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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을 읽는 아이들

독립신문을 읽는 아이들

똑똑! 역사 동화-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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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찰을 전하는 아이 목도리 (포인트 차감, 한정 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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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258g | 165*225*20mm
ISBN13 9791156751489
ISBN10 115675148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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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감수 :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전국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활동하는 교과 연구 모임이에요. 어린이 역사, 경제, 사회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 자료를 개발하며, 아이들과 박물관 체험 활동을 해 왔어요. 지금은 초등 교과 과정 및 교과서를 검토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행복한 수업을 만드는 대안 교과서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어요.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늘의 소식
동령동 아이들이 옥주네 집 앞에 모여 앉아 있다. 옥주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독립신문을 손에 들고 아이들에게 읽어 준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명진이. 아주 못생긴 데다 잘난 것도 없는 옥주가 독립신문 하나로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꼴이 영 못마땅하다. 하지만 신문 내용이 궁금한 나머지, 아이들 쪽을 흘깃거리며 주변을 맴돈다.

“옥주야, 빨리 나와.”
동령동 아이들이 옥주네 집 앞으로 몰려들었다. 아이들의 재촉에도 옥주는 새 가죽신에 흙이 묻을까 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집 앞 대추나무에 기대선 옥주가 새 신발을 아이들 쪽으로 쭉 내밀며 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오늘은 뭔 소식이래? 빨리 읽어 봐.”
아이들은 새 신발을 자랑하고 싶은 옥주의 마음도 모르고 독립신문을 빨리 읽으라고 보챘다.
‘돼지 앞에 진주지. 니들이 뭘 알겠냐?’
옥주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아버지한테 몇 달이나 졸라서 얻은 서양식 구두였다. 하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독립신문에만 쏠렸다. [중략]
“첫 번째 소식은 한성은행에서 벌어진 일이야. 얼마 전에 송도(지금의 개성)에 사는 아재가 은행에 돈을 빌리러 왔대.”
“한성은행이 뭐 하는 덴데?”
종복이가 소맷자락으로 콧물을 닦으며 물었다.
“그것도 몰라? 돈이 산처럼 쌓여 있는 곳이잖아.”
장수가 아는 척을 했다.
“거기서 돈도 빌려줘? 우리한테도 빌려줄까?”
종복이가 신기하다는 듯 되물었다.
“야, 은행에서 그냥 빌려주겠냐? 돈을 빌리는 대신 귀한 걸 맡겨야지. 그리고 니들 계속 딴말하면 신문 안 읽어 준다.”
옥주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종복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11~14쪽에서

외딴 섬에 사는 아이
집에 돌아온 명진, 아버지에게 서당에서 곧장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혼쭐이 난다. 명진이는 몰락한 양반 집안의 아들이다. 집안에 양반 문서는커녕 쌀 한 줌도 남아 있지 않지만, 아버지는 대쪽 같은 성격에 일도 하지 않은 채 글공부에만 파묻혀 지내며 세상에 대한 비난만 퍼붓는다. 명진이네 집은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해서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한다. 명진이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자기네 집만 케케묵은 과거에 묶여 살고 있는 것만 같아서 답답함을 느낀다.

한양은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단층짜리 기와집이 있던 자리에 벽돌로 멋들어지게 지은 서양식 이층 건물이 들어섰다. 비만 오면 질퍽거리고 똥물이 넘쳐나던 좁은 흙길도 판판한 새 길로 바뀌었다. 이제 인력거꾼들은 물웅덩이와 똥을 피해 요리조리 다닐 필요가 없었다.
명진이네 옆 동네인 정동은 특히 더 멋졌다. 멋진 서양식 건물이 즐비한 데다 서양식 의복을 입은 어른들이 수없이 오갔다. 한마디로 멋쟁이 동네였다. 개나리꽃색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를 가진 서양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하지만 성벽 하나를 사이에 둔 동령동의 사정은 완전히 달랐다. 잘 정비된 육조 거리나 정동과는 달리, 질퍽하고 더러운 흙길이 쭉 이어져 있었다. 집집마다 흙담이 허물어질 듯 위태하게 서 있었다. 짚으로 인 지붕은 비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그중 하나가 명진이네 집이었다. 누구 하나 양반집으로 보지 않을 만큼 낡고 허름했다. 22~23쪽에서

대한 제국, 새로운 세상이 열리다
독립신문은 세상이 바뀌었다고, 새로운 나라가 되었다고 며칠째 떠들어 대고 있다. 하지만 명진이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 건지 알 수가 없다. 나라 이름이 바뀌고 임금님이 황제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무엇 하나 똑 부러지게 바뀐 것은 없어 보인다.

오늘도 옥주는 독립신문을 읽으며 동네 아이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명진이는 옥주가 꼴 보기 싫어서 곧장 집으로 오려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가 바뀐다’는 엄청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광무 원년 10월 12일은 조선에 있어 제일 빛나고 영화로운 날이다. 그간 조선은 청국(청나라, 지금의 중국)에 속국(법적으로는 독립국이지만, 실제로는 정치나 경제?군사 면에서 다른 나라에 지배되고 있는 나라) 대접을 받았지만, 드디어 자주 독립국이 되었다. 폐하께서 대황제로 나아감으로써 조선은 대황제의 제국이 되었다. 이제 대한 제국의 동포 형제들은 나쁜 습관과 잡스러운 마음을 버리고 발전해야 한다. 이에 관민(공무원과 백성)은 애국하며 하나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옥주가 말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눈만 멀뚱거렸다.
“대황제의 나라가 됐다는 게 뭐야?”
“말 그대로야. 임금님이 황제가 되신 거야. 우리나라는 대황제의 나라가 된 거고.”
옥주의 설명에도 아이들은 아리송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하루아침에 임금님이 황제 폐하가 되었고, 조선이 아닌 대한 제국이 되었다는 소식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다. -42~44쪽에서

아버지가 당했다
잠에 빠진 명진이는 삐걱거리는 사립문 소리를 듣고 힘겹게 눈꺼풀을 뗀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좁은 마당에 동네 아저씨들 몇몇이 횃불을 들고 서 있다. 그 옆에는 어머니가 부들부들 떨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명진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을 쫓다가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 버린다.

아버지가 머리카락이 산발이 된 채 마루에 누워 있었다. 양쪽 눈이 시퍼렇게 멍든 채 부어 있었고, 입술에는 피딱지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나간 저고리 앞섶도 빨간 피로 범벅이 되어 뜯겨 나갔다. 옷자락이 군데군데 진흙에 짓이겨진 듯 더럽혀져 있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시퍼런 대나무 같던 아버지가 한나절 만에 마구 쥐어뜯긴 잡초마냥 축 늘어져 있었다.
동령동의 유일한 의원인 김 의원이 아버지의 상처를 이리저리 살폈다. 김 의원이 가슴을 꾹 누르자, 아버지가 야트막이 비명을 내질렀다.
“어, 어찌 된 일이에요?”
어머니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옆에 서 있는 옥주 아버지를 보며 물었다.
“종현 저잣거리에서 일본 사람들하고 한바탕 싸움이 붙은 걸 저희가 발견했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옥주 아버지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모임에 가신 분이 저잣거리라뇨? 일본 사람들이 왜 이런 짓을…….”
어머니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49~50쪽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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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는 [독립신문]으로 세상 소식을 접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조선과 일제 강점기 사이, 즉 우리나라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시절의 이야기예요. 결국 나라를 똑바로 세우기 위해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선답니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써 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아주 많이 닮아 있지요.
_배성호(서울 삼양초등학교 교사,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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