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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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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기획, 생각대로 된다

: SBS 남규홍 PD가 밝히는 『짝』『인터뷰 게임』창작 비결

[ EPUB ]
리뷰 총점8.0 리뷰 3건 | 판매지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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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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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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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3.3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4.2만자, 약 4.5만 단어, A4 약 89쪽?
ISBN13 978892741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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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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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은 모두들 창조를 외치는 세상이다- 나도 목마르게 창조의 샘을 갈구하고 있다- 어디 새로운 것 없나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는 것이 PD만의 일은 아니다- 기업의 신상품 개발팀과 기획팀 역시 창조에 목마르다-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 제작 과정과 기업의 신제품 개발 과정은 비슷하다- 그들 모두에게 2009년 한국PD대상 실험정신상에 빛나는 『인터뷰 게임』과 2011년 방송계 최대 히트 상품의 하나인 『짝』의 창작 과정을 들려주는 것은 매우 의미 있을 것이다- TV 프로그램에는 그것을 만든 PD의 열정과 땀 그리고 인생과 철학이 담겨 있다-
--- p.8

상식에 얽매이고 규정에 매여 세상을 보는 사람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인문학적 감성은 방송 작가의 기본이다- 그것은 방송 작가뿐만 아니라 PD에게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기본 소양이다- PD에게 인문학적 지식을 강요하기 전에 인문학적 감성을 충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누군가 들려주는, 어디선가 읽은 인문학 지식이 창조의 자양분이 되기에 PD 책상에는 늘 신간 인문학 서적이 뒹굴고 있다- 아는 만큼, 보는 만큼 창의력의 지평이 넓어진다면 그 무엇을 마다할 것인가- 여기 부조리극으로 유명한 사뮈엘 베케트의 사고방식이 있다- ‘당신은 잠옷을 입었다- 무엇을 하겠는가?’ 양치질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잠을 자거나 부부 싸움을 하거나 많은 일을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 ‘나는 잠옷을 입었다- 그리고 외출을 했다-’ 그것은 매우 창의적이다- 사무엘 베케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정말 긴장도 생기고 다음 상황이 무척 궁금해진다- 창의적인 영상과 글이 그려진다- 창작이라는 것은 그렇다-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능력, 한계를 벗어나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잠옷을 입고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는 무엇을 해도 사무엘 베케트의 아류가 되고 만다- ‘나는 잠옷을 입었다- 그리고 ……-’ 정말 답이 없을까? 답이 없다- 그러면 절망이다-
--- p.18

창의력은 현장에서 나오고 일상생활은 그 자체가 창조의 보고다- 책상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은 금방 표시가 난다- 책상을 떠나 세상으로 가면 그곳에 신천지가 있다- 창조는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간단하고 쉬운 일일 수 있다- 일상에서 오는 삶의 불편함과 부당함을 해결하려고 순수하게 노력하면 해답을 찾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창의력을 기르는 일은 단박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결정한다- 일상이 창의성의 보고라면 일상을 잘 관찰하는 일도 중요하다- 구경꾼들이 경기를 제일 정확하게 본다- 나는 오늘도 현대인의 일상을 영화 구경하듯이 지켜보고 있다-
--- p.29~30

『짝』이란 신상품을 기존 프로그램과 다르게 만들어 가려는 프로듀서의 고뇌를 엿보면 프로그램 감상이 달라질 수 있다- 홍상수 영화는 인생을 살아 봐야 그 깊은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인생도 사랑도 세상도 아무것도 모르면 그 사람의 영화는 그렇게 따분할 수가 없다- 지식인의 위선과 허세를 아예 모르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해하기 딱 좋다- 『짝』의 창조 과정을 알고 나면 『짝』이란 프로그램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짝』은 단순한 재미로만 볼 것이 아니고 그 의미도 곱씹으며 보면 인생이 보이고 인간도 보인다- 『짝』은 사랑을 통하여 인간을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사랑학 뿐만 아니라 심리학, 철학, 사회학, 인간 생태학 등이 다 들어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고뇌가 프로그램 속에 녹아 있다- 창의적인 사고와 혁명적인 발상이 시대를 이끌고 그런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왔다- 생각의 차이가 프로그램을 다르게 만든다-
--- p.58

