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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여자의 공간

글쓰는 여자의 공간

: 여성작가 35인, 그들을 글쓰기로 몰아붙인 창작의 무대

[ 개정판 ]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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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94g | 128*178*30mm
ISBN13 9791190582346
ISBN10 11905823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글을 쓰는 장소는 경우에 따라 피난처나 낙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옥이 되기도 한다. 어떤 책상에 앉으면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어딘가에선 자기 회의에 빠져 글을 쓰지 못하거나 자기 파괴적인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 p.19, 「시작하며」 중에서

“나는 쉬지 않고 글을 써야 한다. 내 딸을 키우고, 내가 다른 사람들이나 나 자신을 위해 해야 할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기 위해서다.” 상드는 본인과 아이들을 위해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6주에 한 번씩 120쪽 분량의 원고를 꾸준히 출판사에 보냈던 일차적 이유는 다름 아닌 돈이었다.
--- p.41~42, 「조르주 상드」 중에서

방랑 여인이었던 콜레트는 말년에 고관절염으로 인해 침대에서 생활해야 했다. 침대가 생활공간의 중심이 되어, 그 위에서 화장을 하고 손톱을 다듬고 글을 썼으며 사람들을 맞이했다. 그는 잠자리에 부드러운 모피를 깔아놓은 뒤 그 위에 맞춤 책상을 올려놓고 만년필을 여러 개 준비해두었다. 팔레 루아얄이 보이도록 침대를 창가에 배치했으며,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머리 쪽에는 지팡이 두 개를 두었다.
--- p.72,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중에서

크리스티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작품을 썼다. 즉, 작품을 출판사에 보내 돈을 받으면 그 돈으로 온실을 다시 세우거나 로지아를 만들었다. 그는 신에게 사명을 받았다거나 신의 광채를 보았다는 작가들과는 전혀 달랐다. 자기 직업을 과대평가하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않았다.
--- p.112, 「애거사 크리스티」 중에서

유명한 연극 비평가이자 문학 비평가였던 도로시 파커는 신랄한 독설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어느 연극의 초연이 끝나자마자 이렇게 평했다. “연극을 보러 가실 분들은 뜨개질거리를 가져가시든지, 아니면 읽을 책 한 권을 가져가시죠.”
--- p.120, 「도로시 파커」 중에서

보부아르는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며 평범한 지식인의 삶을 살려고 했다. 그는 공공장소를 주된 생활공간으로 삼았으며, 카페에 앉아 책을 쓰거나 식사를 하고 친구들을 만났다. 물론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했던 시절이라 카페가 집보다 난방 시설이 좋기도 했지만,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카페를 즐겨 찾은 것은 아니었다. 보부아르는 일생 동안 일체의 가정사를 거부한 여성으로서, 요리를 비롯한 어떤 살림살이도 하지 않았다. 가사야말로 여자들의 자유와 삶, 글쓰기를 방해하는 덫이라고 여긴 것이다.
--- p.181, 「시몬 드 보부아르」 중에서

슈바르첸바흐에게 여행과 글쓰기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불과 서른네 살 나이에 죽을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길 위에서, 자기 차였던 메르세데스 벤츠나 포드 컨버터블 안에서, 텐트에서, 심지어 당나귀 등 위에서 보냈다. 글을 쓰는 데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주제로 3백 쪽에 달하는 여행 기록과 소설, 시, 편지, 서평을 썼다.
--- p.192, 「안네마리 슈바르첸바흐」 중에서

하이스미스는 첫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의 원고를 75쪽까지 쓰고 나서 팽개쳐버렸다. 내용이 너무 평이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의자의 끄트머리에’ 앉아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작가 자신부터 불안과 긴장을 유지한 채로 글을 씀으로써 소설과 소설 속 주인공에도 불안과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살인 행위를 묘사하고 영혼의 심연을 샅샅이 비추려면 작가도 그에 상응하는 불편한 환경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 p.230,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중에서

볼프는 1960년부터 매년 9월 27일이 되면 일기를 썼다. 일기장에 세세히 적어간 그 내용이란, 9월 27일에 일어났던 작은 일들이었다. 볼프는 매년 자발적으로 행하는 이 일에 ‘중독’되어 있었다. 사망하기 몇 주 전에도, 그는 이미 흐려진 필체로 병상에 누워 마지막 일기를 썼다. 사망하기 전해인 2010년에는 다음과 같이 일기에 적었다. “글을 쓸 수 없게 된다고 해서 서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 p.250, 「크리스타 볼프」 중에서

모리슨은 이 인터뷰에서 새벽 4시부터 글을 쓰는 이유를 밝혔다. 처음 글을 쓰던 시절엔 두 아들이 어렸기 때문에,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쓰려면 새벽 시간밖에 없었는데, 이 습관이 후일 혼자 살게 되었을 때도 지속되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새벽 해 뜨기 전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 p.262, 「토니 모리슨」 중에서

저널리스트로 인정받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품고 있었고,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인터뷰하면서는 네루다에게 이런 말을 듣기도 했다. “당신은 이 나라 최악의 저널리스트예요. 항상 말을 꾸며내죠. 문학 쪽으로 직종을 바꿔보는 게 어때요?” 베네수엘라 망명 시기, 정식 기자직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아옌데는 네루다의 말대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p.292, 「이사벨 아옌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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