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전율을 느낀 것은,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고정된 이미지와 달리 그들의 삶에는 누구보다 험난했던 ‘번데기’ 시절이 있었고, 범인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자신을 갈고 닦았던 ‘뜨거운 청춘’이 존재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자신만의 생각 혹은 신념이 버팀목이 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p.4
박경철은 ‘습’에 매우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단순히 소비할 것이 아니라면 철저히 연구해 반드시 정복한다. 그가 클래식에 입문한 과정은 ‘습’에 대한 그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클래식 매니아인 친구에게 클래식 입문용 명반 100장을 추천 받았어요. 그날로 곧장 음반 매장에 가서 레지던트 한 달 치 월급을 투자했습니다. 그 뒤로 수술할 때나 차트 정리할 때 반드시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음악을 하루 20시간 가량 들었어요. 4개월이 지나니 멜로디가 머릿속을 떠다녔고, 6개월이 지나니 그 음악을 다시 듣고 싶다는 감흥이 일더군요. 꽈배기처럼 꼬였던 선율들이 하나씩 풀어지고 악기들이 하나씩 귀에 꽂힌 거지요.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겁니다." ---p.17~18
그는 ‘세상에 길들여지는 순간 예술가는 끝’이라고 단언했다.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그가 택한 삶의 자세는 다름 아닌 죽을힘을 다해 배반하는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배반한다?’ 최선을 다해 배반하다니, 이 같은 모순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행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 분야만큼은 자신 있어.’ 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달리라고, 세상의 인정과 사람들의 기대에 순응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 죽을힘을 다해 배반할 것 : 가수 김창완의 몰입을 훔치다 중에서 ---p.30~31
디자이너 최범석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또 괴로워하는 자신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아, 이 일을 맡으면 또 잠을 제대로 못 잘 텐데, 걱정이 되면서도 안 해본 일을 부딪혀 보고 싶은 욕심에 또 일을 맡아요. 10km를 달리는 사람이 12km를 뛰었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 아무도 안 알아주지만 나 혼자만 기분 좋은 것... 그런 느낌이죠.” 그는 자신이 선천적으로 똑똑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에너지를 자학에서 찾는 디자이너 최범석. 이쯤되면 그의 자학 ---p.自虐)은 자학 ---p.自學)이다. 스스로를 괴롭히며 그는 배우고 진화한다. 그에게 자학은 자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자학:패션 디자이너 최범석의 열정을 훔치다 중에서 ---p.42
세상을 움직이는 창의적인 사고는 세상을 향한 미칠 듯한 사랑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사랑은 바로 절대 변치 않는 신념이 뒤따라야 합니다. 물론 신념이 틀릴 수도 있지만 그 조차 없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닐까요? -사랑 : 수학자 김정한의 신념을 훔치다 중에서 ---p.56
기록은 그에게 취미를 넘어 일의 연장이자 경쟁력이다. 일을 하면서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평범해 지는 것'이다. “평범한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는 없어요. 이슈가 되길 원하죠. 그래서 저 역시 평범해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물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지금쯤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할까...하고 항상 생각하고요.” 평범해지지 않기 위해 그는 많은 노력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기록이다. 눈에 차지 않는 디자인은 절대 곁에 들이지도 않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 늘 관찰하고 기록한다. ---p.84~85
정 아나운서는 ‘좌절 금지’를 다짐하며 굳건히 버텼다. 자신마저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가 아무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세상 모든 꽃들이 모두 비와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꽃을 피우듯 사람이 일을 할 때도 좌충우돌 부딪치며 사람도 성장하고 일도 결실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나운서 정연주의 좌절을 훔치다: 흔들리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