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목표가 분명하면 성적은 올릴 수 있다
학생 두 명이 학원 신입생으로 들어왔다. 두 학생 모두 학습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 2년 동안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만의 학습 노하우를 동원해 기본부터 차근차근 수능에 맞춘 학습법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 3개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한 명은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시험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내가 똑 같이 지도해 주고, 함께 공부한 다른 한 명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100점 만점에 20점대. 나의 강사생활 자존심에 금이 갈 정도였다. 도대체 왜! 그렇다고 그 학생의 머리가 특별히 나쁜 것도 아니었다.
이처럼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다. 성적이 나쁘게 나온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을 자주 접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공부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나는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이지만 모든 일에 효율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똑같이 노력하는데 도대체 왜 성과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날까? 나의 ‘진짜 공부법’은 이런 호기심에서 탄생했다.
3개월 동안 두 학생과 상담한 내용, 숙제해 온 연습장을 다시 분석하고 차이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두 학생 모두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연습장에 남아 있었다. 누가 덜하고 더하고의 차이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상담한 이력을 살펴보며 크게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꿈의 크기, 평소에 보인 긍정적인 태도와 부정적인 태도, 자신감에서 두 학생이 서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성적이 크게 오른 학생은 큰 꿈을 품고 있었고, 어떤 절실한 사정으로부터 동기부여를 팍팍 얻었다. 그의 누나가 바로 직전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암으로 큰 수술을 하고 요양 중이셨다. 고3이 될 때까지 철없이 놀기만 했는데, 뒤늦게나마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멋지게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었다. 나의 모습에서도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억대 연봉을 버는 학원 강사이면서 작가, 강연가로 계속 변화를 추구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를 보며 큰 자극을 받는다고 학생은 나와 상담하는 자리에서 말했다. 이런 자극과 동기부여가 꿈을 이루고자 하는 그의 열정을 키웠고, 열정이 실행력을 뒷받침하며 긍정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학생은 꿈의 명확함이 부족했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동기를 찾지 못했고, 그저 남들이 하니 할 수 없이 따라한다는 자세였다. 그러면서 무척 조급해했다. 남들이 몇 년 공부해서 나오는 성적을 단 3개월 만에 내고 싶어 했다. 기대를 크게 하는 것은 좋지만, 작은 꿈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끈 꿈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큰 꿈만 바라보다가 아이의 좌절과 절망감은 커졌다. 그런 부정적인 마음이 말투에서도 느껴졌다.
‘왜 이렇게 점수가 안 오르죠?’ ‘나는 공부 머리가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데 감이 잡히질 않아요.’ 스스로 힘이 되는 말이 아니라, 이처럼 부정적인 생각과 자기는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 컸다. 이런 학생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사실 방법은 다 나와 있다.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자극을 받도록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한다. 원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고, 다양한 공부법 책도 읽어보지만 공부한 만큼 좋은 성과를 쉽게 얻지 못한다. 잠을 줄이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는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도대체 공부가 무엇이기에 이렇게도 정복하기 어려운가? 왜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까?
공부법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알려주지 못한다. 공부하는 스킬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먼저 자신의 의식을 스스로 바꾸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동안 공부가 하기 싫고, 공부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먼저 자신의 생각부터 바꾸도록 해야 한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의 꿈은 무엇인가?’를 찾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그에 맞는 계획과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대부분의 공부법 서적이나 선생님들은 이 순서를 따르지 않고, 막연히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하라고 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라고 한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그 ‘꿈’을 찾는 방법이다. 꿈을 찾을 수 없으니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목표를 정하지 못하니 무엇을 시각화해야 할지 막막하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이 있을 수도 없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어떤 공부법 책에 목표를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으라고 권하는 내용이 있다. 그 말대로 ‘나는 전교 1등을 할 것이다.’라는 목표를 적어서 책상 위에 붙여 놓았지만 기대한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붙여 놓은 목표를 바라보면 짜증만 나고 공부는 더 하기 싫어진다. 공부법 책에 쓰인 대로 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등산을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등산 갈 준비를 하지 않는가.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등산 잘하는 법’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달하는 법’을 알려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엇인가를 원하는 열망,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꿈이 있는 사람은 저절로 움직이고 성과를 낸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공부할 마음이 없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학생에게 ‘공부 잘하는 법’ ‘1등 공부 비법’을 아무리 들려주어도 그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꿈은 자신의 마음 안에 내재되어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목표로 정해야 한다. 진정성 있는 목표가 있어야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이고 뇌가 움직인다. 그리고 비로소 성과가 나타나고 멋진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다.
성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고 조급해하면 안 된다. 수능시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억울해하거나 투정하지도 말아야 한다. 4년을 기다리며 매일 힘든 훈련을 하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를 보자. 육상 100미터 선수는 4년의 노력이 딱 10초 이내에 모두 결정된다. 직장생활은 매일매일이 전쟁이고 시험이다. 매 순간 중요한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나는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 사소한 문제를 무시했다 회사에 큰 피해를 입힌 적도 있다. 이런 일은 허다하게 발생한다.
자, 이제부터 진짜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 길을 떠나자. 지금까지 알던 공부법으로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방법은 과감히 버리자. 진짜 공부법은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시작된다. 진짜 자신을 찾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꿈과 목표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꿈을 실현해 나가는 멋진 여행을 하자. 당장 넘어야 할 높은 산인 수능시험은 물론이고, 다른 여러 시험과 다양한 과정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결과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가슴 속에 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공부해 나간다면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김홍석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