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방법으로 속독이 어린이들에게 유해하다는 이론은 발달심리학자들의 보고에도 나타난다. 인간의 발달 과정을 보면 해당 발달기마다 적절한 학습 방법이 요구된다. 가령 초등학교 시기는 '구체적 조작기'라 하여 실제 상황을 경험하는 데서 정보를 얻게 된다. 반면 중ㆍ고등학교 시기만 되어도 '형식적 조작기'라 하여 경험하지 않고도 상상이나 판단 등을 통해 정보를 가공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인간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아서 발생된 큰 문제 중 하나가 언어 학습 과정에서 드러난다.
유아 시기에 글자 읽히기에만 주력한 나머지 초독서증 현상(책을 읽기는 하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세)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초등학교 입학 후 학습지체 현상이 급증하고, 대충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안다고 판단하여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인한 학력 저하 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기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독 방법에 의한 독서 교육이 필요하다. 중ㆍ고등학교 시기를 지나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연계하고 종합하는 훈련을 거친 후 많은 정보를 기본으로 하여야 속독의 의미가 있다. 또한, 초ㆍ중학교 시기에 속독 방법에 익숙해져벼리면 유아 시기의 초독서증 현상처럼 각 정보에 대해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대충 내용만 훑고 지나가게 된다. 이는 수학능력평가에서 요구하는 판단력과 깊은 사고력, 비판력 등을 상실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