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승진해서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고, 더 나가서 임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10년 후 20년 후를 생각하면 답이 보이지 않고, 마음에는 스멀스멀 불안이 차오릅니다. 그럴수록 내 시선을 자꾸 짧게 당겨오려고 노력합니다. (…)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까, 그 다음엔 이번 한 주를, 이번 한 달을. 그렇게 단단한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조금 더 멀리까지 시야를 넓히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건 어쨌든 내 앞에 놓인 오늘 하루뿐이니까요. “내일은 막막하고 마음은 불안한 시대”를 산다는 것을 실감할수록, 어쩔 수 없이 기댈 데는 “좋은 일상을 만드는 구체적인 기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프롤로그 」중에서
“사람들은 자기 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걸 힘들어해요. 그래서 외면해요. 그러다 보니까 자꾸 돈만 부각돼요. 돈처럼 편한 핑계가 없거든요. (…) 중요한 건 그냥 돈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이냐는 거죠. 어떤 사람은 자존감이 무너질 때 돈, 어떤 사람은 자기 욕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돈, 어떤 사람은 관심을 받고 싶을 때 돈, 사랑을 받고 싶을 때 돈, 이런 식으로 제각각 자기만의 방식으로 돈에 귀속되어 있어요. 돈 중심의 사회가 문제인 건 바로 이런 거예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그냥 죄다 돈 문제라고 생각해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거든요. 근본 원인을 모르니까.”(박미정) ---「1장 「내 욕망을 존중하는 적정 소비 습관 * 돈 관리의 기술」」중에서
“저희 세대에서 어떤 하나의 일로 큰 타이틀이나 영광을 얻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타이틀이 많고 여러 가지 일을 산만하게 벌이는데요, 제가 주체인 일도 있고, 을이나 정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여러 역할을 하는데 이런 요소들이 다 뭉쳐져야 그나마 영광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되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구입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계속 통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산만하게 여러 가지 역할과 방법, 주기를 뒤섞어서 살면 큰 영광은 없어도 가늘지만 길게 이어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필요한 게 일 벌이기의 기술인 것 같아요.”(이로) ---「2장 「시너지를 만드는 일-들의 조합법 * 일 벌이기의 기술」」중에서
“현명한 사람은 좋은 관객을 찾습니다. 먼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좋은 관객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좋은 관객의 존재가 계속 공부하게 하는 동기인 것 같아요.”(이고잉) ---「3장 「배움의 동력을 확보하는 ‘어른의 공부법’ * 배우고 가르치는 기술」」중에서
“사실 저희 세대가 그렇잖아요. 같이 뭘 하는 건 좋은데 같이 사는 건 망설여진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럴 때도 저는 계속 우동사 얘기를 하면서 엄청 좋으니까 이사 오라고 꼬드기죠. ‘꼭 한집에 안 살
아도 돼. 이 동네에 와서 같이 느슨한 관계를 맺으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살면 좋지 않겠냐‘라면서. 그러면 처음엔 콧방귀도 안 뀌다가 관심을 보이고 그래요. 같이 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요. 옆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좋아 보이면 같이 하고 싶어지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김진선) ---「4장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산다는 것 * 함께 살기의 기술」」중에서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일정한 삶의 양식이 있잖아요. 그런 사회에서 내가 스스로 생각한 것을 실천하고 유지하면서 살려면 스스로 생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손으로 직접 뭘 만든다는 게 요즘 트렌드가 되고 있잖아요. 이게 어떤 상징인 것 같아요. ‘제작하는 인간’으로서의 삶, 그러니까 효율적인 생산력을 가진 노동자로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생산할 능력을 가진 제작자로서의 삶을 원
하는 마음이 많이들 있는 거죠. 그 물건이 무엇이든지 간에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인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소비하는 인간으로서만 존재하는 나를 넘어설 수 있어요.”(아랑) ---「5장 「몸의 감각을 깨우는 몰입의 즐거움 * 손으로 만드는 기술」」중에서
몸에 힘을 빼는 경험으로 가는 통로라는 점에서 저는 매력을 느껴요. 많은 사람들이 긴장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만들기를 손으로 직접 하다 보면, 힘을 전혀 들이지 않고 도 딱 제대로 합이 맞는 순간이 있거든요. 이걸 경험하고 나면, 모든 것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게 돼요. 그게 저한테는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정리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일단은 가만히 관찰하는 데서 시작하는 거예요. 그렇게 관찰하면 반드시 특성이 보이고, 그 특성이 나를 설득했을 때 그 특성에 따라서 분류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먼저 모으는 게 핵심이에요. 모아야 관찰할 것도 생기죠. 뭔가가 모여야만 그게 나한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내 필요에 따라 정리하는 거죠.”(정철) ---「6장 「잘 쌓고 잘 찾는 나만의 심플라이프 * 축적과 정리의 기술」」중에서
“내가 좋아하는데 그리고 내 주변 사람도 맛있다는데, 다른 사람들도 이걸 맛있다고 해줄까, 그게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냥 무작정 차렸어요. 대신에 조그맣게요. 인생을 걸고 빵집을 한다는 생각은 아니었고요. 영어 학원을 다니든 헬스를 다니든 돈을 내야 하잖아요. 똑같이 뭔가를 경험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들겠지, 생각하면서 내가 가진 돈으로 작게 시작했어요.”(박혜령) ---「8장 「야심 없이 시작하는 * 나만의 작은 가게 꾸리기」」중에서
“단순히 생계만을 생각했다면, 주식회사를 만들 수도 있고 더 큰 가게를 열 수도 있고 그 큰 가게의 좋은 사장이 될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협동조합을 하게 된 데는 사실 다양성을 포함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어요. (…) 저희가 한 가지 일만 계속 하고 싶은 건 아니거든요.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요. 다양한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다만 사회적인 분위기에 짓눌려서 다른 선택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런 방식을 바꿔보고 싶어요. 혼자서는 정말 힘드니까요.”(강수연)
---「10장 「홀로 선 개인들의 멀리가는 기술 * 새로운 방식의 무리짓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