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도 이렇게 굴곡이 많은 우리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어. 식민지 시절에는 일본을 통해 들어온 음악의 영향을 받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을 통해 들어온 음악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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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행은 변하게 마련이야. 트로트가 서서히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중심부로 치고 들어온 것이 팝(pop) 음악이지. 팝은‘대중’혹은‘유행’을 뜻하는 영어‘파퓰러(popular)’의 줄임말이야.
다시 말해 대중들에게 크게 유행하는 오락적 성격을 띤 경쾌한 음악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지. 팝은 이처럼
범위가 넓기 때문에 그 속에는 록, 알앤비, 힙합, 랩, 포크, 블루스 등 다양한 음악 형식이 포함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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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은 일반적으로 보컬, 전자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이렇게 넷으로 구성되며, 강렬한 기타 소리 혹은 드럼 소리가 특징이야. 록 음악이 부흥하는 데는 전설적인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즈 같은 그룹이 큰 몫을 했어. 우리나라에도 1970년대에 들어서 이런 가수들의 음악이 소개되면서 큰 영향을 끼쳐 록 음악이 인기를 얻었단다.
한편 자극적인 음향이 특징인 록과 달리 잔잔한 선율의 포크송도 유행했어. 본래 포크(fork)란 말은 ‘민요’를 뜻하는 말이야. 하지만 당시 포크송이라 불리던 노래는 모던 포크, 즉 전통 민요와 결이 다른 민요풍의 창작 대중가요를 가리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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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경제 성장 덕분에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10대들의 주머니 사정도 나아진 까닭에 주요 음악 소비층으로 급부상했어. 바야흐로 10대가 대중음악 산업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큰손으로 떠오른 거란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난 특이한 현상은 아니야. 서구에 비해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들이 자라 1960년대 록 음악의 폭발적 성장에 큰 몫을 했어.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풍요로움이 밑바탕이 되었지. 마찬가지로 한국도 1970년대에 출생한 베이비 붐 세대들이 1980년대 후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대중음악 소비층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단다.
이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댄스 음악이야. 댄스 음악은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이었기 때문에 조용히 노래만 부르지 않았어. 신나고 경쾌한 음악과 더불어 화려한 의상, 현란한 춤, 눈길을 사로잡는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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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면 밀알은 썩어 사라지지만, 싹은 자라 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지.케이팝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신세대 댄스 음악은 케이팝 탄생에 한 알의 밀알 같은 역할을 했어.
신세대 댄스 음악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새로운 대중가요의 시대를 열었어. 수많은 인기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우리 대중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 아쉽게도 일부 대중음악인의 표절 논란과 함께 신세대 댄스 가요는 급속히 사그라들었어. 하지만 신세대 댄스 음악은 케이팝 탄생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지. 뒤이어 아이돌 댄스 음악이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케이팝 시대의 막이 열리거든. 이때부터 케이팝이라 불리는 가요들이 무대 위로 올라온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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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이란 글자를 뜯어 보면 ‘케이(K)’는 한국을 뜻하는 영문자 코리아(Korea)의 첫 알파벳을 딴 것이고, 여기에 대중음악을 가리키는 팝(pop)이 붙은 거야. 따라서 케이팝은 ‘한국적인 어떤 특색을 지닌 대중음악’을 가리키는 말이 되는 거지. 즉 영미권 중심의 세계적인 대중음악의 흐름에 한국인의 감각이나
정서를 결합해 녹여낸 음악인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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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아이돌은 이처럼 서구와는 성격이 크게 달라. 아이돌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흔히 엔터테인먼트라 부르는 기획사야. 어느 특정한 기획사에서 길러 낸 그룹이나 솔로 가수만을 아이돌이라 부르거든. 음악 스타일도 비슷하고 똑같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더라도 기획사에서 육성한 가수가 아니면 아이돌이라 칭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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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이나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표출된 팬덤은 그 존재감이 점점 커져서 각종 음악 순위와 함께 아이돌 가수의 인기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었어. 이렇게 되자 잘 조직화된 팬덤이 케이팝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고, 대중음악계에서는 팬덤을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게 되었지.
현재 아이돌 팬덤 문화는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진화하고 발전해 나갈 거야. 특히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케이팝 팬덤은 아시아를 넘어 북아메리카, 유럽 등으로 세계화되고 있어. 그들의 활동 방식 또한 아이돌 가수에 대한 단순한 지지와 응원을 넘어 기부 행사, 해시태그 운동 등 팬덤이 가진 집단의 힘을 다방면으로 보여 주고 있지. 전 세계적으로 폭풍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A.R.M.Y.)’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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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2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어. 솔로 가수인 싸이(PSY)가 데뷔 12년째를 맞아 [강남 스타일]이란 노래를 발표했어. 본래 국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곡이었지만 뜻밖에도 전 세계인으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어. [강남 스타일] 열풍이라 할 만큼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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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사건은 영국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이야. 이곳은 본래 9만 석 규모의 대형 축구 경기장인데, 대중음악가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곳이지. 그동안 퀸, 비틀즈, 마이클 잭슨 등 세계적인 팝스타가 여기서 공연했거든. 한국 가수 중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여기서 성황리에 단독 콘서트를 열었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공연은 유엔 총회 연설 내용과 같은 맥락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너 자신을 이야기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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