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셜리는 『Black Butterflies』 단편집으로 브람 스토커 상을 수상하였으며, 베스트셀러 『Demons』, 사이버펑크 SF 명작 『City Come A-Walkin』, 『Eclipse', 'Black Glass』 등 다수의 소설 작품으로 장르문학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가이다. 영화 '크로우(The Crow)'를 비롯하여,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각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역자 : 종수
짧지 않은 세월을 타국에서 보냈던 옮긴이는 New York Studio School에서 정통회화를 수학했다. 항공사의 승무원과 갈비 집 종업원, 공연예술 기획자와 갤러리의 전시기획자, 이민자 공장의 노동자에서 로펌의 번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삶을 체험했다. 디아블로3의 설정 화보집인 『케인의 기록』을 번역했으며, 현재 게임 『위쳐2: 왕의 암살자』의 유저 한글화 작업 중이다. 번역 작업과 함께 아마추어 웹툰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내 이름은 앤드류 라이언, 여러분께 질문 하나를 던져볼까 하오. 여러분의 눈썹에 송골송골 맺힌 그건, 여러분 자신의 땀방울이 아니오? 워싱턴의 양반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가난한 자들의 땀이라면서. 바티칸의 양반들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신의 땀이라면서. 모스크바의 양반들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만인의 땀이라면서. 난 이런 답 자체를 거부하는 바요. 대신 다른 것, 기적을 선택하기로 했소." "나의 선택은…… 랩처---p.Rapture). 예술가가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은 도시. 과학자가 옹졸한 도덕에 구애받지 않는 곳. 대인배가 소인배의 요구에 속박되지 않는 곳. 바로 여러분의 눈썹에 송골송골 맺히는 그 땀방울의 대가. 그렇게 랩처는 여러분의 소유가 될 것이오." - 앤드류 라이언 ---p.7
"그럼…… 언제 가는 거죠? 랩처로 내려가는 것 말입니다." 설리번은 킬킬 웃더니 바다 쪽으로 몸을 돌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바로 그 순간, 트롤선의 선원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손짓을 해댔다. 좌현의 전방, 35미터가 채 못 되는 지점에서 별안간 새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거대한 잠수함이 떠올랐던 것이다.---p.127
랩처에서의 나의 실험이 실패한다면…… 아마 실패할 것이다. 이 기이한 수중 온실에서 또 다른 사회성 실험을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랩처라는 공간을 폭발 직전으로 몰아가는 바로 그 요인들…… 바깥세상으로부터의 격리, 불공정한 급여 환경…… 이 모든 조건이 극단적인 사회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런 사회성 실험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이 일지는 절대 설리번의 손에 닿으면 안 된다.---p.172
"왜 랩처의 부를 탐욕스런 일부만이 다 독식해야 하지? 그거나 한번 답해보라고!" 곳곳에서 주먹을 불끈 쥔 손들이 공중에 치솟았다.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 누군가 그의 이름을 외쳤다. "아틀라스, 아틀라스!" 이내 모든 군중이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아틀라스, 아틀라스, 아틀라스!" 되풀이해 외쳐대는 자신의 이름 때문에 아틀라스는 더한층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아담과 총기로 무장해서 싸워 이겨야만 한다면…… 우린 싸울 수밖에!"
1950년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냉전시대. 핵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는 지상 세계를 떠나 랩처라는 이름의 거대한 수중도시가 건설된다.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상을 꿈꾸며 랩처로 모이지만, 인간의 탐욕에 의해 그곳에도 조금씩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