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이것 봐. 아래쪽 룰렛은 모양이 좀 다르네. 위아래 맞꼭지각이 더 넓어 보이네.”
“맞꼭지각?”
엄마 요괴의 말을 듣고 소희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 두 직선이 만나서 생긴 각 중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각을 맞꼭지각이라 불러요. 검은 고양이가 그려진 두 각이 서로 마주 보고 있죠.”
--- p.61
“그냥 갇혀만 있던 건 아니었구나. 근데, 우리가 숨은 공간에 생긴 각의 크기가 1층, 2층 똑같나 봐!”
”1층과 2층 바닥이 평행해서 그렇지.”
“응? 갑자기 평행? 그렇지. 바닥은 둘 다 일자로 평평하니까.”
“계단이 하나의 직선이라 생각해 봐. 그러면 계단 때문에 위아래 같은 위치에 각이 생기지.”
“응, 그런 건가?”
소희는 아직 좀 아리송했다.
“두 층의 바닥도 직선이라고 생각해 봐. 계단이라는 다른 한 직선이 두 바닥을 만나면서 각이 생기는 거야.”
“그래서 우리가 위아래로 각각 숨을 수 있었던 거지?”
소희가 자신이 숨은 공간을 각이라 생각해 보며 말했다.
“응. 그렇게 같은 위치에 있는 두 각을 ‘동위각’이라고 해.”
“동위각? ‘동’일한 ‘위’치에 있는 ‘각’이란 말인가?”
처음 듣는 말이었으나 왠지 그런 뜻이 아닐까 싶었다.
“어 맞아. 동위각끼리는 그래서 크기가 같아.”
--- p.90
눈앞에 수많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특이하게도 집 모양이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제각각이었다. 게다가 사각형 집이라고 해서 네모반듯한 모양이 아니라 조금씩 비뚤어지거나 찌그러진 모양도 보였다. 집의 대문마다 각기 다른 요괴 문양들이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찾아야 해요. 내각과 외각이 모두 같은 집을.”
진영이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각과 외각이 뭔지부터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근데 그게 뭐죠?”
“아, 제가 설명을 안 해 줬군요. 내각은 보통 삼각형이나 사각형의 안쪽에 있는 각이라 생각하면 쉬워요. 외각은 바깥쪽에 있는 각이고요.”
--- p.116
진영이는 한번 가운데로 나가 보았다. 그러자 바닥에 앉아서 쉬는 아이들을 빼고 진영이까지 몇 명이 둥그렇게 손을 잡았다.
“5명이다!”
손을 잡고 있던 한 소녀가 외쳤다.
“자, 이번엔 5명이 되었군요. 그러면 이렇게 오각형이 되는 거지요.”
다섯 사람의 머리가 각각 꼭짓점을 만들고, 팔들이 변을 이루어 오각형 모양을 만들었다.
“이제 자기와 손이 안 닿은 사람들의 숫자를 남들보다 빨리 말하면 돼요. 이게 대각선 놀이의 핵심이죠.”
진영이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대각선은 다각형에서 서로 이웃하지 않는 두 꼭짓점을 이은 선분을 말해요. 설명이 좀 복잡하죠? 쉽게 말해, 자기와 손이 닿지 않는 사람에게 선을 그은 거라고 할 수 있죠. 손을 잡지 않은 사람의 숫자를 말하면 그게 그 꼭짓점에서 그을 수 있는 대각선 개수예요.”
--- p.129
“진영 군, 일단 오각형의 내각의 합부터 생각해 봐요.”
‘오각형의 내각의 합이라. 이것도 잘 모르겠다. 아까 했던 얘기를 생각해 보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사각형은 여기에 180도를 더해서 360도였다. 그럼, 오각형은 다시 180도를 더하면 540도다.’
“540도였죠, 아마?”
“그럼 정오각형에서 ‘정’이 의미하는 게 뭐였죠?”
“‘정’은 내각의 크기가 서로 같고, 변의 길이도 서로 같다는 의미?”
진영이가 대답하며 바로 생각해 보았다. 내각의 크기가 서로 같다면 540도를 똑같이 5개로 나눠 주면 된다. 그러면, 정오각형의 내각의 크기가 될 것이다. 540 = 108도.
“내각은 모두 108도로 같겠군요!”
“네, 맞아요!”
--- p.144
“자, 그럼 정사면체의 꼭짓점 개수를 말해 보시오.”
계속 모서리가 나오길래 모서리 생각만 하던 진영이였다. 하지만 이번엔 꼭짓점이었다.
“꼭짓점은 뾰족한 부분.”
뒤에서 님프가 속삭였다. 뾰족한 곳이라고? 진영이가 정사면체의 뾰족한 부분마다 손가락 끝을 하나씩 대 보았다.
“앗, 따가워.”
엄지, 검지, 중지, 약지. 4개의 손가락 끝이 따가웠다. 그렇다면 꼭짓점은 4개였다.
“4개. 정사면체의 꼭짓점은 분명 4개예요.”
노인이 눈을 크게 떴다.”
--- p.196
“그럼, 일단 원기둥 밑면의 넓이를 구해야 해요. 진영 군, 기억나나요?”
님프가 진영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기억나죠! 코코넛 파이에서 원의 넓이는 둥근 것을 모두 곱했죠. 파이에 메추리알 프라이 2개를 다 곱하는 거였죠? 파이(π)×알(r )×알(r )!”
“기억력 좋네요. 그럼 얼마일까요?”
“r = 3이니까 π×3×3 = 9π가 되겠네요. 9π만큼 팥죽을 부어야 할까요?”
“아니지. 그건 밑넓이잖아. 이 원기둥 안에 가득 채우려면 밑넓이에 높이를 곱해야 해.”
치비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렇죠. 이 원기둥의 높이는 4라고 쓰여 있네요. 밑넓이를 알더라도 이 높이만큼 가득 채우려면 4를 곱해야 해요. 어딘가에 뭔가를 채우는 것을 부피라 부르죠.”
“그럼 이 원기둥의 부피는 9π×4 = 36π겠네요.”
--- p.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