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에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해석’과 ‘판단’이 그것이다. 비평은 해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치’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즉, 비평은 해석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치판단에 의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해석’이 대상의 내용을 밝히는데 주력하는 행위라면, 그 대상이 대체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판단하여 그것에 합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평가’에 해당한다. 이때, 판단이나 평가를 위한 원리나 기준이 제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범위를 좁혀서 말하면, 대상에 대한 가치 평가,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 제시가 적절하게 이루어질 때 비평은 정당화될 수 있다.
--- p.317
논술 평가 항목은 논제의 다양한 서술 방법을 통해 구현된다. 이때 한 문제에 하나의 평가 항목을 묻는 경우를 ‘단일 논제’, 둘 이상의 평가 항목을 묻는 경우는 ‘복합 논제’라고 한다. 물론 한 문제에서 둘 이상의 평가 항목을 묻는 경우, 다시 말해 복합 논제로 문제를 구성한 경우도 있다. ①을 보면, 문제 안에 분석적 이해, 비판적 평가, 창의적 적용의 세 평가 항목이 빠짐없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문제의 요구를 따라 각각의 평가 항목을 순차적으로 해결하면서 답안을 서술해야 한다. 문제에서 복합 논증을 묻는 경우에는 글 구성 및 논리 구조를 얼마만큼 체계적으로 작성할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 p.369
제시문 해석은 교과 내용에 담긴 기본 개념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만 해결되며, 논제 분석 역시 제시문별 핵심 논지를 통합하여 문제와 제시문, 제시문과 제시문 간 상호 연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글의 내용면에서의 이해는 보다 확실해진다. 따라서 논술 문제 풀이는 ‘논제에 대한 개념 규정과 관점 파악→제시문 간의 연관관계 파악→제시문의 정확한 독해와 요약→교과서에 실린 기본 개념의 통합과 영역 전이를 통한 심층적·다각적 이해→다시, 논제 분석’이라는 일련의 구조적인 학습 패턴으로 귀결된다. 이를 통해 볼 때, 결국 논제 분석은 글(제시문) 내용을 통합하면서 살펴야 보다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 p.379
설상가상으로 논제의 물음을 담은 주요 개념을 적확한 용어로 찾아 밝히지 못하거나 또는 이를 적절히 구사하지 못할 경우에는 글을 쉽게 이어나갈 수 없을뿐더러, 답안은 분량을 못 채우고 또 내용적으로도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개념 이해력과 언어 구사력은 논술 합격을 위한 첫 번째 핵심 포인트이자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역량으로, ‘개념 이해’와 ‘어휘 구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글의 이해력은 개념의 개괄과 한정, 분류와 분석 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개념화의 능력과 그것에 알맞은 적절한 언어 구사력은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 과정에 나오는 핵심 개념어이자 논술 주제로 거듭 출제되는 중요한 용어에 대해서는 그것들을 빠짐없이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 그 의미까지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논술 주제로 자주 출제되는 핵심 개념에 대해서는 그것과 관련한 주개념과 종개념,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 유사 개념과 관련한 여러 용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 p.400
논술 평가 기준에 맞춰서 출제되는 논제는 논증 능력을 통해 구현된다. 그리고 논증 능력은 논리적 사고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논증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비판적 읽기’, ‘논리적 서술’,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함께 높여나가야 한다. 비판적 글 읽기 능력이란 이해력·분석력에 기반한 성찰적이며 적극적인 글 읽기 능력을 말한다. 또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란 독창성에 기반한 심층적이고도 다각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일컫는다. 그리고 논리적 서술 능력이란 논증력·표현력에 기반한 글의 조직적인 구성과 상황에 맞는 설득적인 표현 능력을 뜻한다. 이처럼 논술의 내용적인 측면을 강조할 때, 논술은 단지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개념적으로 외연이 확장된다. 논술의 사전적 의미는 ‘제시된 주제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이때 논리적으로 서술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근거를 타당하고 적절하게 제시하면서 글 내용을 기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적극적인 사고를 요하는 게 논술이다.
--- p.408
관점은 논제가 갖는 추상성을 구체화하여 논증을 분명히 하고 논의의 중심 사상을 집약하는 논술 문제 풀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작은 주제이다. 그렇기에 관점은 논제에 담긴 주제 개념의 본질적인 이해를 위한 근본 쟁점이자 논의의 요점, 즉 세부 논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쟁점·논점은 접근 방법이나 지시 대상, 인식 주체별로 서로 대립하는 관점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주제와 관련한 핵심 개념 및 관점을 담은 세부 개념을 적절한 용어로 연결하면서 논증을 이어나가면, 그것이 곧 잘 쓴 논술 답안이 된다. 현행 대입논술은 문제를 풀기 쉽게 발문의 물음을 구조화하여 출제한다. 따라서 문제와 제시문을 읽어 ‘주제 개념’과 ‘관점을 담은 세부 개념’을 논리에 맞게 긴밀히 연결하고, 이것을 다시 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논증 형식을 따라 체계적으로 기술하면, 그것이 그대로 논술 답안이 된다. 따라서 논술 문제 풀이의 포인트는 제시문에 들어있는 공통 주제와 관점을 여하히 적절한 용어 또는 문구로 서술할 수 있는가에 달렸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적절하고 타당한 논거를 이어붙이면, 한편의 잘 쓴 논술 답안은 완결된다.
--- p.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