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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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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90g | 153*225*30mm
ISBN13 9791160022513
ISBN10 116002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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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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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이 한참일 때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한국과 브라질 선수 모두 열심히 뛰면서 선전했다. 그런데 해설자의 말에 따르면, 브라질 선수들은 마음껏 점프하면서 날아다니는 데 비해 한국 선수들은 쉽게 점프를 하지 못하고 몸을 사린다고 했다. 해설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어린 시절 처음 축구를 배울 때부터 잔디구장에서 시작해요. 축구하면서 뛰고, 점프하다가 넘어져도 천연잔디 구장이니까 넘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거든요.

어릴 때부터 그런 기억이 있으니까 커서 실전 경기를 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즐기는 거예요. 반면에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 흙이나 인조잔디 구장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하거든요. 공을 차거나 점프하다가 넘어지면 무릎이나 팔이 까이고 화상을 입게 돼요. 그러면 그 아팠던 기억 때문에 축구를 할 때마다 저렇게 몸을 사리게 되는 거죠.” 부모는 자녀의 축구장이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흙이나 인조잔디에 넘어졌을 때처럼 아픈 경험을 자주 하면 아이는 위축되고, 인생을 즐기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천연잔디 구장처럼 푹신하고 안전한 경험을 자주 하면 아이는 인생이라는 축구 경기를 ‘자기답고’ 신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p.41~42

필자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LA 지역에서 5년간 상담사로 일했다. 이때 필자가 주로 맡은 일은 정신질환자와 그들의 가족을 상담하는 일이었다. 필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했던 한 정신요양병원에서는 앞서 ‘자신을 쥐라고 믿은 사람’ 같은 환자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항상 농구 유니폼을 입고서는 오른손으로 농구공을 돌리며 복도를 걸었고, 어떤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서 종이에 숫자를 쓰며 지나가는 다른 환자들에게 회계 업무에 관한 조언을 했다.

이들의 특징은 인간의 뇌가 가진 가소성과 역할의 융통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하나의 역할에만 고정화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들이 성장기에 경험한 부모의 언어에 일관성이 부족했거나 전무했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음성언어와 비음성언어 간에 지속적으로 일관성이 부족하면 아이는 심리적 방어력을 잃는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에게 말로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표정은 어둡고 냉정하며, 목소리 톤에는 화가 난 것 같다면 아이는 혼란스럽다.
--- p.49

회피 유형의 아이는 부모로부터 자신의 욕구 중 일부에 대해서만 보살핌을 받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무시당했다.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가 잠시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엄마를 보고도 무시하듯 회피한다. 양육자로부터 거절당한 기억 때문이다. 엄마가 안아주고 진정시켜주리라는 믿음이 없다. 이런 애착 유형의 아이는 자기감정을 위로받아본 경험이 없어서 자기표현을 억제하고 혼자서 조절하려고 한다.

그래서 또래 집단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노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때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욱하는 분노로 표출하곤 한다. 이런 아이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 자신이 결국은 거절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학습했다. 그래서 종종 부모에게 도전적인 태도를 보이며, 부모가 자신을 거부하는지 안 하는지 실험해보기도 한다.
--- p.66~67

반응성 애착장애는 후천적인 장애로서 아이의 결정적인 시기에 양육자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길 수 있다. 필자는 문제점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아이를 병원에서 진단받게 했는데, 결과는 ‘반응성 애착장애’였다. 부모로부터 아이의 성장 과정에 대해 들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는 아기 때부터 보모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할머니는 아이를 등에 업고 여기저기 산책을 많이 다니셨다. 그런데 할머니는 등에 업힌 아이가 울어도 그냥 걷기만 했고, 아이의 몸을 쓰다듬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등의 신체 접촉은 거의 없었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거나 말을 걸어주는 등의 상호작용도 없었다.

아이가 이 보모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서 경험한 것은 르네 스피츠가 관찰했던 시설 좋은 고아원에 있던 아기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아이는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필요한 접촉을 제공받지 못해 두뇌 발달이 늦고, 뇌에서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필요한 호르몬이 적절하게 분비되지 못했기 때문에 반응성 애착장애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 p.86~87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TV나 컴퓨터를 통해서 언어를 무조건 많이 접한다고 해서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이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사람이다. 아기 때는 사람(부모)을 통해서 언어를 배워야만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만약 아직 언어 체계가 형성되지 못한 아기가 사람이 아닌 TV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언어를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면 아이는 이후에 언어 구사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신종 자폐’에 걸릴 수도 있다.

