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0년 넘게 심리치료를 진행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은 그들이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절망, 우울, 무기력,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바탕에는 ‘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분노가 그들의 감정을, 삶 자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 p.6
화는 많은 얼굴을 갖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삶에 문제를 일으킨다. 직접적인 화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크게 화를 내면, 우리는 그 화의 원인을 즉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부분의 화는 표면 아래에 숨어 있다. 그것은 우울, 불안, 무관심, 절망 등 수많은 형태로 제 모습을 끝없이 바꾸기 때문에 좀처럼 알아차리기 어렵다. --- p.18
현대 사회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보다 정당하게 화를 표현하고 받은 대로 되돌려주는 태도를 권장한다. 그러나 분노에 사로잡혔을 때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거나 온전하게 알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상대방도 저 나름의 문제 때문에 당신과 같은 억울함을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한 번쯤은 상대방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의 생각은 대부분 옳겠지만, 그렇다고 전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 p.58
우리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에 탐닉하면서도, ‘나도 똑같이 평가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예민해지고 방어적인 자세가 되어 자신의 속마음과 주변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 것처럼, 그들도 우리를 평가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빠진다. 이런 억측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중요한 원천 중 하나인 자연스러운 자기표현을 제한한다. --- p.176
스스로 동의하지 않는 한 아무도 우리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물론 신체적인 폭력은 예외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은 우리를 직접적으로 해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고통과 슬픔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