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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실

모친상실

: 슬픔을 어떻게 딛고 일어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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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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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62g | 128*188*20mm
ISBN13 9791195990450
ISBN10 11959904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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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오면 바쁘다는 핑계로 차갑게 끊어버리곤 했던 일이 후회가 됩니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어머니에 대한 생각은 곧잘 잊어버리게 된다. 전화가 와도 업무에 쫓겨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누구라도 취할 수 있는 태도다. 하지만 그런 일 후에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이 후회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끊임없이 반복하게 된다. --- p.19

대상 상실을 겪은 바로 후에 감정이 마비되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감정의 마비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아니며, 자기방어를 위한 적응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 상실을 겪은 후에는 마음속에서 불안과 고독, 방향 없는 분노 같은 여러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기 때문에, 그 감정들을 일일이 의식한다면 신경이 소모되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감정의 마비는 자기방어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 p.42

“왜 나를 남겨두고 죽었는가?”라는 생각에 빠져들거나 “내일 죽어도 상관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장기예고군’에서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 데 비해 ‘돌연사군’에서는 30%에 달했다.
종합해보면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애착 대상의 죽음을 겪게 된 사람은, 애착 대상의 죽음을 예감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온 사람에 비해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53

결과적으로, 예기치 못한 죽음으로 애착 대상을 잃게 된 충격은 2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계속되었으며 대부분의 유족이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리 죽음을 알고 준비했던 경우에는 1년이 지난 뒤에는 유족의 절반 이상이 대상 상실 반응을 극복했으며 2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 유족의 3분의 2 가까이가 대상 상실을 극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대상 상실의 충격이 얼마나 강한 스트레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알 수 있는 결과다. --- p.56

슬픔의 작용을 통해 대상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마음속에서 대상을 편안하고 따뜻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대상 상실 심리 연구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시작했으며, 그는 슬픔의 작용을 ‘애도 작업’이라고 했다.
후에 정신과 의사 볼비(Bowlby)는 대상 상실로 발생하는 일련의 심리 과정을 ‘슬픔’ 또는 ‘애도(mourning)’, 그리고 슬픔의 심리 과정에서 경험하는 낙담과 절망을 ‘비탄(grief)’이라 정의했다. 볼비의 정의에 따라, 워든은 ‘비탄’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경험이며, ‘애도’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 보았다. --- p.64

프로이트는 리비도라는 심적 에너지를 상정했지만 리비도가 향하는 대상, 이른바 애착 대상을 상실했을 때 리비도를 대상으로부터 철회하는 일이 왜 그렇게까지 힘들고 괴로운지에 대해 말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리비도가 잃어버린 대상에 집착해, 그를 대신할 대상을 찾아도 잃어버린 대상을 쉽게 포기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슬픔이다.” --- p.67

상실의 괴로움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그렇다고 도망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잊고 지낸다고 괴로운 일이 마음속에서 소화되지는 않는다. 상실이라는 현실을 제대로 대면하고 그 슬픔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하지 않는 한, 계기가 생길 때마다 마음이 동요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게 될 것이다. --- p.72

데켄은 누구나 한 번은 인생에서 경험하게 되는 슬픈 사건인 대상 상실을 단순히 슬픈 사건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실을 극복함으로써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시련으로 보았다. 데켄의 이론은 대상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격려와 의지가 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 p.77

사춘기?청년기를 지나고도 모친과의 일체감에 젖어 있거나 모자가 서로 지나치게 강한 의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자녀가 성년이 된 후에도 모친과 자녀 모두 상대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자립이 불가능한 심리적인 일체화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렇듯 공생을 유지하던 모자 관계에서 갑자기 모친이 사라지게 되면 자녀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심리는, 어린아이가 어머니에게 느끼는 분리 불안과 같다. 몹시 의존하던 모친의 존재를 상실함으로써 잠재되어 있던 분리 불안이 극도로 활성화되어 마치 모친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p.101

대상 상실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다음 단계는 마음속에 잃어버린 대상을 위해 안정된 장소를 만드는 것이 과제가 된다. 그러고 나면 고인의 사진을 보며 그리워하거나 추억의 장소에 가서 고인과의 그리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고인을 떠올리면 괴로운 상태에서 벗어나 그리운 마음으로 고인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면, 끊어졌던 애착 대상과의 정서적 유대가 다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촉진하는 것이 애도의 역할이다. --- p.141

현실 인식을 위해서는 대상 상실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그 사람은 죽었으며 다시 돌아올 수 없다.”라고 인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계속해서 반추할 필요가 있다. 그 작업을 통해 상실이 변하지 않는 사실임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이 작업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사람에 따라서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 p.147

‘자기 이야기’의 관점에서 보면, 대상 상실이란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등장인물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 여부를 의심한 적 없던 자기 이야기 세계가 파괴되기 시작하고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게 된다.
자기 이야기의 혼란과 파괴는 자아의 혼란과 파괴로 이어지며, 새로운 현실에 적합한 자기 이야기의 재구축이 자아의 재건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자아의 재건을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도록 자기 이야기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p.170

이와 같이 자신이 경험한 일이나 그와 관련된 생각을 표현하면 카타르시스 효과가 작용해 감정이 해소되며, 자기 명확화 효과가 작용해 마음속에 응어리진 감정들이 정리된다. 즉, 이야기하는 행위뿐 아니라 글로 적는 행위에도 자기 개방의 효과가 있으며 마음이 평안을 얻는다. 슬픔의 충격이 완화되고 감정이 정리되며 긍정적인 전망이 생긴다. (187

대상 상실에는 모친 상실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의 상실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애착 대상을 잃은 사람이 어떻게 슬픔에 대처했는지, 어떻게 슬픔을 극복했는지를 알고 있으면 같은 상황을 겪게 되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람의 수기를 읽고 슬픔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람의 경험담이 적힌 책과 잡지 기사를 평소에 읽어두면 미래에 겪을 대상 상실의 충격을 대비하는 효과가 있다. --- p.204

가족 시스템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 간에 세대 간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자녀는 부모와 분명한 경계선을 긋고 부모보다 배우자와의 소통을 긴밀히 해야 한다. 부모 역시 자녀와 분명한 경계선을 긋고 자녀보다 배우자와의 소통을 긴밀하게 유지해야 한다. 모자간의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고 부부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야 갑작스러운 대상 상실을 겪게 될 때 상실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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