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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오늘도 남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나를 위한 심리 수업

리뷰 총점8.9 리뷰 41건 | 판매지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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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88g | 129*200*20mm
ISBN13 9788946420915
ISBN10 894642091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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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작은 트라우마는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작은 트라우마(경우에 따라서는 진짜 ‘트라우마’)로 가득한 환경에서 성장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작은 트라우마를 가져다주는 사람밖에 없는 위태로운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죠.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탓에 자기 모습을 안심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타인을 자신을 평가하고 상처 주는 존재로만 인식하게 됩니다. 자신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것이죠. --- p.15

바로 이 부분이 ‘남의 시선’ 때문에 가장 힘든 점 중 하나입니다. 타인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상대평가’로 남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자기보다 잘생긴 사람이 나타나면 자신을 잃고, 어느 누가 멋있다고 말해도 다른 누가 비판적으로 말하면 역시 자신을 잃습니다. 이처럼 타인에 의한 상대평가만큼 불안정한 것도 없어요.
이 불안정함은 실제로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문제를 넘어 ‘어쩌면 내가 ○○로 보이는 게 아닐까?’라는 강박관념을 끊임없이 만들어냅니다. 타인의 속마음을 읽는 건 불가능하기에 흔들림 없이 안심하고 싶다면 상대의 표정이나 태도로 상대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혹시 ○○로 보이는 게 아닐까?’ ‘말로는 칭찬해도 마음속으로는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는 식의 강박관념으로 이어지지요. --- p.21

상대가 현시점에서 내린 평가는 상대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반영하기도 해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타인의 평가를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평가가 나쁜 이유는 나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하여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악순환에 빠지고 맙니다.
따라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본질적인 차이는 타인의 평가를 어떤 식으로 인식하는지에 따른다고 볼 수 있어요. 자꾸만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이유를 자신감이 없는 데서 찾으려 하면 ‘더 나은 모습으로 나를 바꾸자’는 출구 없는 나선계단에 들어서고야 맙니다. 하지만 그 본질이 평가에 대한 인식에 있다는 걸 알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방법이 보입니다. --- p.32

실제 치료 과정에서는 일단 증상은 ‘뒷전으로 미루고’ 실질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감정에 중점을 둡니다. 여기서 증상을 ‘뒷전으로 미룬다’는 점이 새로워요. 대인관계요법에서는 ‘병’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합니다.
예컨대 섭식장애라면 ‘날씬해지고 싶은 마음’이나 ‘살찌는 게 두려운 마음’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폭식을 ‘어쩔 수 없는’ 증상으로 보고 그것 때문에 인간관계가 휘둘리지 않게 합니다. ‘왜 당신은 그토록 몸매에 신경 쓰는가’라는 관점에서 ‘몸매에 신경 쓰는 병이니 어쩔 수 없다’는 관점으로 전환하고, 어떠한 스트레스에 의해 증상이 심해지는지를 살핍니다. 주변 사람들도 ‘몸매를 신경 쓰는 병이니 어쩔 수 없죠’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병이니 방도가 없죠’라는 인식을 가지면, 병을 앓고 있는 당사자를 비난하여 작은 트라우마를 키우는 것을 멈출 수 있습니다. --- p.38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생각을 할 때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자신감이 생길까?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데…’라며 안절부절못하거나 ‘○○자격증을 따고 자신감을 키우자’는 생각에 미치지 않나요? 이런 생각들은 모두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나’ ‘무엇인가를 가진 나’라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 눈길이 갑니다.
결국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본 근사한 자신의 모습으로, ‘나에 대한 평가만 좋으면’이라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출구 없는 나선계단을 끊임없이 오르듯 ‘자신감만 생기면’이라는 생각에 매달릴수록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죠. --- p.57

