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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집을 지은 윤이상

소리의 집을 지은 윤이상

: 위대한 예술혼을 그린 음악가 이야기

우리 시대 아름다운 얼굴-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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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506g | 165*225*20mm
ISBN13 9788994757384
ISBN10 899475738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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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한수연
지은이 한수연 선생님은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마산교육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바람골 우체부〉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수필 〈항아리 소묘〉가 당선되었습니다. 경남아동문학상, 남명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창작동화집 『발가락이 달린 해님』 외, 인물전 『할아버지 손은 약손』 외, 역사동화 『내 이름은 혹부리』 외 다수가 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교사를 퇴직하고 글쓰기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그림 : 권예실
그린이 권예실 님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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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아름다운 소리들을 오선지에 하나씩 올려놓는단다. 마치 목수가 집을 짓듯이 말이다. 그러니까 작곡가는 소리의 집을 짓는 사람들이지. 마음에 따라 어떤 때는 작은 오막살이로, 어떤 때는 대궐같이 큰 집을 짓기도 하지.”
‘소리의 집을 짓는 사람!’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상의 몸속으로 전류 같은 것이 흘렀다.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는 강한 힘이었다. 그 낯선 느낌에서 깨어났을 때는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 p.32

‘내가 추구하는 행복도 저렇게 작은 것이야. 통통배 타고 나가 먹고 싶은 만큼 고기를 잡아 오고, 저녁이면 불가에 아이들을 앉혀 노래를 가르쳐 주고, 내가 만든 음악을 연주하면 온 가족이 기쁘게 들을 줄 아는, 작은 내 영토를 가지는 것이야.’
그 왕국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 그리고 미래에 만나게 될 사랑스러운 가족을 위해 이상은 첼로를 연주했다. 그것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 p.67

박수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것이 정말 현실인가, 이상은 믿어지지 않았다. 지휘자가 윤이상을 청중 앞에 소개했다. 청중의 환호는 더욱 커졌다. 이상은 무대 위에서 7인의 연주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내려왔다. 그러나 박수가 그치지 않고 계속되어 세 번이나 무대로 불려 나갔다. 대성공이었다. --- p.136

이상은 머리를 붕대로 싸매고 감옥에 딸린 병원에서 깨어났다. 죽음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자유를 갈망했다. 절망속에서 간절하게 찾는 자유, 그에게 자유는 음악이었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그의 영토에서 음악의 선율에 몸을 얹으면 감옥을 넘어 세상 그 어떤 곳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p.189

이상의 눈에서 빛이 번쩍 일어났다. 이상은 벌떡 일어나 지휘봉을 들었다. 그리고 황금 비늘에 싸인 한 마리 황룡이 되어 사면에 있는 신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동쪽의 청룡, 너는 오보에를 타고 나가라!”
“서쪽의 백호, 너는 첼로를!”
“아, 남쪽의 주작! 너는 바이올린을 들어라.”
“그리고 북쪽의 현무는 플루트!”
황룡이 된 이상은 사신들의 한가운데에 섰다. 사신들은 이상의 지휘봉을 따라 서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으며 얽혔다가 풀어지고, 풀어졌다간 다시 얽히며 음악을 연주했다. 흥에 취한 사신들은 이상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악기까지 서로 바꿔 가며 연주하고 있는 게 아닌가! --- p.195-196

고향에 돌아갈 날이 아득하다는 것을 알고, 이상은 정원에 한반도 모양의 연못을 만들고 통영에 있던 대나무를 손수 심었다. 개구리의 합창에 음표를 달아 주며 놀던 대나무 숲 옛집을 그렇게라도 곁에 두고 싶어서였다. 그것은 이상에게 힘의 근원이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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