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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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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20g | 148*210*30mm
ISBN13 9791159252822
ISBN10 115925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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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가 된 니체의 여동생이 안호상에게 조선에 니체를 소개해줄 것을 부탁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안호상은 1935년 [조선중앙일보]에 글을 연재해서 그 약속을 지켰다. 이 글에서 안호상은 니체의 문화관을 설명했는데, 그것은 과학의 발전이 아니라 예술적 천재에 의해 문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김정현은 안호상이 간접적으로 당시의 일본의 무력주의를 비판한 것이라고 하나, 아래의 박종홍에 대한 그의 설명처럼 비약이 심한 것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 안호상은 1948년 8월부터 1950년 5월까지 초대 문교부장관을 지내면서 좌익세력 척결을 위해 5만여 명에 이르는 교사들의 신상기록을 작성하라고 명하고, 좌익 혐의가 있다 하여 교사를 교직에서 숙청하는 등 반공주의자로 활약했다. 1949년에는 학도호국단을 창설하였는데 나중에 ‘히틀러의 유겐트’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들었다.
---「니체와 안호상」중에서

칸트는 이성에 근거하지 않은 유대교를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그리고 유대인을 미신적이고 미개하며 비합리적인 민족으로 보았다. 칸트는 「순수한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Die 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Großen Vernunft)」에서 “유대교는 사실상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부족민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에 불과하다”고 했고, 나아가 유대교는 도덕률도 아니라고 했다. 유대인은 비이성적이고 비도덕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윤리학』에서는 “유대인은 사업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거짓말을 일삼는다”고 했고 옛날부터 고리대금업을 했기 때문에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들을 도덕적으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욱더 무서운 주장은 칸트가 순수한 도덕의 이름으로 ‘유대교의 안락사’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칸트와 니체」중에서

『즐거운 학문』은 그 제목과 달리 ‘즐겁지 못한’ 현대학문에 대한 비판이다. 니체는 학자들이 “인식의 쾌락적 사랑, 즉 호기심에 만족하거나, 명예와 빵이라는 숨은 의도를 지닌 공허한 사랑, 즉 습관화된 인식”에 젖어 있다는 이유에서 ‘객관적 진리’의 존재를 부정한다. 나는 이런 그의 태도에 대해 ‘객관적 진리’ 자체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학자들이 그런 인식에 젖어 있다고 해서 ‘객관적 진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 진리’는 학자들이 객관적이라는 점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에 근거한다.
사실 우리는 최소한이나마 ‘객관적 진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지구가 돈다’든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든가 하는 것들은 객관적 진리다. 나는 이런 ‘객관적 진리’가 권위주의적이고 자유를 파괴하는 모든 것의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객관적 진리’는 그 자체로 ‘객관적 진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객관적 진리’에 도달하기 전에는 서로 모순되는 복수의 관념을 인정할 수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복수의 관념을 관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복수의 관념에 대한 토론을 통해 하나의 ‘객관적 진리’를 찾는 것 자체를 민주주의가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학문은 민주주의에서만 가능하다.
---「『즐거운 학문』」중에서

여기서 암소란 생식기능을 강조하면서 여성을 비유한 말이다. 이런 점은 이 구절보다 뒤에 나오는 구절에서 니체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여인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 하나의 해결책을 갖고 있으니 임신이 바로 그것이다. 여인에게 사내는 일종의 수단일 뿐이다. 목적은 언제나 어린아이다.” (...) 괴테의 대명사처럼 회자되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란 말을 니체 역시 따라 했다는 이유에서 그를 페미니스트라고 보는 새로운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작 니체 자신은 그 말을 ‘거짓말’이라고 하면서 괴테를 풍자하는 데 사용했다. 사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란 말은 19세기 독일 대중이 “자신들을 마치 남편들을 ‘구원하는 은총’으로 생각하고 있는 아주 잘난 체하고 실없는 일부 여성들로 전형화되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숙녀처럼) 얌전빼는 식의 이상을 받쳐주기 위해” 사용한 말로, 괴테 역시 그러한 여성상을 비판하며 버려진 아이를 죽이는 그레첸을 이상으로 삼았다.---「니체의 정신대적 여성관」중에서

철학사와 학문사를 봐도 그동안 수많은 회의론자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니체는 그들과 분명히 다르다. 니체가 찬양한 몽테뉴는 스피노자와 마찬가지로 인식이 아닌 독단, 진리가 아닌 확실성을 부정하며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했지 니체처럼 진리 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니체가 부당하게도 어리석은 영국인이라고 싸잡아 매도한 영국의 경험론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경험의 한계를 보았기에 경험이 초래하는, 참으로 의심스러운 상대적 인식을 독단적 형이상학으로 만드는 것을 비판했지 그들 자신이 그런 형이상학을 수립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몽테뉴 이래로 모든 가치를 상대적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수립됐다. 그런데 모든 가치가 상대적이라는 대전제 아래 진리는 하나의 가치라는 소전제를 세우면 진리는 상대적인 것이 되고, 따라서 진리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진리는 하나의 가치라는 소전제가 옳으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치란 진리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니체는 진리를 가치, 즉 삶에 종속시킨다. 니체는 인식이란 가치평가이고, 누구나 자신의 욕망에 의해서만 가치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니체의 관점주의(원근법주의라고도 한다)라는 것이다.
---「니체의 학문과 진리 비판」중에서

총장이 되자마자 하이데거는 그의 스승이자 현상학의 대가인 에드문트 후설을 비롯하여 모든 비(非)아리아인들을 대학과 공직에서 몰아내는 일을 시작하고 히틀러를 계속 미화했으나 1년 만에 총장직을 사임했다. 그 직후 그는 로젠베르크와 슈미트 등과 함께 니체 문서보관소에서 독일법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그곳을 독일 철학의 ‘성소’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준비 중이던 니체 전집의 개정 작업을 했고, 그 개정판을 히틀러와 무솔리니에게 보냈다. 1938년에는 출판물 검열에 동의했고, 니체 저작을 번역한 보임러 등을 검열관으로 추천했다. 최근에 발견된 『철학노트』에서 하이데거는 자신이 비판한 ‘세계유대주의(Weltjudentum)’가 서구 근대를 추진한 주요한 요소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 유대인들이 나치의 인종이론에 격렬하게 반대했지만 그들 스스로는 가장 오랜된 인종적 원칙을 갖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세계 유대주의에 대한 음모론적 인식은 유대인의 세계 지배 계획을 담고 있다고 알려진 [시온 의정서]로 전파되었는데 히틀러도 자신의 『나의 투쟁』에서 이 음모이론을 사실로 적었다.
---「하이데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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