짝을 만든 기획 의도는 복합적이고 중의적이다- 기획 의도를 설명하자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프로그램의 본질은 드러내지 않고 깊숙이 감추어 두었다- 위의 한 줄 기획 의도를 풀어 보자면 이렇다- ‘짝 없는 남녀들이 짝을 찾아가는 실제 만남 과정을 통하여 인간 심리와 행동을 보고 인간을 이해한다-’ 기본 소재는 사랑이지만 주제는 사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랑에서 파생한 인생과 인간을 탐구하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 숨어 있다- 『짝』은 존재했던 대한민국 방송 프로그램 중에 가장 스케일이 큰 인문?사회 분야 인간 탐구 프로그램이다- 애정촌 총 60기를 세팅해서 124회를 방송하면서 62억 예산을 사용했다- 그 돈으로 인간학, 사랑학, 심리학, 사회학을 탐구 중이었고 그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것이 『짝』에 숨겨진 진짜 기획 의도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인문학적인 목표 지점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사랑을 통해서 본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랑과 함께 인생은 어디로 가는가?” 그것은 너무나도 교양적인 주제 아닌가- 『짝』은 교양과 예능을 적절하게 섞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른바 통섭의 시대, 이종교배를 제대로 해서 대박을 만들었다- 결국 프로그램의 흥행은 콘텐츠의 질이 좌우한다- 좋은 프로그램은 장치나 포장이 본질을 해치지 않는다- 『짝』의 본질은 교양적인 내용이고 그것이 대단한 강점이다- 내레이션, 그림, 자막 등이 근본적으로 인간 심리와 행동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가 없다- 지금도 사람들은 『짝』을 예능 혹은 교양으로 임의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 의도를 바탕으로 보면 『짝』은 교양 프로그램이다-
--- p.125~126

『짝』을 만들고 애정촌에서 천 일을 살면서 약 6천 명을 인터뷰해서 60기수를 촬영하고 약 677명의 출연자를 만났다- 인생 공부도, 프로그램 공부도 제대로 한 대단한 시간이다- 매 순간 뜻 깊은 시간이라 생각하며 『짝』의 가혹한 제작 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견뎠다- 『짝』은 지금까지 경험해 온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 제작 일정이 가장 빠듯했다- 격주로 진행되는 촬영 때문에 매일 출연자 세팅이 진행되었다- 출연자 사이의 비밀 유지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출연 후보자의 인터뷰는 늘 일대일 면접이다- 거기에 소요되는 물리적인 시간도 엄청나다-
--- p.133쪽

무조건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고민의 깊이만큼 프로그램은 깊은 맛이 배게 마련이다- PD로서 내가 만든, 연출한 대부분의 프로그램 화두는 인생이었다- 문제적 인간, 문제적 삶 속에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 왔다- 프로그램을 위한 갖가지 고민들이 인간의 깊은 고민과 결합할 때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거기에 무조건 신선하고 낯설게 만들려는 정신이 있으면 새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인터뷰 게임』도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독창적으로 만들어 가기로 작정했다- 어디선가 익숙하고 상투적인 것들이 첨부되는 것을 경계하고 불순물이 끼면 모두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갔다- 기존 문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남이 가지 않는 길로 갔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인터뷰 게임』이란 작품도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창작자의 고뇌와 해결 과정을 들려주는 것은 새 작품을 구상하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방송 제작의 노하우와 창작의 비밀은 서로 공유되고 전수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창조에는 언제나 고통이 따른다- 『인터뷰 게임』이 걸어온 길은 온통 가시밭길이고 모순과 혼돈의 나날이었다- 프로그램의 역사는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왜 그랬나 싶게 잘못된 근거가 바탕이 된 일로 가득하다-
--- p.167~168

내가 기획하고 연출한 『짝』과 『인터뷰 게임』은 모두 최초 진입자류 프로그램이다- 방송가에서 가장 독창적인 포맷이라고 전문가들도 인정한다- 『짝』과 『인터뷰 게임』을 만들 때 세상 그 무엇도 참조하거나 모방하지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은 모두 만들어지는 과정이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대수롭지 않고 시시할 수도 있다- 한발 늦게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초 아이디어부터 결과에 이르는 창조의 과정을 두루 살펴보면 그 물건은 분명 달리 보인다- 알고 보면 그것은 눈물과 피와 땀의 결정체이다- 세상의 무시와 편견과 조롱에 맞서면서 무수한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야 위대한 물건은 태어난다- 그것은 위대한 인물의 성장 스토리와 묘하게 닮아 있다- 그 인물의 위대함을 보려면 성공만 조명할 것이 아니고 인생 역정을 돌아봐야 한다-
--- p. 27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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