아이의 언어 체계가 형성되었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의 자유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아이는 좋아하는 만화 동영상이나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런 아이는 언어 체계는 형성해서 말은 할 수 있지만 고차원적인 언어 능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발달시키기는 어렵다.
--- p.96~97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도록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책에 대해 즐거운 기억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이가 글을 처음 배울 때 글자 위에 꿀을 발라놓는다고 한다. 글자 위에 발라진 꿀을 먹으면서 글을 익히면 글자와 달콤한 꿀이 결합되어 글을 배우는 일은 달콤한 것이라는 기억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부모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다정한 눈빛, 편안한 가정 분위기 그리고 평소에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이 어우러져 아이가 책에 대해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가지게 된다면 평생 동안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것이다.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은 이때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를 담당하는 아이의 우뇌를 통해서 그림책의 그림이 입력되면 논리와 언어를 담당하는 좌뇌에서 그림이 의미하는 것과 그림책에 쓰여 있는 글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이때 아이는 부모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 p.99~100

아이가 평소에 자주 경험했던 언어 환경이 아이의 언어 표현을 좌우한다. 다음은 필자가 EBS 교육방송에서 보았던 장면 중의 일부다.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미안해” “괜찮니?” “고마워” “좋아”같은 공감의 언어를 들려주고, 다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야!” “짜증나게!” “열 받아” “신경질 나” 같은 분노의 언어를 들려주었다. 그 다음에 한 아이가 복도를 걸어갈 때 실험을 위해, 연기하는 아이가 뛰어가다가 이 아이의 어깨를 일부러 부딪친다. 이때 아이의 반응은 아이가 미리 들었던 말에 따라서 달랐다.

공감 언어에 노출되었던 아이는 부딪힌 아이에게 “괜찮니?” “미안해” 같은 반응을 보인 반면에, 분노의 언어에 노출되었던 아이들은 “야!” “열 받네” “짜증나게!”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 실험을 통해서 볼 때 아이가 평소 가정에서 경험했던 언어가 학교생활에서 드러나고, 아이가 성장해서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언어를 다시 자녀에게 답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p.107~108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작용이 긍정적인 아이는 학령기가 되어 학교에 들어갈 때 상위 뇌와 하위 뇌가 조화롭게 발달해 자기감정 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좋다. 긍정적인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작용을 위한 핵심은 부모가 먼저 자신의 상위 뇌를 사용해서 자녀의 하위 뇌가 일으킨 충동적이고 불안해하는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차분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즉 아이가 자신의 충동과 감정에 따라 떼를 쓰고 말썽을 피울 때 아이의 행동은 하위 뇌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이때 아이의 하위 뇌를 촉발시킨 스트레스 이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귀를 기울이자. 그리고 부모가 호흡을 조절하고 부모 자신의 상위 뇌를 작동시켜 차분하고 자상하게 대응하자. 이것은 부모가 아이의 상위 뇌와 하위 뇌가 서로 협력하고 조율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도움을 자주 받은 아이는 자신의 흥분한 감정과 행동을 더 쉽게 누그러뜨리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에도 더 빨리 익숙해진다.
--- p.120~121

틱 장애는 아이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신체화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틱은 아이의 억압된 분노가 신체적 채널을 통해 표출되는 것으로, 아이의 부모(특히 주 양육자)가 아이들을 과잉 통제하는 경향이 높을 때 나타난다.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보면 지속적인 가족 내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필자의 상담 경험을 통해서 보면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부모가 양육 방식의 차이나 부부간의 문제로 자주 다투고 아이를 강압적으로 훈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운동 틱이나 음성 틱 중에 한 가지만을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 틱 장애는 가정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안정된 환경은 부부간 싸움이 줄어들고, 부모가 자녀 양육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일관성 있게 훈육을 하는 환경을 말한다. 한편 운동 틱과 음성 틱을 모두 경험하는 뚜렛장애의 경우 청소년기로 갈수록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고, 친구들이 아이의 증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놀리거나 왕따를 시켜 아이가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초기부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p.158

어릴 때 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 있었다. 5세 때 그가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미국인 엄마가 갑자기 그에게 오더니 “너 우리가 입양했어”라고 말했다. 자신은 그때 입양된 사실에 대한 충격보다 엄마가 자신이 집중해서 놀고 있는 순간을 갑자기 방해한 것에 더 화가 났었다고 했다. 그는 엄마가 자신에게 먼저 “릭(가명), 엄마가 할 말이 있는데,해도 될까?”라고 물어보고, 자신이 “네, 엄마” 하고 대답하는 것을 들은 후에 그 말을 했다면 지금처럼 그때만 생각하면 불편하고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자신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엄마의 감정만 앞세워서 자신에게 통보하듯 불쑥 말을 던지니 그것이 평생 상처가 되어 트라우마가 된 것이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의 입장을 묻지 않고 부모의 생각대로 짐작하거나 일방적으로 밀고 나갈 때 자녀는 무시당했다고 느끼게 된다. 자존감이 낮아져서 나중에는 자기 자신의 삶도 존중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살 수 있다.
--- p.168~169

부모가 훈육할 때 아이의 3가지 심리적 욕구인 구조, 자극, 인정에 따라 안전선을 제시하고 훈육하는 방법을 사용해보자. 이는 정신의학자 에릭 번Eric Berne이 제시한 아이디어다. ‘구조’는 부모가 아이에게 먼저 안전한 범위를 정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여기까지 놀 수 있어. 여기를 넘어가면 위험해서 안 돼.” “넘어가고 싶으면 엄마한테 먼저 말해줘야 해.” “이것하고 저것만 가지고 놀 수 있어.” 이때 아이에게 “알겠니?” 하고 물어본 다음 아이의 자발적인 대답을 기다린다.

