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베르터처럼 충동을 느끼는 선한 영혼이여, 베르터의 고뇌에서 위안을 받기를! 그리고 운명이나 자기 잘못 때문에 가까운 친구 하나 찾을 수 없을 때, 이 작은 책을 그대의 벗으로 삼기를
-본문 중
“사람들이 따귀 때문에 천둥 번개가 친 걸 완전히 잊어버렸어요!”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네.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지. “사실 저도 천둥 번개가 무서웠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대담한 척했더니 용감해졌답니다.” 우리는 창가로 걸어갔네. 천둥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기분 좋은 보슬비가 땅을 적시고 있었네. 따뜻한 공기가 가득한 가운데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좋은 향기가 우리 쪽으로 올라왔지. 로테는 창틀에 팔꿈치를 괸 채 서 있었는데, 그녀의 시선이 주위를 꿰뚫는 것 같았네. 로테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나서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네. 그녀가 자기 손을 내 손 위에 얹으며 말했어. “클롭슈토크!”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그녀가 생각하는 장엄한 송가를 떠올렸고, 그녀가 이 암호 한 마디로 내게 쏟아부은 감정의 격랑 속에 빠져 버렸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로 몸을 구부렸고, 충만한 황홀감에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에 키스했네.
- 본문 중
세상에서 인간에게 사랑보다 더 필요한 게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로테가 나를 잃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네. 그리고 아이들도 항상 내가 다음 날 또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고 있어. 오늘은 로테의 피아노를 조율하러 갔었는데 그 일은 시작도 못했네. 아이들이 동화를 들려 달라고 나를 졸졸 따라다녔고 로테도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말했기 때문이었지. 이제 아이들은 로테에게 받는 것만큼 나한테 빵을 받는 것도 좋아했네. 나는 아이들에게 저녁 빵을 잘라 주고는 손들이 시중을 들어주는 공주 이야기를 했다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운다는 건 정말 확실하네.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남기는 강한 인상에 나는 놀라곤 한다네. 사소한 부분은 가끔 지어내서 말할 수밖에 없는데 두 번째 얘기할 때 나는 그 부분을 잊곤 해. 그런데 아이들은 듣자마자 지난번과 다르다고 말하지. 그래서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고 노래하듯이 줄줄 나올 수 있게 낭송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네.
-본문 중
로테, 결심이 섰습니다. 저는 죽을 겁니다. 당신을 볼 마지막 아침에, 낭만적인 과장 없이 담담하게 이 편지를 씁니다. 친애하는 로테, 당신이 이 편지를 읽을 때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과의 대화에서 말고는 감미로움을 알지 못한 불안정하고 불행한 사람의 굳어 버린 주검이 이미 서늘한 무덤으로 덮였겠지요. 처절한 밤을 보냈습니다. 아, 고마운 밤이기도 했지요. 죽음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그 마음을 확실히 결정하게 한 밤이니까요. 어제 극도로 격앙된 채 당신의 집에서 뛰쳐나왔을 때, 이 모든 생각이 내 가슴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일말의 희망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당신 곁에 있는 내 존재가 무섭도록 차갑게 나를 덮쳤습니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정신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 하느님! 당신은 제게 마지막 위안으로 쓰라린 눈물을 허락하셨습니다! 수천 가지 계획과 전망이 제 마음을 휘젓고 들끓게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단 하나, ‘죽어야겠다!’는 생각만이 확고하고 온전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침대에 누웠습니다. 평온하게 깨어난 아침에도 아직 그 생각이 확고하게, 온전하고 강력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죽을 겁니다! 이 마음은 절망이 아닙니다. 고통이 끝났고, 당신을 위해 저를 희생할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그래요, 로테! 이 말을 숨기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겠지요? 우리 셋 중 한 사람은 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라지겠다는 것입니다! 아, 소중한 사람이여!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진 가슴속으로 종종 이런 마음이 거세게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남편을 죽이자! 당신을! 아니, 나를! 그렇게 되리라! 어느 아름다운 여름날 저녁, 산에 올라가거든 저를, 그리고 제가 자주 그 골짜기에 올라갔던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높게 자란 풀들이 저무는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릴 때면, 저 건너 공동묘지, 제 무덤을 바라봐 주세요. 편지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마음이 평온했는데, 지금은 저를 둘러싼 그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저는 아이처럼 울고 있습니다.
- 본문 중
사랑에 빠진 베르터는 그때부터 오직 로테만을 바라며 그녀 중심으로 생활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로테와 함께한 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녀를 찾고, 그녀에게 이미 약혼자가 있다는 생각에 울거나 절망하기도 한다. 사랑이 커져 갈수록 베르터는 비극의 끝과 가까워지고 있던 것이다.
- 본문 해설 중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