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에서 프로스트의 시를 읽으면서 영문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박사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교수. 저서 『광고와 언어』,『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심리』. 역서 『설득의 심리학』,『문화와 세계 경영』,『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등.
일보후퇴 이보전진 전략이 도출하는 인식의 대조 효과는 ‘가격 돌격대’라는 마케팅 기법에서도 잘 활용되고 있다. 1992년 라면 가격이 200원에서 300원 정도 하던 시절, 삼양사에서는 500원짜리 용기면을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커서 잘 팔리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에 봉착한 삼양사는 500원짜리 라면의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새로이 ‘미스터 빅’이라는, 1,000원짜리 용기면을 출시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했다. 이 제품은 500원짜리보다 양은 20퍼센트밖에 늘지 않았으면서도 가격은 100퍼센트가 오른, 그야말로 상식을 벗어난 상품이었다. 당연히 이 제품이 성공할 리 없었다. 하지만 실패가 뻔한 이 상품 때문에 소비자들은 1,000원짜리보다는 500원짜리가 이득이라는 현명한(?)한 판단을 내리게 되어 500원짜리 라면에 대한 기존의 가격 저항선이 무너진 결과, 그간 잘 팔리지 않았던 500원짜리 ‘큰 컵’라면이나, ‘큰 냄비’라면의 매출액이 급속한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되었던 것이다. 500원이라는 가격은 300원에 비교하면 비싸지만 1,000원에 비하면 무척 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pp.39-40
그런데 왜 그들은 바구니를 완전히 채우지 않을까? 지하도나 육교에서 만나게 되는 걸인들은 결코 바구니를 절반 이상 차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장님 걸인들도 동전이 어느 정도 차면 기가 막히게 알고 비운다. 장님 걸인들이 이따금 자신의 동전 바구니를 흔들어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바구니가 가득 차 있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구니가 너무 비어 있어도 다수의 증거가 작용하지 않지만 동시에 바구니가 너무 차 있으면 이미 다수의 증거가 작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의 동정이 필요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pp.107-108
술집 웨이터들은 손님이 아무리 후줄근해도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손님에게는 한술 더 떠서 ‘회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술집뿐만 아니라 다른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웨이터들은 경험적으로 손님을 ‘사장님’,‘회장님’으로 높여 부를 때 더 많은 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을 사장님이나 회장님으로 높여 불러주는 웨이터를 싫어할 손님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호감이 가는 웨이터에게 조금이라도 더 후한 팁을 주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러한 사실을 조금만 일반화하면 칭찬의 효과를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