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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이었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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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68g | 127*188*18mm
ISBN13 9791160271867
ISBN10 116027186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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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게 미묘한 지점에 서성이는 사람들이 있다.

차라리 확실하게 선을 넘으면 확 베어버릴 텐데.
깔끔하게 선 밖에 있으면 신경도 안 쓸 텐데.

넘었나 싶어서 보면 선 밖에 있고
선 밖에 있나 싶어 방심하면
목덜미에 꺼림칙한 게 훅 스치는.

예민한 병자가 되느냐,
당하고도 모르는 호구가 되느냐.

참으로 불리한 게임판.
--- p.53, 「사람이 싫다」 중에서

가끔은
선을 훅 넘어오는 사람이 반갑기도 하다.

세상 까칠하게 굴어도
좀 편하게 지낼 친구가 되고플 때가 있으니까.

몇 년을 만나도
깍듯 깍듯 겉도는 관계들에 회의감이 들 때면
차라리 선을 확 넘어와
나도 같이 선을 넘어 막 대하는 사이가 그립다.

방금 내가 한 말이 지나쳤나 싶은데
희미하게 웃기만 하고

방금 내가 들은 말이 묘하게 이상한데
악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으면

몇 년을 알았든, 몇십 년을 알았든,
철저한 타인이다 싶은 거다.

그래서 술자리가 너무 절실하긴 한데,
그러다 만나는 최악은
술자리서 친해지고 맨정신에 다시 깍듯한 사람.

그냥 타인이 될 운명.
--- p.69~70, 「사람이 싫다」 중에서

일을 하고 돈도 벌면서
성장을 하고 내 자아도 실현하는

그런 직업.

워라밸 지켜주면서 승진도 시키고
연봉 인상하고 복지도 증진시키는

그런 회사.

진짜 있을 줄 알았지 뭐야.
대충 살 걸 그랬어.
--- p.101, 「회사가 싫다」 중에서

가끔 그런 사람을 본다.

회사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
내 영역, 내 성과. 아이고, 내 새끼.

누군가 침범하면 불같이 질투하며
내 손으로 키우겠답시고
온몸 불사르며 일하는 사람.

애정결핍일까.
인정 욕구 과다일까.

잘 활용하면 회사를 키우지만
자칫 다른 사람 다 떠나게 만드는 사람.

그들은 언젠가 깨닫는 거 같다.

짝사랑이었구나.
남의 땅에 헌신했구나.

워커홀릭이라면
마흔 전 한 번은 오게 되는
깊은 탄식의 순간.
--- p.140~141, 「회사가 싫다」 중에서

우리 이제 친구 하자.

너만 바라보기엔 궁금한 남자가 아직 많고,
너를 없애버리기엔 갈아탈 남자가 아직 없고.

혹시나 다음 연애 안 풀리면
너랑 술 한잔은 하고픈데,
그때 네가 새 남자보다 나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고.

혹시나 아무것도 안 풀려
옆구리 허전할 때 너라도 아쉬우면
적어도 랜덤보다야 검증된 남자니까 마음 편할 거 같고.

새 여자 찾아도 내가 부르면
넌 절대 거절 못 할 거 내가 아니까.

우리 관계 크게 달라질 거 없고
네가 내 모험 반대할 권리만 살짝 박탈하는 거니까.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그냥 친구 하자.
--- p.192, 「네가 싫다」 중에서

내가 갑이었다고?
네가 나한테 다 맞췄다고?
내가 대접받는 거에 익숙하다고?
늘 내 만족만 우선하느라 넌 불만이었다고?

세상에,
네 말이 진짜라면 그게 더 소름이다.

난 만족한 적이 없었거든.
네가 을이라고 주장한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는데,
너 세상 능력 없는 을이다.
--- p.196, 「네가 싫다」 중에서

나쁜 사람의 약점 :

기본적으로 내가 상대보다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가 나만큼 나쁘거나
나보다 훨씬 더 나쁠 거란 계산까진 하지 못한다.

우습게 봤다가 임자 제대로 만나면
영혼 끝까지 탈탈 털리는 거다.

내가 그다지 똑똑하게 나쁘지도 않다는
진실까지 마주하는 참담함까지.

어설프게 나쁜 사람의 한계다.

내가 아무리 나빠도,
나보다 나쁜 놈은 반드시 있다.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듯,
상대도 그렇다는 걸 알아야 한다.

착해서 당한 거보다,
덜 나빠서 당한 게 훨씬 더 분하다.
--- p.258~259, 「내가 싫다」 중에서

나는 욕망의 노예다.

맛있는 건 소화제가 필요할 만큼 먹어대야
직성이 풀리고

맘에 드는 남자는 반드시 들이대 봐야
호기심이 풀리고

그 어떤 아름다움도, 권리도, 하다못해 의무도
나의 아침잠을 방해할 수 없다.

덜 예쁘고
덜 도도하고
덜 성공하겠지만

뭐, 나쁘지 않은 인생이다.
--- p.277, 「내가 싫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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