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지…. 솔직히 인생 살면서 한 번도 안 쓸 것 같거든요. 제가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 수학을 쓰는 과에 진학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요샌 입학사정관에, 무슨 전형에 수학 못해도 대학 갈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요.
A. 간단히 말하면 수학은 ‘생각하기’를 배우는 과목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하기’는 생활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생각하기’를 잘 못하면 여러분이 가수가 된다고 해도 여름에는 댄스음악이 유행하고 겨울에는 발라드가 유행한다는 것도 모르고 항상 다른 가수의 뒷북만 칠 수도 있어요. 공부에서 수학은 운동선수의 달리기나 기초체력단련 같은 거예요.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이란 뜻이죠. 그래서 수학은 학교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과목인 것입니다.
수학공부는 청소년 시기에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수학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운동을 좀 못한다고 해서 평생 동안 운동을 안 한다면 그 몸이 어떻게 되겠어요?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못해도 좋고 틀려도 좋습니다. 못해도, 틀려도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분명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지금 수학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로 충분합니다.---03. ‘도대체 수학은 왜 배우나요?’ 중에서
Q. 고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정신을 차렸습니다.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죠. 그런데 아무리 해도 수학만은 감을 못 잡겠어요. 억지로 어느 정도 알아듣긴 하지만, 아이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저는 자꾸 물어보게 돼요.
A. 새로 배우는 내용은 이해가 가는데, 이전에 배운 개념들이 나오면 잘 모르나요? 전체적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고 문제도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풀면 여러 군데에서 막히나요?
기초가 약한 것에도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기초적인 계산 능력이 없는 학생, 전년도에 배운 수학 내용이 전반적으로 약한 학생, 함수 등 특별한 단원에 약한 학생…. 그중 특별한 단원에 약한 학생은 전년도의 내용 중 그 부분을 공부하면 됩니다. 이때 수와 식은 다른 단원의 기초가 됩니다. 그러므로 이 단원을 튼튼히 해놓으면 현재의 진도를 따라가는 데 큰 도움이 되죠.
고등학생이면 중학교 3학년의 내용을 한 번 독파하십시오. 중학생이라면 초등학교 6학년의 내용을 한 번 독파하십시오. 이것은 중위권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필요 없는 조언이지만,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기초를 다지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시간도 별로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이미 아는 내용도 많을 테니까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은 넘어가되, 계산연습만은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생각보다 여러 유형이 있으니 그것을 다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통계 부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고등학교 때 개념부터 다시 시작하니까요.---07. ‘전 원래 기초가 약해요’ 중에서
Q. 문제를 풀고 나서 답을 맞춰보면 꼭 틀려요. 전체적인 과정은 아는데, 중간에 실수를 하는 게 너무 많아요. 단순한 계산실수도 있고, 착각해서 엉뚱한 것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요. 제가 풀어놓은 것을 다시 보면 막 짜증이 납니다. 이걸 내가 왜 틀렸을까,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거죠.
A. 보통 이런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이 문제 푸는 것을 구경하고, 학원에서는 학원선생님이 문제 푸는 것을 구경하고, 과외를 받을 때는 과외선생님이 문제 푸는 것을 구경합니다. 또 인강을 보며 인강 선생님이 2배의 속도로 문제 푸는 것을 구경합니다. 수학은 생각하는 과목이지, ‘남이 생각하는 것을 구경하는’ 과목이 아닙니다. 수학은 자기만의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목입니다. 수학을 보기만 해서는 다 알 수 없습니다. 직접 풀어봐야 곳곳에 숨어 있는 고비를 비로소 알아낼 수 있죠. 계산의 아주 작은 단계까지 손으로 직접 쓰는 연습을 하십시오. 자꾸 머리로 암산하지 마세요. 얼른 종이에 써서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빨리 쓰면서도 나중에 알아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쓰십시오. ‘손으로 생각하기’가 여러분의 수학공부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인도한다는 것, 이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풀이에 사선을 그은 뒤, 그 옆에 새로운 풀이를 시작하면 됩니다. 만약 새로운 풀이가 잘못될 경우, 첫 번째 풀이가 아직 남아 있으니 비교해보면서 전략을 다시 짤 수도 있습니다. 지우개를 쓰는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습관적으로 지우개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손톱을 깨물기도 하고, 다리를 떨기도 합니다. 이런 버릇을 고치는 데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점수를 향상시키려면 꼭 고쳐야 하는 버릇입니다.---08. ‘실수 때문에 속상해서 죽을 것 같아요!’ 중에서
Q. 선생님이 해답을 보면서 공부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해답 부분을 찢어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놓았죠. 하지만 문제를 하나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해요?
A. 첫째, 문제풀이와 해답보기를 한 문제씩 하지 마세요. 연습문제나 단원평가 같은 묶음 단위를 일단 다 푼 다음, 채점해 틀린 개수를 확인하고, 그러고 나서 틀린 문제의 해답과 해설을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둘째, 해답과 해설을 볼 때는 명함이나 작은 종이로 가리면서 한 줄씩 봅니다. 그렇게 보다보면 어느 순간 “아하!” 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다음 줄은 확인하지 않고 뒤를 이어서 풀어봅니다. 셋째, 그래도 모르겠으면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물어봅니다. 이때 자기가 어디까지 이해했고, 어디서부터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다는 것을 확실히 표시해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넷째, 확실히 이해가 됐으면 해답을 덮고 다시 풀어봅니다.
수학은 정답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과목입니다. 이것이 다른 과목과 다른 점이죠.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과정이 훌륭해야 훌륭한 인생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인생의 말년에 마침내 자신의 해답지를 열어보았을 때, 그 곳에 쓰여 있는 해설을 보며 빙긋 미소 지을 수 있을까요?---11. ‘정말 해답을 보면 안 되나요?’ 중에서
Q. 아! 오답노트 만드는 게 너무 힘들어요. 왜인지 아시죠? 제가 틀린 문제가 너무 많거든요. 정말 오답노트가 도움이 되나요? 그럼 힘들어도 한번 해보려고요.
A. 오답노트는 수학문제가 유형화되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 유형 중 거의 대부분의 풀이방법을 이미 아는데 몇 개의 유형을 모르거나, 새로운 유형의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풀기 힘든 문제를 정리해두는 노트입니다. 바로 상위권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이죠. 중하위권 학생들은 차라리 문제집을 중심으로 표시해가며 여러 번 보는 편이 낫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문제집 자체가 오답노트니까요.
문제집을 사서 일단 자기 수준에 맞는 문제까지 한 권을 독파합니다. 기본개념과 유제풀이만 해서 한 권을 독파했다고 합시다. 유제풀이를 해서 70% 이상 맞지 않으면 단원종합문제 등 고난도 문제는 풀지 말고 다시 유제 중 틀린 문제를 풉니다.
---17. ‘오답노트 만들다 밤새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