아이의 자발적인 대답을 기다리는 이유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것에는 반발심을 갖지만 자신이 스스로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대답한 것은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극’은 아이가 놀고 있을 때 부모가 보이는 반응이다. 요즘 말로 아이가 노는 것에 부모가 ‘리액션’을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도 해볼 수 있겠다” “와, 멋있는데!”라는 식으로 반응하기도 하고, 아이가 구조를 벗어나서 놀려고 하면 “지금 거기에서 벗어났어” “다시 들어와야지” 하면서 아이가 ‘구조’ 안에 들어와서 놀 수 있도록 일러준다.
--- p.179~180

남편은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 하는 아내의 마음을 인정하고, 아내는 남편이 아이를 안전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존중하는 데서부터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서로의 다른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서로의 다른 양육 방식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부부가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 그리고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하되,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은 다음의 안전선을 지키면서 협상하고 조율하자. 첫째, 신체적 안전이다. 남편은 아이가 연필을 잡고, 계란 조각이 커 보일 때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 남편은 아이가 연필을 갖고 놀 때 혹시 그것으로 자기 눈을 찌르지 않을까 걱정한다.

아이의 안전에 관해서는 조금 기준이 높은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기준에 아내도 동의한다면 아이가 놀 때 고글 같은 것을 씌워주든지, 아예 연필을 가지고 놀게 하지 말자. 대신에 색연필이나 크레용같이 끝이 부드러운 소재의 필기구를 갖고 놀도록 하자. 계란의 경우는 만에 하나 목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남편의 염려를 고려해 더 잘게 잘라서 주자. 이때 계란을 잘게 자르는 것은 남편의 몫으로 남겨두자.
--- p.192~193

2개의 물병이 있다. 한 병에는 탄산이 들어 있고, 다른 병에는 생수가 들어 있다. 겉으로 볼 때는 각각의 병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구별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두 물병의 차이는 흔들었을 때 두드러진다. 일단 두 병을 흔들고 뚜껑을 열면 탄산이 들어 있는 병에서는 물이 차올라 흘러내릴 것이고, 생수가 들어 있는 병은 아무리 흔든 다음이라도 물이 흘러넘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탄산이 들어 있는 병은 스트레스가 누적된 사람이고, 생수가 들어 있는 병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둘은 평화로울 때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흔들리는 경험’, 즉 스트레스를 받는 경험을 하면 차이가 드러난다. 스트레스가 누적된 사람은 흔들린 탄산수의 뚜껑일 열릴 때처럼 욱하고 분노를 터트릴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기에 경험하는 분노와 불안의 80% 정도가 어린 시절부터 풀지 못한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어린 시절에 풀지 못하고 쌓아온 스트레스는 우울증에 빠지거나, 배우자나 자녀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묵은 스트레스를 풀어야 덜 우울하고 덜 욱하게 된다.
--- p.218~219

말하기에 관해서는 부모가 말을 할 때 혼자만 오랫동안 말을 하면서 대화를 독점하고, 아이를 비난하거나 친구와 비교한다면 아이는 주눅이 들거나 상처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듣기에 관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말을 어떻게 들어주느냐에 따라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고, 말하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신이 나서 더 말을 할 수도 있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에게 평가받은 기억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인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말을 더듬는 아이들을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로 도서관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개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개에게 책을 읽어주면 개는 앉아서 아이의 눈을 꼬박 쳐다보며 들어준다.

이때 개가 아이의 말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더듬는 아이는 자신을 평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여기서는 도서관의개) 책을 끝까지 읽어주거나 말을 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로 하여금 무조건적으로 수용받는 느낌과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이처럼 부모도 아이에게 말을 하거나 들어줄 때는 비판하거나 평가하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안전하게 말하고 경청하며 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 p.241~242

수학 문제를 풀고, 숙제를 하며 계산을 할 때는 아이들의 논리적인 좌반구가 발달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이나 기분을 누군가가 거울처럼 비춰주고 읽어주면 우뇌가 관장하는 정서 지능이 발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겪고 슬퍼하는 아이의 말을 듣고 부모가 “네가 그때 그래서 참 슬펐겠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정서적 공감이다. 인간관계에서 정서적 공감은 상대가 느낄 만한 감정을 부모가 비슷하게 느끼는 것이다. 한자어의 ‘이심전심’을 떠올리면 된다. 정서적 공감은 보통 상대의 말을 잘 듣고(경청),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본 후(인지적 공감), 상대의 심정을 감정 단어로 상상하거나 추측해 떠올리는 것이다.

아이가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많이 겁나고 무섭다고 말할 때 부모가 “이제 곧 끝나” “조금만 기다려”라는 식으로 말하면 부모의 조바심을 표현한 것이지 아이의 심정을 공감한 것이 아니다. 부모의 이런 말이 아이에게는 불안감을 더 갖게 만든다. 이럴 때 부모가 “그래 많이 겁나고 무섭지?”라고 말하면서 아이가 이미 표현한 심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아이는 위로를 받았다는 느낌과 함께 마음이 안심될 것이다.
--- p.269~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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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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