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와 향신료란 무엇인가?
허브와 향신료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허브에 대한 개념은 음식의 맛과 향을 더해 주기 위해 사용되는 식물이다. 허브는 ‘푸른 잎’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헤르바(herba)’에서 유래하였지만, 오늘날 그 의미는 확장되어 본래 허브라 부르는 식물 외에도 풀이나 채소 잎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향신료(스파이스)라는 용어도 상품이나 제품(향신료는 특히 로마 시대에 중요 상품이었다)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인 스페키에스(species)에서 유래하였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허브의 산지는 대부분 온대 지역이지만, ‘향신료(spice)’는 그와 달리 열대 지역이 주산지이다. 향이 나는 뿌리와 목피, 씨, 새싹, 열매 등은 통째로 사용하는 것이든지, 분말로 사용되는 것이든지 간에 대부분 건조된 상태로 사용된다……
---「프롤로그」중에서
- 신선한 허브의 새로운 시장
터키와 키프로스, 이스라엘에서 재배된 허브가 마치 당연한 듯이 영국의 슈퍼마켓에 진열되는 시대가 도래되었다. 한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각국에서도 열대 허브와 신선한 향신료가 수입되어 전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허브와 향신료의 애호가들이 늘면서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 허브의 선택과 사용법
일반적으로 허브는 요리의 맛을 지배하기보다는 향미를 더해 주는 데 사용된다. 딜이나 파슬리, 처빌의 은은한 향은 해산물에 잘 어울리고, 톡 쏘는 자극이 있는 로즈메리, 오레가노, 마늘은 가향 찜이나 구운 양고기, 훈제 돼지고기에 훌륭한 맛과 향을 선사한다. 야채와 허브는 훌륭한 조합을 이루는 것들이 있다. 근채류에는 타임이나 로즈메리, 가지에는 프로방스산의 허브, 청완두에는 차이브(chive)(골파), 토마토에는 바질이나 파슬리 등이 잘 어울린다. 조리할 경우에는 허브를 주의 깊게 사용하여 섬세하고도 풍부한 향미가 균형을 항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파슬리(Parsley)/Petroselinum Crispum
파슬리는 대부분의 서양 요리에 꼭 사용되는 허브 재료이다. 내한성의 두해살이식물로 원산지는 지중해 지역이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온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잎보다 뿌리를 주로 사용하는 함부르크파슬리는 16세기에 독일에서 처음 재배되었다…….
조리법
파슬리는 깔끔하고 신선한 맛에 철분, 비타민 A, C가 풍부하여 인기가 높다. 세계 각지에서 소스와 샐러드, 먹을거리, 요리, 오믈렛 등에 사용된다. 앵글로색슨 문화권에서 파슬리를 소스 외에 풍미를 더해 주기 위한 재료로 사용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 바질(Basil)/Ocimum species
바질은 민트와 같이 꿀풀과의 식물로서 아시아 열대 지역이 원산지이며, 약 3000년 이상 동안 재배되어 왔다. 오늘날에는 온대 기후의 모든 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어느 고장을 들러도 바질의 매력적인 향기로 가득하다. 잎은 가볍게 문지르면 햇볕 가득한 따뜻한 느낌의 단맛을 동반하면서 아니스와 비슷한 향이 난다……
조리법
서양 요리에서 샐러드, 소스, 수프를 만들 때 바질은 토마토와 최고의 파트너이다. 다진 바질은 녹인 버터와 마늘, 곱게 간 레몬껍질, 소량의 빵가루와 함께 반죽하여 닭고기의 속을 채우거나 닭 껍질 아래나 닭고기에 발라 굽거나 찜을 만들면 향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진다. 그 밖에도 송아지와 양고기의 구이에도 잘 맞으며, 해산물에서는 특히 랍스터와 가리비와 잘 어울린다. 이 바질은 라즈베리와도 유사성이 있다. 바질 중 오팔바질(Opal basil)로는 라즈베리와 마찬가지로 예쁘고도 연한 핑크색의 식초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차이니즈차이브(Chinese chives)/부추/Allium tuberosum
서양에서 ‘갈릭차이브(garlic chives)’라고도 하는 차이니즈차이브(이하 부추)는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이다. 중국의 일부 아열대 지방과 인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자란다. 중국에서 부추를 사용한 기록은 수천 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잎은 서양부추와 같이 속이 텅 빈 것이 아니라 넓적하고 편평하다. 별 모양의 흰 꽃은 매우 인상적이다…….
