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짝짓기 의식은 인류가 지구 점령에 성공한 이래 변화를 멈췄다. 그동안 바뀐 것이 있다면 짝짓기 방식과 인간의 관계다. 요즘 우리를 보면, 천부적인 성적 본능을 지니고 태어난 듯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주 반가운 소식이 있다. 천부적인 끼를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도 연애하고 짝을 찾는 성공적인 비결을 배울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비교적 쉽게. 누구나 그런 춤을 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 6
연애와 짝짓기의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여러분은 매력에 대해 배울 것이다. 안마 치료 분야 학위를 받으려고 ‘열공’ 중이며 이런저런 선물을 안기는 의사한테는 아무런 감흥이 없으면서 8개월째 오빠네 집에 얹혀사는 실업자나 진배없는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 앞에서는 저절로 엉덩이춤이 나오는 이유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p. 7
남자 스스로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도 여자가 남자에게 감정을 드러내라고 독촉한다면, 이는 그를 위한 치유방법이 아니라 여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일 뿐이다. 여자의 경우 감정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만, 이런 원리가 남성의 뇌를 가진 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p. 155
남자의 왼쪽에 대고 정보를 주입하라. 그러면 그의 감정 중추에 닿게 될 것이다. 잰의 감정 중추들은 알고 보면 ‘중추’가 아니라 뇌 곳곳에 흩어져 있다. 하지만 밥의 뇌는 다르다. 연구자 산드라 위틀슨에 따르면 밥의 감정은 주로 우뇌에 수용되고 거기서 처리된다. 인간의 몸에서 왼쪽 눈은 들어온 정보를 오른쪽 뇌에 전달하고, 오른쪽 눈은 왼쪽 뇌에 전달한다. 밥이 주로 왼쪽 눈으로 영화를 봤다면 그렇게까지 무신경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p. 157
“지금까지 한 일이 모두 완전히 허사로 돌아갔네요”라고 했던 잰의 말을 생각해보자. ‘모두’와 ‘완전히’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잰의 태도는 다른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들은 어휘 사용에서 남자보다 스스럼이 없다. 하나의 단어가 어조, 억양, 신체언어 등과 결합되면 다양한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서 터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이런 이해력을 타고나지 못했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 말하고 듣는다. ---p. 171
신문의 약혼란을 꼼꼼히 보면 이런 경향이 한층 분명해진다. 자신과 공통된 특징을 지닌 배우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눈의 크기, 코와 입술 모양, 머리카락 색깔, 신장, 귓불 길이, (평균이면서 대칭을 보여주는) 전박적인 매력. 부부가 나이가 들면서 서로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공통의 생활방식, 습관, 식사 등이 이런 이론을 뒷받침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처음부터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는 발상도 역시 일리가 있다. ---p. 190
여자의 테스토스테론 변동이 훨씬 규칙적이고, 극적이며, 생식주기에 따라서 정교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여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가장 높은 때는 배란 직전 며칠 동안으로 이때 여자의 성욕도 가장 높다. 존스 박사의 연구 결과, 테스토스테론은 사람의 성적 매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더러, 관찰자의 성적 매력에 대한 민감도 또한 높인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존스 박사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자일수록 여성스러운 얼굴의 여자를 좋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배란 직전의) 여자일수록 남성적인 얼굴을 선호했다. ---p. 199
병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면 유혹하듯이 병목을 쓰다듬고 병 입구를 애무할 수가 있다. 와인을 선택했다면 손가락으로 잔의 윗부분을 이리저리 만지고 자루 부분을 문지르면 바로 앞에 있는 남자는 다른 유혹적인 장면을 연상한다. 남자가 앞에서 움직이는 여자의 능숙한 손놀림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p. 239
발끝, 즉 발가락은 두 발로 걷는 항해에서 우리 몸을 이끄는 이물 역할을 한다. 발가락이 향하는 방향은 우리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다. 그러므로 타인도 발가락을 보고 우리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발가락이 관심 있는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자세는 그 사람이 상대방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당장이라도 그에게 다가갈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p. 241
남자가 상대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미러링을 하고 있다면, 사람으로 붐비는 공간에서 가능한 한 상대 여자에게 가까이 가고 싶다는 의사 표현이다.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점을 만드는 일임과 동시에 강한 관심의 표현이다. 남자가 자기를 따라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행동을 모방할 5초에서 30초 정도의 시간을 줘야 한다. ---pp. 277~278
데이트에 필요한 신체언어를 숙달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다. 관심이 없음을 말해주는 신호와 더불어 드러나는 관심 신호들을 연구해야 한다. 그런 다음 터득한 지식을 현장에 적용해보아야 한다. 어디에 있든 사람들을 꼼꼼히 살펴라. 남자들이 친근한 미소, 어깨 너머로 보는 곁눈질을 비롯하여 여러분이 연출 방법을 터득한 많은 관심 신호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주목하라. 슈퍼마켓에 들르는 것처럼 간단한 일도 여러분에게 성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남자와 보이지 않는 남자의 수를 세보는 흥미로운 작업이 될 수 있다. ---p. 307
접촉의 많은 부분은 무의식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가만히 지켜보는 구경꾼은 작업을 걸고 유혹하는 접촉을 인식하겠지만, 접촉 당사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작업을 거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접촉이 인간에게 얼마나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가를 입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자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거나 강조하기 위해서 교활하게 계산된 접촉을 활용해도 해될 것은 없다. ---p. 384
수백만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남녀를 둘러싼 환경도 변화를 거듭했다. 훌륭한 육체미를 자랑하는 남자들이 밖에서 돌아와 탐욕스럽게 먹고, 멍하니 모닥불을 응시하고, 오늘밤 잠자리 상대를 고르는 동안, 여자들은 동굴 입구에 떼를 지어 모여 바쁜 손놀림으로 박쥐 스튜를 만들고, 동물 가죽으로 아랫도리를 가리는 옷을 바느질하면서 행복해하던 시대는 갔다. 이제 여자들은 생식능력이나 보호 능력만 보고 남자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남자 선택을 미래 아이들의 유전자 선택과 동의어로 생각하고, 남자를 걸어 다니는 유전자 조합으로 인식하던 그런 시대도 갔다. 확실히 유전자 선택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p. 469
우리의 외모, 대화, 심지어 냄새까지 자연의 목적 달성을 보장해주었고, 우리의 전전두엽 피질은 스스로의 목적 달성을 보장해주었다. 이는 태곳적 본능이 선택의 힘과 만나는 순간 비로소 분명해지는 아름다움이요, 묘미다. 여러분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밖으로 나가서 실천하지 않으면 결실을 보지 못할 뿐이다. 데이트 신체언어는 여러분이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이성의 신호를 읽고, 나만의 신호를 보내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이성을 얻는 타고난 재능을 능숙하게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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