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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eBook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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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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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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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2.01MB ?
ISBN13 978895807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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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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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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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할 이유가 없는 사이끼리 강요된 화해는 나쁘다. 화해를 무조건 좋게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사이좋을 이유가 없는 사이끼리 사이좋으라고 하는 것은 살짝 변장한 폭력이다.
여우와 두루미가 꼭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가? 여우와 두루미가 왜 같은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어야 하는가? 그렇게 상대방이 먹을 밥그릇 모양새까지 머리 아프게 따져 보지 않아도 기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친구도 얼마든지 있을 터인데, 꼭 여우와 두루미가 친구가 되어야 할까? | 19쪽

학교는 온전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데 필요한 것보다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르친다. 이것은 정해진 시각에 출근해서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일을 하는 산업 사회의 일터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다. 이때 사람들이 하는 일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신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일생 동안 수천만 켤레의 신발 부속을 만들어 내지만, 어떤 사람도 살면서 수천만 켤레의 신발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 41쪽

누군가는 잠을 자고 누군가는 그걸 내버려 두면서 게임의 규칙을 조롱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더 이상 이 판은 커지지 않을 것이다. | 78쪽

왜 빨간 모자더러 샛길로 새지 말고 큰길로 곧장 가라고 하는 것일까? … 결국 빨간 모자는 늑대를 물리쳤고 이제 누구든 마음 놓고 들판의 어느 길이든 갈 수 있게 되었다. 예쁜 꽃이 유혹하면 꽃을 꺾으러 가도 되고 산딸기를 따고 싶으면 따러 가도 된다. 빨간 모자 덕분에 세상은 사방팔방으로 길을 내며 우리를 맞게 되었다. | 88쪽

결핍이 줄 수 있는 행복도 있는 법이니 결핍이 부족한 삶도 일종의 결핍이다. 치명적인 결핍이다. | 98쪽

이미 충분한 돈을 벌었다면 몇 년 내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질 재테크 책을 쓰느라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진짜 성공한 사람의 책은 재테크 코너에 없다. 그러니 발걸음을 돌려 인문학이나 철학, 사회과학 코너로 가 보시라. 이런 책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존재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를 가르쳐 주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없어서 행복한 삶의 길을 제시한다.

왜 학교는 이런저런 ‘분홍신’들을 금지하는 데 그토록 열을 올리는 것일까? 첫째, 부당한 규제에도 묵묵히 따르는 순종적인 인간을 키워 내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이 학교에 바라는 것이라면, 학교는 복장 규제를 통해 세상의 요구에 답하고 있다. 부당한 규제를 별다른 불만 없이, 혹은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 삭이며 참고 견디도록 길들여진 아이는 자라서 기업의 부당한 방침에도 묵묵히 일만 하는 노동자로 최적화될 것이다. 이때 규제가 부당한 것일수록, 그리고 강제하는 방식이 억압적일수록 효과는 더 커진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폐를 끼치고 누군가에게는 은혜를 베풀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개미와 베짱이도 서로에게 폐도 끼치고 은혜도 입으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사는 세상이 살 만한 곳이 되려면 한철 노래하며 사는 인생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관계를 갖되 좋은 관계에 대한 상상력도 함께 회복하는 일, 그것이 외로움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다. 함께 나누어 좋을 이야기, 함께해서 좋을 일들을 맘껏 상상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좋은 관계 맺기에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밥을 나누어 먹는 상상력, 근심을 나누고 덜어 주는 상상력, 영혼의 허기를 함께 채워 나가는 상상력.

모든 인간은 한계와 모순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인데, 그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불완전성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 누구도 이들과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살아남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이들이 살아남았다면 그 비결은 ‘사보타주’, 즉 태업에 있다. 이들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과로로 쓰러졌을 것이다. 이들이 매 순간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면 머리가 터졌을 것이다. 부모님이 만들어 준 스케줄대로 움직이되, 절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전략으로 살아남았을 뿐이다. 노력하는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모님들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스케줄을 만들어 내고, 아이들은 더 많은 시간을 태만히 보낸다. 다 살자고 하는 짓이다. 그걸 정말 ‘지대로’ 하면 누구든 쓰러진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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