조리법
부추를 짧게 썰어 살짝 데친 뒤 돼지나 닭, 오리 등의 육류에 곁들인다. 중국에서는 ‘춘권’, 베트남에서는 ‘차조’라고 하는 스프링롤 요리에 넣거나, 쇠고기와 새우, 두부, 야채를 넣고 볶는 요리의 마무리에 넣어 매운맛을 더한다. 튀김옷을 입혀 기름으로 튀겨도 맛있다. 줄기와는 별도로 판매되는 꽃봉오리도 야채로서 매우 인기가 높다. 중국와 일본에서 꽃은 갈아서 소금과 함께 섞어 향신료로 사용한다. 살짝 데친 부추는 매우 값비싼 별미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허브의 준비 과정
허브로 식초, 오일, 버터 만들기
허브의 향미가 가득한 식초나 오일은 소스, 드레싱, 마리네이드에서 필수적인 식재료이다. 수푸나 스튜에도 손님에게 내기 직전에 뿌려 주면 향미를 더해 준다. 바질, 딜, 마늘, 라벤더, 로즈메리, 타라곤, 타임 등의 허브로 훌륭한 식초를 만들 수 있다. 칠리, 후추 열매, 딜, 펜넬, 머스터드 등의 향신료로도 식초를 만들 수 있다. 바질, 베이, 딜, 마늘. 민트, 오레가노, 로즈메리, 세이버리, 타임과 같은 허브나 칠리, 커민, 아니스, 펜넬 등의 향신료로도 오일을 만들 수 있다.
1. 허브나 향신료로 식초를 만들려면 약 60g의 허브 줄기나 향신료를 통째로 으깨 향미를 낸다.
2. 1을 저장용 용기에 담은 뒤 화이트와인식초나 사과식초나 쌀식초를 500mL를 붓는다. 용기의 뚜껑을 덮은 뒤 2~3주간 그대로 둔다. 이때 용기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면 향미가 더 빨리 난다.
3. 걸러낸 식초를 병입하고 장식용 허브 줄기를 넣은 뒤에 안쪽이 플라스틱으로 된 코르크 뚜껑으로 닫고 병에 라벨을 붙이다.
---「허브의 준비과정」중에서
스파이스(향신료)의 기본 지식
향신료의 확산
유럽의 향신료도 향신료의 세계에 큰 기여를 하였다. 향이 좋은 씨 향신료(코리앤더, 펜넬, 페뉴그리크, 머스터드, 파피)는 대부분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이고, 유럽의 한랭지에서도 캘러웨이, 딜, 주니퍼 등이 수확된다. 유럽의 무역은 주로 대륙과 서아시아 내에 머물러 있었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초기 이주자들은 자신에게 친숙한 수많은 향신료들을 들고 바다를 건넜다……
- 세서미(Sesame)/참깨/Sesamum orientale
세서미(이하 참깨)는 씨를 뿌려 재배하는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이다. 이집트인이나 바빌로니아인은 참깨를 으깨 빵에 넣어 먹었다. 이러한 풍습은 오늘날까지도 중동에서 이어지고 있다. 터키 동부에서는 약 기원전 900년에 씨에서 추출한 오일이 발견된 적도 있다. 씨에서 압착 및 추출한 오일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조리법
참깨는 빵 위에 뿌려서 먹거나 빻아서 굽기 전의 반죽에 넣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과자에도 사용한다. 중동의 혼합 향신료인 자타르와 일본의 혼합 향신료인 ‘시치미(七味)’에도 반드시 들어간다. 중동의 깨와 꿀로 만든 과자인 ‘할바(halva)’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인도에서는 참깨가 단 음식인 ‘틸라도(til ladoo)’, 참깨볼, 카르다몸으로 향미를 더한 흑설탕인 ‘재거리(jaggery)’에도 사용되고 있다. 인도의 요리사들은 ‘진절리(gingili)’ 또는 ‘틸오일(till oil)’이라는 황금빛의 참기름을 각종 조리에 사용하고 있다…
- 스타아니스(Star anise)/Illicium verum
보기에도 깜찍한 향신료인 스타아니스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이 원산지로서 약용과 조리용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17세기에 들어서야 알려지게 되었다. 시럽과 코디얼(cordial), 잼에 사용하였던 당시의 레시피도 현재 남아 있다. 오늘날 서양의 요리사들은 스타아니스를 어패류에 향미를 더해 주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무화과나 서양배를 조리는 시럽이나 열대 과일에 향미를 더할 때 사용한다.
