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학원을 다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독학으로 영어를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친구에게 CNN 테이프를 빌려 영어공부를 시작한 뒤로 줄곧 혼자 공부했다.
수능을 마친 후 대학입학 전까지 영어학원에 다니고 싶어서 부모님께 허락을 구한 적이 있지만, 결국 집안 형편이 어려워 다닐 수 없었다. 그때가 2008년 12월 13일이었고, 그날 나는 인터넷 영어학습 카페에 일기를 썼다.
“I believe in my potential.”
열아홉의 나는 나의 가능성을 믿기에, 영어학원 같은 데 못 다닌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노력한다면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이 프롤로그를 적고 있는 오늘, 나는 영어를 졸업했다. 영어를 머릿속 번역 과정 없이 마음대로 내뱉을 수 있고, 미국인, 영어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장난을 치고, 놀러 가고, 때로는 심도 있는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영어 선생님도 포기했던 영포자였던 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쓸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예전의 나처럼 영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지금 나는 대한민국 영어 강사다. --- pp. 7~8
그동안 우리가 영어공부에 실패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진정한 의미의 기초학습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실전연습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10여 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 두 가지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마침내 영어를 졸업할 수 있는, 마침내 영어를 나의 제2언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나는 현직 영어 강사이다. 2019년 현재 파고다에서 영어 일반청취를 맡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영어교육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 [유시찬 ShichanRyu]에서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영상을 올리고 있다.
더는 영어 실력의 향상 없이 영어학원을 관성적으로 다니는 학생들이 없게, 또 모든 학생들이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물어보았던 질문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게 되셨어요?” 이제 이 질문에 답해보겠다. --- pp. 10~11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말뚝을 뽑지 못해.”
그렇게 새끼코끼리는 이른바 ‘학습된 무기력’을 얻게 되었고, 몸집이 거대한 어른 코끼리가 되어서도 말뚝을 뽑을 생각조차 못 한 것이다.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이와 같은 말뚝이 있다. 이를 영어에 적용하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그 말뚝을 갖고 있다. 어떤 것은 두려움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어떤 것은 편견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래서 영어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고,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 p.36
지구 상에 영어단어는 총 몇 개가 있을까? 10만 단어가 있다고 한다. 10만 단어의 1퍼센트는 몇 단어인가? 1천 단어이다. 재미있는 것은, 10만 단어의 1퍼센트에 불과한 이 1천 단어로도 일상생활의 80퍼센트에 대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보통 쓰이는 1천 단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있다, 보통, 나는, 생각한다, 아세요?, 먹었어요?, 뭐 마실까요?…. 먹다, 자다, 만나다, 공부하다…. 이런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 영어로는, study, eat, go, drink, meet…. 이 중에 모르는 단어가 있는가? 이처럼 미국인이 하루 일과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들 중 80퍼센트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 p.50
아기들이 하는 옹알이를 한번 생각해보자. 아기들은 세상에 태어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귀엽게 침을 흘려가며 이렇게 말한다. “뱌뱌뱝바바바엄마빱빠.”
수능시험의 잣대로 이 아기의 언어영역을 평가하면? 아마 낙제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오류투성이의 옹알이가 나중에 완벽한 우리말을 구사하게 하는 ‘최초의 언어’라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가 만일 아기였을 때 처음부터 완벽한 언어를 말하려고 했다면 평생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 p.63
나는 영어를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해보았고, 그 답은 원어민이었다. 원어민은 언제 언어를 가장 많이 습득해 성장하는가? 바로 출생 후 48개월 정도까지의 시간이다. 어린아이들은 기저귀에 단어장을 숨겨놓은 것도 아닌데, 딱 자기에게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최단시간 최대효율을 낸다. 또 만 4세 무렵에는 성인들이 하루 동안 말하고 듣는 일상회화의 60퍼센트 이상을 알아듣고 말하게 된다.
나는 이 과정에 끌렸고, 나의 영어공부에도 원어민 아이가 겪는 공부환경과 공부방식을 따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다. --- p.77
내가 아기인데, 우유가 먹고 싶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게 되면, “milk! milk!”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고, 1년여가 더 지나고 나면 “I want milk!”라고 말하게 될 것이고, 조금만 더 지나게 되면 “Can I get a cup of milk, please?” 하고 좀 더 정중하게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들었다면, 이제 표현하라. 완벽함과는 아주 거리가 먼, 가장 본능적인 방법으로 표현해보라. 그리고 거기서부터 발전시켜나가면 된다.
---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