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시즈카]
염소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기 염소가 엄마가 되기까지, 일곱 편의 이야기
아기 염소 &lsquo시즈카(しずか)&rsquo는 일본 말로 &lsquo조용함, 고요함&rsquo이라는 뜻입니다. 매애애 울어 대는 염소에게 &ldquo조용!&rdquo 하고 소리치다 보니 어느새 시즈카가 이름이 되었습니다. 나호코네 집에 오게 된 아기 염소 시즈카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봄부터 겨울, 다시 봄이 올 때까지의 시간을 보냅니다. 시즈카가 가족들과 친해지고, 풀을 먹고 자라고, 말썽을 피우고, 어른이 되어 새 끼를 낳고, 새 끼를 떠나보내고, 듬직한 엄마 시즈카로 성장해 나가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 안에 들어 있습니다.
자연, 생명, 그리고 일상의 경이로움
208쪽이나 되는데다가, 세로쓰기로 되어 있어 책장을 반대 방향으로 넘겨야 하는 《염소 시즈카》는 읽기에 그리 수월한 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속 깊고도 자연 앞에 겸손한 작가의 세계관이 켜켜이 포개져 숨 쉬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 강렬하게 파고드는 작가 특유의 화법 속에 툭 툭 던져 놓은 메시지는 책장을 덮었을 때 비로소 큰 울림이 되어 옵니다. 시간과 돈을 들여 일부러 찾아가야만 맞닥뜨릴 수 있도록 허락된 &lsquo자연&rsquo은 강요당한 찬미라거나 일방적인 관람, 혹은 지겨운 공부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과 맺을 수 있는 관계도 한정적이지요. 작가가 특별할 것 없는 나호코네 식구의 일상과 사건 속에 숨겨 놓은 이야기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이유입니다.
[곰 세마리]
여느 옛이야기처럼 커다란 사건이 있거나 이야기의 굴곡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 세기 동안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체성의 탐색, 형제간의 경쟁과 같은 어린이의 성장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곰들은 정체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행복하게 지냅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가 있고, 자신의 죽 그릇과 의자와 침대를 가지고 있지요. 반면 아이는 자신의 자리를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곰 세 마리의 집에 들어가서 차례로 죽을 먹어 보고, 의자에 앉아 보고, 침대에 누워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 갑니다. 조그맣고 조그만 곰 입장에서 보면 평온한 집에 들어와 음식을 훔쳐 먹고, 의자를 부수고, 침대까지 뺏으려 드는 아이는 마치 자신의 것을 넘보는 어린 동생과도 같지요. 이렇게 아이들은 형제 자매간의 갈등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고 정체성을 찾아 갑니다.
[짖어봐 조지야]
엄마 개가 강아지 조지에게 멍멍 짖어 보라 하자 야옹, 꽥꽥, 꿀꿀, 음매하고 짖었다. 걱정이 된 엄마가 조지를 병원에 데려가자 의사 선생님은 조지 입 속에 손을 넣어 울음 소리를 낸 동물들을 꺼낸다. 배경 그림 없이 등장 인물만 크게 그린 엄마와 조지의 캐릭터가 재미있고, 굵고 검은 선의 테두리가 바탕색인 미색과 잘 어울려 책을 보는 아이의 눈길을 잡아 끈다. 결말에서 조지가 멍멍이 아닌 안녕하는 유머를 이해하려면 책을 보는 아이의 연령이 높아야 하는데 비해, 펼침면에 한 장면씩 그린 그림이나 장면 구성이 비교적 단순하다.
[판도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판도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표현이 참 잘 어울리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작은 여우 판도라는 버려진 물건들이 가득한 폐허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판도라의 집만이 온기를 지닌 공간입니다. 망가진 물건들을 고쳐 멋진 집을 지었지만 찾아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판도라에게 툭 하고 찾아온 다친 파랑새 한 마리. 판도라는 새를 정성스레 보살피고, 건강을 회복한 새는 씨앗을 물고 돌아옵니다. 판도라의 따듯한 마음과 작은 씨앗은 이곳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작은 배]
지구를 반 바퀴나 돌면서 겪은 작은 배의 모험이야기『작은배』. 바다가 땅을 만나는 곳, 물결이 자갈을 적시고 모래를 쓸어가는 바닷가에서 파라솔이 바람에 펄럭거리고 아이스크림 장수가 갈매기보다 시끄럽게 소리 질러요. 물통과 삽과 선탠 로션을 들고 바닷가로 놀러와요. 서정적이고 시적인 글, 바다 풍경을 꼼꼼히 보여주는 스케일 큰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
[하늘을 나는 모자]
초록색 리본이 달린 까맣고 봉긋한 모자. 왠지 그 속에 재미난 이야기가 들어 있을 것 같은 이 모자는 바로 여러분 거예요. 하지만, 저런!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 버리네요. 모자는 바람 따라 여러 주인을 만나요. 우리가 과연 모자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걱정 마세요. 이 모자는 행운의 모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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