조리법
중국에서는 스타아니스가 탕거리, 찜닭, 돼지고기용 마리네이드로 사용되거나 향신료와 간장으로 조린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등의 요리에도 사용된다. 그 밖에도 티에그에 향을 내기 위하여, 중국 오향분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베트남의 요리사들은 찜, 탕거리, 녹말 등으로 맛을 낸 베트남 국수인 ‘포(pho)’에 즐겨 사용한다. 스타아니스의 향은 남인도의 몇몇 케랄라 요리에서도 접할 수 있다. 북인도에서는 아니스(anise)의 값싼 대용품으로도 사용된다.
- 사프란(Saffron)/Crocus sativus
향신료로 사용되는 사프란은 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사프란크로쿠스(saffron crocus)라는 식물의 암술을 건조시킨 것이다. 원산지의 고대 문명에서는 사프란을 염료로 사용하거나 요리와 와인에 향을 더해 주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사프란의 주요 생산국인 스페인의 라만차(La Mancha) 평원 일대에는 수확기에 암술을 볶을 때 풍기는 관능적인 향이 진동을 한다. 2.5kg의 암술을 수확하는 데는 사프란크로커스 식물이 약 8만 개체나 필요하다. 더욱이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향신료 사프란도 불과 500g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사프란이 향신료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조리법
사프란은 불교 승려들의 법복에 사용하는 염료로서, 또는 스페인 볶음 요리인 파에야(paella)와 이탈리아의 쌀 요리인 리소토(risotto)에 색채감을 더해 주는 향신료로 유명하다. 요리에 사용할 경우에는 대부분 물에 불려 색소를 추출하여 사용한다. 조리의 시작 단계에서 추출액을 넣으면 요리의 색채가 더욱더 선명해진다. 조리의 후반부에 넣으면 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약 같이 쓴맛이 있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분이 필요 없는 요리에서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사프란을 잘게 다져서 넣고 휘저어 준다. 완전히 건조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살짝 볶은 뒤에 가루를 내 사용한다.
- 너트메그(Nutmeg)/육두구/Myristica fragrans
너트메그 식물은 상록수로서 ‘향신료의 섬’이라는 인도네시아의 반다섬(Banda Island)이 원산지이다. 열매로부터는 두 가지의 독특한 향신료, 즉 너트메그(육두구라고도 한다)와 메이스를 얻을 수 있다. 6세기에 카라반들이 두 향신료를 이집트로 전한 뒤, 다시 십자군 병사들이 유럽으로 전하였다고 한다. 중국, 인도, 아라비아, 유럽에서는 처음에 약초로 사용하였다. 대항해 시대에 포르투갈인들이 동남아시아의 여러 도서 국가들과 직접 무역을 진행하면서 너트메그가 향신료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조리법
인도에서는 메이스보다도 너트메그를 더 많이 사용한다. 메이즈는 가격이 매우 높아 무어식 요리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중동의 아랍인들은 두 향신료를 향이 매우 섬세한 양고기 요리에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북아프리카에서는 튀니지의 혼합 향신료와 모로코의 라스엘하누트에 사용한다. 유럽인들은 두 향신료를 달콤하거나 짭짜름한 요리에 일상적으로 사용해 왔다.
---「스파이스(향신료)의 기본 지식」중에서
향신료의 준비 과정
- 향신료의 다양한 손질 방법들
향신료들은 보통 요리에 넣거나 혼합 향신료와 페이스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의 손질 작업이 필요하다. 향신료를 칼로 자르고, 으깨고, 다지는 과정에서 휘발성 에센셜 오일과 배어 나오면서 향미가 풍기기 때문이다. 요리에 향미를 내기 위해 위해서는 통째로 또는 굵게 자라는 등 간단하게 손질하면 되지만 손님에게 요리를 제공하기 전에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향미가 순한 향신료는 한입 크기로 잘라서 야채로 먹기도 한다. 그 밖의 경우에는 향신료를 얇게 저미거나 잘게 다지거나 가루로 만들 필요가 있다.
