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타고나는 것이기에 지능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거나, 그렇지를 않고 환경적인 요인이 지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의 진위 여부는 그만큼 불확실하고 또 불명확하다. 그렇더라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듯이, 태어날 때의 지능 또한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성인된 이후의 지적 역량(지능) 및 언어능력의 약 30~50% 정도만 선천적으로 타고날 뿐이지만, 그럼에도 그 개인별 차이로 인해 어렸을 때 머리가 좋다거나 나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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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능력에 있어서 유전자가 갖는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자라는 동안에 받아들이게 되는 언어 수용 환경 또한 뇌의 언어능력 발달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바로 조기 언어 경험이다. 어렸을 때의 기억 훈련이 뇌의 발달에 크게 영향을 미치듯이 언어 발달 역시 결정적인 시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아기 때이다. 즉 아이가 일찍부터 언어에 노출되어야만 언어의 신경 회로가 제대로 형성될 수 있고, 이후의 언어능력은 크게 향상된다. 아이들의 장래 언어능력은 어렸을 때의 언어 환경의 질과 양에 달려 있음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그 누구라도 공감하는 사실로, 언어 발달 역시 경험에 의해 다듬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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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일찍 공부를 강요하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일찍부터 공부를 강요하면 정작 학교에 들어가서는 완전히 지쳐버리는 이른바 ‘번 아웃(burn-out)’ 현상(일종의 소진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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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자기만의 공부법이 있다. 그 공부법은 아이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체득한 것일 뿐 아니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은 개별 성과물이다. 그렇기에 어느 우등생의 공부법이 반드시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아무리 좋은 학습법이라도 내 아이에게 맞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따라서 남의 공부법을 무조건 따라하려 들기보다는, ‘내 아이에게 맞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아 그것에 맞춰 공부할 것을 유도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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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를테면,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들이 전하는 공부 노하우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 노하우를 어떻게 실행하는가에 대한 의지와 노력에 달린 것이지, 다른 그 무엇도 아니다. 다시 말해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노하우란 것은 곧 학생 스스로 계획을 세워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노력의 합을 담은 것이다. 그렇기에 그 노하우에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흔적만이 있을 뿐이며, 그 밖의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원인에 지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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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이의 지적 능력 발달 시기인 초등학교 때 부모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아이를 수준 낮은 국어논술학원으로 내모는 일이다. 학원 담당자 역시 정신 차려야 한다. 국어논술학원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아이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책을 강제로 읽게 하거나, 아이가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글을 쓰게 만들거나, 쓸데없는 내용을 중요한 그 무엇인 양 무조건 외우게 만듦으로써, 아이를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등, 온통 수준 낮고 부적절한 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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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학교 교과 지식에서 배운 지식과 개념을 구조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과목 및 단원 간 연결 고리를 찾아내 서로 연결시켜가며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수능형 학생들은 이것을 잘한다. 따라서 사례의 학생은 수능형 학생으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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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들은 우등생들의 공부법이 얼마만큼 원칙적이고 일반적이며, 게다가 상식적인 보편 지식으로서의 일반 통념을 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를 토대로 기본 공부법에 보다 충실하되, 그 위에 각자가 갖는 개별성으로서의 특수 지식 내지는 경험을 더함으로써 자기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낸 후, 그에 맞춰 열심히 공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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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이해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해왔다. 학원의 암기 위주 학습이 드러내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조건 외우게 하고, 요약 위주로 가르친다는 데 있다. 무조건 암기와 요약 위주 공부는 머릿속에 이미 구성되어 있는 정보 저장 체계를 무시하고 다른 수용 체계를 만들어 낼 것을 강요한다. 그렇기에 이는 뇌를 무척 피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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