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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

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

: 장자 에세이: [인간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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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06쪽 | 604g | 152*224*30mm
ISBN13 9791187036272
ISBN10 118703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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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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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회에 대한 기억

?인간세? 서두는 특이한 인물 배치로 시작되고 있다.
공자는 어린 안회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예가 바르고 효가 지극한 안회는 영민하고 침착했다. 중니는 죽은 안회의 안빈낙도를 거론하며 안회를 기억했지만 죽은 수제자의 장례를 인색하게 치렀다.
제사(祭祀)를 중시하는 공자의 사상 안에서 살았을 안회는 살아서도 고독했지만 죽어서도 고독했을 것 같다. 공자는 안회에 대해 경계심과 거리감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안회 역시 어렸을 때부터 공자를 자주 보았을 터이나 그리 가까이 지낸 것 같진 않다.
사람만큼이나 산천을 중시했을 안(顔) 씨 집안의 내력으로 보아 안회가 자연히 먼 하늘을 올려다보고 낮고 높은 산의 능선을 유심히 바라보며 자랐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을 좇아 살 것인가.
안회는 공자보다 더 근원적이었던 것 같다. 중니는 모친 안징재(顔徵在)가 속해 있던 안씨 집안으로 넘어온 사람이다. 원유(原儒)의 의식은 중니의 친가 쪽의 것이 아니고 외가 쪽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회는 공자보다 더 먼 근원과 높은 사유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안씨 집안은 전욱(?頊)의 후손으로서 노나라의 대족(大族)이었다.
무려 삼십 년이 위인 공자는 어렸을 때의 안회를 보고 저 아이가 훗날 자신의 수제자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회가 성인(成人)이 되면서 남달리 빨리 늙어갔을 것이고 그러면서 성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안회는 늘 혼자 산책하며 한 인간으로서 자기 당대에 걸어야 할 새로운 길을 찾으려 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국경 너머 저쪽의 어떤 고통의 대상을 느낀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 안회는 어느 날 기이하게도 불행한 나라로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청행은 사실 장자가 안회에게 선물한 하나의 언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장자가 실제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것은 장자의 불가능한 꿈이고 상상이었다. 전국시대 송나라의 몽[蒙, 지금의 허난성(河南省) 상추현(商邱縣)]지방에서 안회 시대의 과거인 위나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이 의문투성이이다.
어디로 움직여가야만 하겠다는 말은 사실 돌연한 말이 아니다. 나그네는 그의 몸과 영혼에서 애인(愛人)의 마음이 발동했다고 본다. 이 ‘행(行)의 꿈’이 멈춘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마치 이 글은 백육십여 년 전에 죽은 안회의 사장된 일화를 장자가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안공(安孔)의 이 대화 자리가 파한 후, 안회는 위행의 꿈을 묻거나 버렸을까. 한 나그네가 되어 위나라로 들어갔을까. 그때가 가을이었는지 강물이 다시 흐르는 새봄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인간세?에서 나그네는 권력을 찾아 주유하던 공자와는 다른 사상을 말하고 있는 한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것은 장자가 문장 이면에 숨긴 다른 줄기의 상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오래전에 약속한 장자로 떠나는 이 나그네 여행에 소요를 잊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안회에 대한 아름다운 일화가 있다.
--- p.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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