진정으로 자신을 좋아하고 싶다면 ‘좋은 점을 찾을’ 게 아니라 자신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평가하지 않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일지 몰라요. 자신을 비딱한 시선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어딘가 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고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내가 좋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비판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은 물론 단점도 포함하여 ‘지금 나는 이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온화한 마음입니다. --- p.66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쓴다고 말할 때 ‘타인’이란 누구를 말하는 걸까요? 흔히 말하는 세상의 이목일까요? 인터넷상의 불특정다수일까요? 미움받고 싶지 않은 실제 자신의 지인일까요? 답은 ‘타인은 자신을 평가하고 상처 주는 존재’라는 작은 트라우마를 통해 만들어진 ‘허상’입니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마음을 치유하는 데서 핵심은 허상이 아닌 현실 속의 상대를 시야에 두는 것입니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타인의 평가’에는 자신의 문제가 반영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문제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평가는 달라지기 때문이죠. 똑같은 차림이라도 어떤 사람은 ‘멋있다’고 칭찬하지만, 어떤 사람은 ‘촌스럽다’고 비판합니다. 어느 브랜드의 명품을 가지고 있으면 존경의 눈으로 우러러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브랜드 상품은 멋없다며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지요. --- p.94

남의 시선에 신경 쓸 때 우리는 ‘상대가 보는 자신’과 ‘실제 자신’을 거의 혼동합니다. 그러나 사실 ‘상대가 본 나’의 모습에는 상대의 사정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대상을 볼 때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아요. 반드시 각자의 ‘관점’을 통해 보기 마련이죠. 그 관점을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이거나 가치관이거나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체험한 경험, 또는 그날의 기분입니다. 따라서 상대가 보는 것은 ‘실제 자신’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의 ‘관점’을 통해 ‘상대가 본 자신’입니다. --- p.96

현재와의 관계란 ‘지금 어떻게 느끼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남의 시선에 사로잡혀 있을 때 우리는 ‘살만 빼면’이라는 식으로 미래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지 못합니다. ‘○○로 보이면 어쩌지?’라는 미래의 일로 고민하지요.
‘예전에 괴롭힘당했을 때랑 같아’라며 마음이 과거로 달려가기도 합니다. 원래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마음의 근원에는 과거의 작은 트라우마가 도사리고 있어요. 이는 과거 때문에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p.117

단, 어떤 상대에게 보여줄 것인가는 깊이 생각해봐야 해요. 평가체질의 사람은 모쪼록 선택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만한 안전한 사람을 선택하세요. ‘굳이 조언하지 않아도 돼. 그저 내 이야기 좀 들어줘’라고 먼저 말하면 좀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겠죠. 아마 상대는 당신의 이야기에 집중해줄 것입니다. --- p.123

사춘기 시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때때로 잔혹합니다. 어른이 되면 스스로 환경을 좋게 바꿀 수 있겠지만, 사춘기 때는 부모님의 돌봄 아래 지내고 학교도 간단히 바꿀 수 없으니까요. 학교는 사회에서 독립된 공간으로 여기서 고통받는 아이는 고립무원으로 깊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남의 시선’이라는 문제를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힘들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게 상담하세요. 부모님도 좋고, 부모님이 아니라도 좋아요. 평가체질의 사람 은 피하세요. 평가체질의 사람에게 상담하면 ‘너무 신경 쓴다’ ‘그 정도는 스스로 극복하라’라는 식의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상담해도 괜찮고 이해해줄 것 같은 어른이 좋습니다. 그 어른에게 누구와 상담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하는 것도 좋고요.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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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 의식이 심한 편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나타나지도 않은 타인을 상상하는 건 내 오랜 습관이다. 이 책은 내가 상상 속의 타인이 아닌 진짜 눈앞의 상대를 믿게끔 도와주었다. 어쩌면 책을 읽은 잠깐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굳어 있는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줄 수 있는, 잔잔하지만 힘 있는 책이다.
-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작 이런 일로 상처받는 게 정상일까? 자신감만 생기면 괜찮지 않을까? 우리 마음속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없는 셈치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중요한 건 우리가 느끼는 그 모든 감정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거다. 틀림과 다름을 잘못 사용할 때, 그것은 종종 폭력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어떤 감정도 옳다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나약한 것이고, 이렇게 느끼는 건 너무 예민한 거라며 우리를 괴롭히던 그 모든 감정들 말이다. 책이 말하는 자신감이란 원래부터 존재하던 용기 같은 게 아니다. 진정한 자신감은 ‘이런 나라도 좋아’라는 마음이며 그러니까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이다. 많이 아파하는 친구들을 위해 몇 번이라도 소리 내 읽어주고 싶은 말이다.
- 백영옥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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