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분명히 느꼈소. 강산이 미친 듯 울부짖는 걸. 혁명의 수소폭탄이 마치 신발 밑에서 터진 듯했소. (중략) 오늘부로 우리는 미 제국주의자 놈들과 똑같은 힘을 가졌소. 원자폭탄도 아닌 수소폭탄을 워싱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에 일제히 한 방씩 쏘면 미국 놈들이라고 별수 있나. 나라가 다 망하는 거 아니오?” --- p.61
“시시한 공격은 오히려 말썽을 부를 뿐이야. 조지려면 확실히 조져야지, 아니면 오바마 짝이 나. 나는 최고 수준의 전면공격을 선택하겠어. 내가 이 워룸에 다시 들어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한 시간 안에 북한의 모든 걸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거야. 저항하면 B61을 있는 대로 써도 좋고,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대형 핵탄두를 써도 좋아. 지금 미국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어. 감히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놈에게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보여주어야만 해.” --- p.142
“러시아!” 인철은 나지막이 입속으로 되뇌었다. 그러자 최근 갑자기 미국 사회에 급속히 드리워지고 있는 러시아의 그림자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제3인베스트먼트의 자금이 셰일 석유에 집중 투자되고 있는 걸 파일에서 보았을 때는 돈 되는 투자처를 기막히게 찾아낸다는 느낌뿐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은 평소 잠재적으로 느끼고 있던 러시아의 급부상과 더불어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 p.214~215
심호흡을 하며 차분히 열기를 가라앉히려던 시진핑은 얼마 후 자신이 느끼는 이 강렬한 감정이 트럼프에 대한 분노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미국에 대한 두려움. 이제껏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깨닫지 못하고 있던 감추어진 진실을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저질 대통령 트럼프가 짚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 p.242
조종사들은 핵무기와 맞먹는 위력을 가진 공대지 미사일 재즘이 실려 있다는 지령실의 통보에 온몸이 긴장으로 뻣뻣해지는 걸 느꼈다. 한국 공군을 불참시키는 데다 재즘까지 실었다면 이것은 분명 실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