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프라임


맛이 우리를 배신했다!

우리는 과일과 채소를 고를 때 향을 맡으며, 어쩌다 운 좋게 향이 진하면 마치 횡재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향이 사라지고, 실험실에서 탄생한 합성 착향료가 더해지면서 우리는 더욱 강하고 자극적인 맛을 찾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약해진 향과 가짜 맛으로 우리가 잃게 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가짜 향이 난무하는 음식들에 우리는 왜 중독되는 것일까? 먹거리가 풍성해진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되찾아야 하는 진짜 맛은 무엇인지, 맛의 향과 영양에 대한 관계를 조명해본다.


1. 건강을 부르는 향

노지 시금치 vs 하우스 시금치
귀한 자연이 준 선물!

과거와 비교하면 수확량 중심의 농사법으로 우리 농산물의 맛과 향이 약해졌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는 토마토를 이용해 약해진 농산물의 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향을 내는 성분들 모두 인간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즉, 향이 좋다는 것은 열매에 영양분이 많다는 것이고 그 열매가 건강하다는 것인데, 우리는 품종개량과 대량재배를 통해 그 향을 잃고 있으며 이는 곧 귀중한 영양성분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렇듯 우리가 예로부터 농산물을 고를 때 좋은 향에 끌리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향이 좋으면 건강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직감 또한 옳았다. 그렇다면 사시사철 먹거리는 풍성해졌지만, 향이 사라지고 맛이 희석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향이 약해지고 영양소는 희석될수록 건강한 맛과 진짜 맛을 찾아 맛의 배신을 이겨내려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자연의 향이 우리에게 주는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살펴본다.


2. 중독을 부르는 향

음식중독 = 약물중독
위험한 맛의 유혹!

뇌까지 만족시켜주는 자극적인 맛에 끌려 먹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하루에도 몇 개씩 먹는 사람, 단 하루도 햄버거 없이 못 산다는 사람, 콜라를 안 먹으면 신경이 예민해진다는 사람은 모두 쾌락적인 맛있는 음식에 중독된 이들이다. 그러나 음식중독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정제 탄수화물과 영양 없는 향의 결합은 우리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자꾸 먹게 하고 있다. 평생을 영양섭취에 관해 연구했던 프레드 프로벤자 교수에 따르면 동물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좋은 것을 골라 먹는 영양 지혜가 있다고 하는데, 인간은 인공적인 향으로 영양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공식품과 합성 착향료에 길들어진 사람들이 자연식품으로 식습관을 바꾸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란한 맛의 시대 속에서 자연의 향으로 영양 지혜를 회복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단 4주간의 체험이 가져다준 놀라운 변화를 통해 가공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