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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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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품격

: 과학의 의미를 묻는 시민들에게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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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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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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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7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2만자, 약 6.3만 단어, A4 약 127쪽?
ISBN13 979119040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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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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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과학 시대를 위한 필독서
에베레스트 산을 하얗게 뒤덮은 만년설은 산의 품격을 지키려고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중력으로 낙하하던 물방울이 응결되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것뿐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갈릴레오를 종교 재판소에 회부한 교황 우르바노 8세는 지구의 공전이 품격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자연에 인간이 만든 어떤 의미나 품격은 없다. 그냥 팩트일 뿐이다.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에 품격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문제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하는 인간의 품격에 대한 책이다.
과학 기술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주었다. 하지만 품격은 풍요나 편리와 다르다. 세탁기는 빨래에 들어가는 엄청난 노동에서 인간을 해방시켰다. 하지만 여성의 노동 시간은 오히려 늘어났다. 공유 경제는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자원의 활용을 약속하는 듯했다. 하지만 우버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에어비앤비는 부동산 불로 소득을 양산하고 있다. 집단 지성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초연결 시대의 집단 지성은 집단 바보가 될 위험이 농후하다. 자연 법칙은 단순하지만, 인간은 복잡하다. 과학으로 인간의 행복과 품격을 얻으려면 과학 그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품격 있는 과학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자연을 설명하는 과학의 법칙이 완벽하더라도 인간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의 방법은 완벽하지 않다. 세균을 퇴치하고자 만든 항생제는 세균을 강하게 하고, 해충을 없애려고 수입한 두꺼비는 생태계를 교란한다. 인공과 자연의 차이를 명확히 말하기 쉽지 않으며, 유기농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충분한 고민 없이 단순한 과학을 복잡한 세상에 적용하면 오히려 비과학적 결과를 얻게 된다. 과학이 인간의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버리는 것에서 품격은 시작된다.
강양구는 민감한 정치적 과학 이슈에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종종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 수십 년간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존경해 마지않는다. 미세 먼지나 핵발전 문제는 전문가들도 의견을 내놓기 꺼리는 주제다. 이에 대해 강양구가 말하는 품격 있는 과학적 주장을 들어보라. 결론 그 자체보다 결론에 이르는 과학적 태도와 인간을 대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질 것이다. 인간의 문제에 관한 한 과학이 말하는 쉬운 답은 종종 답이 아니다.
강양구는 까칠하다. 까칠하다는 표현은 대개 싫은 사람에게 쓸 때가 많다. 하지만 기자라면, 더구나 과학을 다루는 기자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까칠한 사람은 다른 이의 주장을 쉽게 믿지 않고 의심한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자료를 찾아보고 치열하게 검토한다. 그래서 강양구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이야기할 때조차 이따금 반대 의견을 낸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청개구리는 아니다. 반대할 만한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양구가 반대하면 나도 그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본다. 남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 사회에서 강양구의 존재는 소중하다. 이 책에서 그런 강양구의 활약을 볼 수 있다.
과학은 자연을 탐구한다. 자연에 품격 따위는 없다. 품격 있는 과학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온다. 저자의 말대로 과학 기술이 인간의 숨결로 가득한 모두의 것이 될 때 과학은 품격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과학에 대한 강양구의 태도와 생각이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김상욱 (경희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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