허브의 블렌딩
- 부케가니(Bouquet garnis)
부케가니란 ‘작은 허브(향초) 다발’을 뜻하는 프랑스의 조리 용어이다. 삶는 요리에 향미를 내는 데 주로 사용한다. 허브들을 실로 묶거나 얇은 면포로 싼 뒤 삶는 요리에 넣은 뒤 음식이 완료되면 손님에게 제공하기 전에 제거한다. 부케가니의 기본 블렌딩은 베이리프 1장, 신선한 파슬리 2~3개, 타임 줄기 2~3개이지만, 요리에 따라서 다양하게 조합될 수 있다. 여기서는 몇 가지의 기본 조합을 소개한다.
〈양고기용〉
· 로즈메리, 마늘, 오레가노(또는 마조람), 타임,
· 라벤더, 세이버리, 머틀,
· 레몬타임, 민트, 파슬리
- 핀제르브(Fines herbes)
프랑스 요리에 사용되는 또 하나의 단골 허브 블렌드이다. 섬세한 향의 여름철의 블렌드로서 처빌, 차이브(골파), 파슬리를 각각 같은 양으로, 타라곤을 그 절반의 양으로 잘게 다져서 블렌딩한다. 크림소스, 연한 잎의 야채샐러드에 향미를 더하는 데 최적의 조합이다.
- 그린모호(Greem mojo)
그린모호는 스페인의 카나리아제도의 디핑 소스로서 삶은 감자인 파파스아루가다스(papas arrugadas)에 곁들인다. 먼저 감자를 삶는 방법을 소개한다. 감자를 껍질째 냄비에 넣고, 물은 감자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감자 500g에 대해 100g의 소금을 넣고 삶는다. 물이 끓으면 불을 줄여 약한 불로 감자에 익을 때까지 15분 정도 가열한다.
· 그린페퍼 1개
· 그린칠리 3개
· 마늘 10쪽
· 굵은 소금 1작은술
· 파슬리 잎 1줌
· 커민(가루) 1작은술
· 와인 식초 4큰술
· 올리브 오일 6큰술
- 세비체(Ceviche)
페루의 국민 음식인 세비체는 2000년 전 페루 북부 해안에 살던 원주민들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원주민들은 패션푸르트와 비슷한 툼보(tumbo)라는 과일의 즙으로 마리네이드를 를 만들어 생선을 저장하였다. 스페인의 침략으로 인해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등 새로운 유입된 식재료들이 툼보 대신에 사용되면서 세비체도 진화하였다. 안데스산맥의 인근 국가에는 각각 독자적인 세비체가 있다. 페루의 세비체는 스페인어로 ‘호랑이의 젖’이라는 뜻의 ‘레체 드 타이그레(leche de tigre)’라는 마리네이드를 만들어 페루산 수수, 고구마와 함께 제공된다.
레체드타이그레용
· 라임즙 6개분
· 소금 1/4작은술
· 마늘(으깬 것) 1쪽
· 레드어니언(조각) 1개
· 코리앤더 잎(잘게 썬 것) 1/2줌
· 레드칠리(씨를 제거한 뒤 썬 것) 1~2개
케이크 디저트류
- 스페쾰라스(Speculaas)
스페퀼라스는 네덜란드의 비스킷이다. 식감이 얇고 바삭바삭한 것이 있는가 하면, 쇼트브레드와 같은 것도 있다. 전통적으로 12월 5일인 성 니콜라스 축제일에 먹는다. 비스킷의 한쪽 면에는 성 니콜라스 초상이나 풍차와 같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있다. 모두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나무틀로 모양을 낸 것이다. 스페퀼라스에는 전통적으로 시나몬, 너트메그(육두구), 올스파이스, 클로브(정향), 카르다몸과 같은 향신료들이 사용된다. 여기에 소개하는 레시피는 쇼트브레드풍의 비스킷이다.
---「향신료의 준비 과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