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기업이 만든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받아서 이용하기만 했던 소비자에서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는 제작자가 되었습니다. 윤전기가 없이도 뉴스를 온라인으로 발행하고, 초고가의 방송 장비 없이도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 발달로 기존의 방송도 소수 채널에서 몇 백 개의 채널로 늘어났고, 인터넷 신문의 수는 종이 신문보다 몇 곱절 많습니다. 온갖 종류의 콘텐츠를 쏟아 내는 1인 방송 채널과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하는 글과 사진, 동영상은 도저히 셀 수가 없습니다.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는 정보의 양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다가 디지털 미디어는 국경도 없이 전 세계를 넘나듭니다. 뉴스와 정보, 오락의 과잉 시대입니다. 서로 연결된 세상이 편리하고 유용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잉 연결 사회가 불러오는 피로와 그릇된 정보의 만연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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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안전벨트는 프라이버시 세팅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을 때마다 반드시 프라이버시 세팅이 되도록 설정하세요. 물론 빨리 애플리케이션을 써 보려는 생각에 모든 질문들이 지루하게 느껴지겠지요. 무조건 예, 예, 예를 클릭합니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듯이, 온라인 공간에서 문제가 생길 때까지 프라이버시 세팅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할 거예요. 이제는 차를 타면 당연히 안전벨트부터 매지만,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프라이버시 세팅을 하는 것에는 아직도 둔감합니다. 여러분이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의 프라이버시 세팅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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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자신의 뉴스 이용 습관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뉴스 이용 습관과 직면하게 되면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특정 분야의 뉴스만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지는 않는지, 무분별하게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클릭하는 건 아닌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무조건 클릭해 보지는 않는지, 기사를 믿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지, 기사는 읽지도 않고 댓글만 보지는 않는지, 댓글의 의견을 전체 대중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익명성 뒤에 숨어 타인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는 않는지 돌이켜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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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인기 걸 그룹 멤버가 이와 같은 음란물 얼굴 바꿔치기의 피해자가 됐습니다. 불법 촬영 및 유포로 문제를 일으켰던 연예인의 실제 동영상이라며 70여 개가 커뮤니티나 SNS, 단톡방 등에서 떠돌아다녔습니다. 해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모두 진실이 아닌 합성한 동영상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딥페이크 포르노 피해자 중 한국인, 그중에서도 K팝 여자 가수를 합성한 동영상의 비율이 25퍼센트에 달해 영미계 여배우 다음으로 많았다는 점이에요. 이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딥페이크 포르노에 대한 처벌이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딥페이크 포르노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 본의회를 통과하여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 및 배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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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입니다. 허위 정보에 대한 분별력은 단기간에 키우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라인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허위 정보의 소용돌이에 빠지지는 않겠지요. 영국의 공영 방송사 BBC, 미국의 포인터연구소, 우리나라의 정보화진흥원과 같은 공공 기관 등에서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발표해 왔습니다. 공통된 항목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우선 정보를 제공한 곳이 어디인지 출처를 확인하고 이 정보가 왜 나왔는지 생각해 보기, 내용과 관련된 추가 정보 확인하는 습관 기르기, 어느 한쪽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내용인지 의심해 보기 등입니다. 불량 식품을 계속 먹으면 배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식품 제조사도 확인하고 유통 기한도 확인해야 하지요. 성분도 살펴봐야 하고요. 제조사도 유통 기한도 성분 표기도 없다면 불량 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식적, 논리적으로 볼 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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