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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지오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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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90g | 143*224*30mm
ISBN13 9791160260847
ISBN10 116026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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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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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소 개
강화도에서 태어나고 자라거나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치열한 학문 연구의 장 또는 사회 활동의 근거지로 삼았다. 때론 강화도 구석구석 켜켜이 쌓인 추억들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고, 다시금 삶을 이끌어갈 원동력을 얻기도 했다.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여 상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문신처럼 역사를 새기고 화석처럼 문화를 남긴 섬”으로 불리우는 이곳, 강화도를 사랑하는 작가들이 모여 자연과 사회, 역사, 문화 등 전반에 걸쳐 17편의 강화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장 ‘자연’에서는 함민복, 이광식, 이기섭, 이민자가, ‘역사’에서는 하문식, 김기석, 정우봉, 김형우가, ‘사람’에서는 조희정, 김귀옥, 최지혜, 심경호가, 마지막으로 ‘문화’에서는 이상교, 구효서, 성석제, 신영복, 이동미가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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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밤하늘에는 별이 많다.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눈앞에 오면 별지기들의 마음은 설렌다. 1년 중 천체관측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 바로 겨울이기 때문이다. 대기는 투명하고 습도는 낮아, 어두운 밤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질 듯이 반짝인다. 이럴 때 별지기들은 별에 맞아 죽을 것 같다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스스로 ‘별 볼 일 있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별지기들은 우주를 모르면 자기를 알 수 없다고 믿는 낭만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어느 곳이든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버릇처럼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눈에 익은 별자리들이 보란 듯이 펼쳐져 있으면 반갑기 그지없다.
---「강화도, 별지기들의 성지(星地)」중에서

강화도에는 여느 지역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우리 민족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그 역할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한 슬기와 집념이 서려 있는 역사의 섬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아득한 선사시대로부터 오늘날 국토 분단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이 걸어온 영광과 수난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곳이 강화도이다. 고려산 북서쪽을 지나다 보면 3000여 년 전 진지한 자세로 고인돌을 세우던 선사시대 조상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강화읍내 고려궁지에 서면 700년 전 대제국 몽골에 맞서 싸우려고 북산 아래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던 고려인의 비장한 음성도 들을 수 있다. ……강화도만큼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비춰주는 거울로서의 애틋한 사연을 이야기할 수 있는 지역이 우리 땅 어디에 또 있을까 싶다.
---「강화도와 불교문화 이야기」중에서

어쩌면 죽음과 두려움, 그리고 삶과 희망에 대한 우리의 근원적 질문과 답은 동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생명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생명(生命)-삶을 살라는, 삶을 살리라는 준엄한 명령을 지켜 나아가는 것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惡)을 소멸시키고 부조리를 바꿀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이냐고 여쭈었다. 그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사람의 힘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꾸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림, 기다림이야.”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중에서

그런데 그런 나의 세계가 정말로 작고 좁은 세계였던가. 서로 적대하고, 죽이며,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여전히 거짓 사실을 반복 과장하여 떠들기만 하는 저 바깥의 잘나 빠진 일들이 외려 지겹고 빤한 것 아닐까. 소리만 컸지 하루 저녁만 생각해 봐도 금방 빤해지고 마는 좁은 소견들에 비하면 아침 이슬 머금은 까마중이나 땅꽈리의 해맑은 모습이 외려 무한한 어떤 것에 가깝지 않을까. 보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을 아름답다거나 무한하다거나 자유롭다고 하지 않던가. 무한을 품었는데 그것을 작거나 좁다고 본다면 우리의 눈이 작거나 좁은 거겠지.
작가가 되어 30년을 썼지만 나는 아직 고향의 15년을 그 백 분의 일도 다 쓰지 못한 것 같다. 다 쓰다니. 가당키나 할까. 쓰기만 하고 끝은 없을 일. 분명 그러할 것이다. 나에게 고향은 그러한 것. 나에게 쓰기란 그러한 일. 나의 마지막이 나의 처음으로 돌아가 고향이 되는 날까지.
---「평생 써도 못 다 쓸 고향」중에서

풍요로움은 물질적인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마니산과 삼랑성 등의 신화와 역사(사고, 정족산성, 강화성 등), 학문(강화학파), 종교 유산, 독특한 언어 등 정신적인 자산도 많다. 추수 끝난 가을 들판에서 머리칼을 흩날리는 억새, 구불구불한 이차선 도로의 고즈넉함, 수많은 골짜기의 그윽한 적막, 은행나무와 탱자나무 고목, 맑은 햇빛, 맑은 바람, 아이들의 맑은 눈… … 강화도의 아름다운 세부는 너무도 많다. 거기서 경이로움과 평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세상을 어지간히 조급하게 살아왔거나 살아갈 사람이라 할 수밖에 없겠다.
---「집밥, 갯벌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 비빔국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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