 내킬 때마다 돌아가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잘 읽는 것이다. 어떻게 읽어야 책을 잘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맨 처음 책을 볼 때 일단 눈을 잡아끄는 것이 제목이다. 제목과 표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에 바로 시작 페이지로 가서 첫줄부터 줄을 그으며 성실하게 정독을 하면 잘 읽은 것일까? 그것은 마치 지도도 보지 않고 미지의 험준한 산행을 시작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다. 길을 확인해야 먼 길을 계획적으로 무사히 갈 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먼저 그 책의 지도를 확인해야 한다.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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