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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카페, 나는 티벳에서 커피를 판다

바람카페, 나는 티벳에서 커피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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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56g | 148*205*30mm
ISBN13 9788992650410
ISBN10 89926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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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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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파주 슈보보
본명은 요우홍강이나 온라인상에서는 ‘아깡’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홍콩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로, 홍콩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에 많은 여행기를 올린 파워블로거이자 전설 같은 인물이다. 중학교 때부터 여행을 다닌 이래 여러 해에 걸쳐 한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중국 대륙(주로 윈난과 티벳지역을 여행), 네팔,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북한, 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 자신의 족적을 남겼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 덕분에 마카오어, 중국어, 영어, 태국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안다. 2006년 어느 날, 태국에서 만난 친구 오트OAT와 티벳 라싸에 카페를 차리기로 의기투합한다. 이후 자전거로 방콕을 출발, 중국 내륙을 거쳐 6개월이 걸려서 라싸에 도착한 후 「바람카페Spinn Cafe」를 열었다. 현재 그는 티벳 라싸에 살면서 「바람카페」를 경영하고, 온라인상에서는 자신의 카페를 운영하는 것 외에도 티벳어를 배우고 있지만 생각만큼 진척이 없어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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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이 주는 느낌은 어쩌면 종교와 닮아 있는지 모르겠다. 늘 사람들로 하여금 이 땅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만들고 싶어진다. 티벳 라싸에 있는 「바람카페」에서 “당신의 책을 읽고 티벳에 꼭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정말이지 기분이 좋다.
--- p.6

어수룩해 보이고 낙천적이고 장난스러운 나를 보고 사람들은 내가 당연히 따뜻한 가정에서 자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지 않다. 나의 유년시절은 순탄치 못했다. 어머니는 늘 나에게 “피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맞서라.” 심지어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가르치셨다. (……) 생각해보면 이렇게 말과 행동으로 가르치신 어머니의 교육은 티벳족과 많이 닮았다. 어쩌면 어머니는 전생에 티벳족이었는지도 모른다.
--- p.7

당시에 나는 안국역 근처에서 민박을 했다. 1, 2층 높이의 작은 옛집들이 동네를 옹기종기 둘러싸고 있었다. 홍콩에서 자란 나는, 대도시 안에서 여전히 오래된 정경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홍콩이었다면 이런 곳들은 전부 정부와 부동산개발업자들이 매입해 수십 층 높이의 고층건물을 세웠을 것이다.
--- p.18

90년대 중반 「전파소년」이라는 일본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홍콩인과 일본인이 실제로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노르웨이 최남단 등대까지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매일 그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보면서 나는 그제야 홍콩이 좁디좁은 항구에 불과하다는 것,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눈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나는 다른 세 명의 중학교 친구와 7일간 태국으로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 p.24

3주간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여행에서 소요된 경비는 7일간의 태국 여행에 들어간 비용의 절반밖에 들지 않았지만 느낌은 훨씬 깊고 강렬했다. 자유롭게 발길이 닿았던 곳, 천천히 감상하며 지나갔던 곳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졌다. 이 여행은 나로 하여금 진정으로 여행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주었다.
--- p.26

이후 나는 배낭을 메고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3년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아시아 수십여 나라를 돌아다녔다. 기차역 밖에서 노숙을 하고, 사원에서 명상을 배우고, 태국어와 베트남어를 배우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통역을 하면서 돈을 벌기도 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하마터면 지뢰를 밟을 뻔한 순간도 있었고, 파키스탄에서는 절벽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를 가장 오매불망하도록 만든 곳은 바로 티벳이었다.
--- p.26

별안간 차안이 술렁거렸다. 정말로 신성한 땅, 우리의 목적지인 ‘라싸’에 도착한 것이다. 차에서 너무 흔들린 탓인지 버스가 라싸의 베이징동로에 멈춰 섰을 때도 머릿속이 여전히 멍했다. 고개를 돌리자 햇살이 눈을 찔렀다. 찬란한 햇빛 속에 우뚝 솟아있는 포탈라궁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순간 알 수 없는 울컥함에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 p.47

태국에서는 남자가 만 스무 살이 되면 삭발의식을 하고 출가해서 대개 3개월간 스님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바쁜 생활로 인해 기간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태국에서 삭발의식은 일종의 성년식으로 승려생활을 진정으로 체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속에서 불가의 가르침을 배우고, 더욱 중요한 것은 가족과 자신을 위해 공덕을 쌓는다.
--- p.56

가끔씩 길가에 있는 노점에서 냉커피를 마셨는데 어느 날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생각을 곁에 앉은 오트에게 말했다. “우리가 카페를 하나 내면 어때?” “좋지!” “같이 티벳에다가 카페를 내는 건?” “좋지!” 그러더니 물었다. “티벳이 어딘데?” 이야기가 어이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어이없이 간단하게 흘러간 것일까? 뜬금없이 비현실적으로? 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태국인, 홍콩인, 티벳, 카페, 자전거, 다섯 가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개념들이 이렇게 뭉쳐지게 된 것이다.
--- p.73~74

베이징동로는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 카페를 차린다면 틀림없이 잘될 것 같았다. 나와 오트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베이징동로를 돌며 큰 길과 작은 골목들을 헤집고 다녔다. ‘임대’라고 적힌 작은 광고를 발견하고 전화번호를 적어놓았는데, 이튿날이 되자 그곳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나는 오트처럼 방향감각이 좋은 사람도 위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손님들도 절대로 못 찾아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83

카페를 여는 날, 음식을 함께 먹으며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을 초청한 것이었지만 그들은 50위안, 100위안으로 ‘마음’을 표시했다. 이것이 티벳의 풍습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와 오트는 그 돈을 받을 때 다소 쑥스러웠다. 우리는 그저 친구들과 함께 음식도 먹고 놀려던 것뿐이었다.
--- p.129

티벳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무척 관대한 것 같다. 우리 카페 바깥에 있는 작은 골목은 늘 아이들의 놀이터다. 아이들이 아무리 개구쟁이 짓을 해도 심지어 불을 붙인 폭죽을 마당 안에 있는 화장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도 어른들이 나무라는 걸 본 게 한두 번에 불과하다. 그것도 말로 나무라는 게 전부다.
--- p.26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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