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의 우표 전지 한 장을 모두 낱장으로 분리하려면 몇 번 잘라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맨 처음 어디부터 자를까’ 하고 자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한 번 자르면 어떻게 되는가’를 생각하는 것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수학적 사고 능력을 기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으며 상담을 요청하는데,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지금 제시한 문제를 풀기 위한 사고법이 바로 그 예다.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만이 수학적 사고를 익히는 길은 아니다. 즐기면서도 얼마든지 조금씩 익힐 수 있다. ---「머리말」중에서
식물의 잎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잎과 잎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가지에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형태로 붙어 있으며 몇 장 간격으로 위아래 잎이 같은 선상에 위치한다. 그 간격은 5장마다, 8장마다, 13장마다, 21장마다…….지금까지 소개한 식물의 꽃, 열매, 잎차례에서 찾아낸 수를 정리해보자. 5, 8, 13, 21, 34, 55… 언뜻 보기에 무작위로 나열한 수 같지만 여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무슨 규칙일까? 사실 여기에 나열한 수는 모두 ‘앞에 있는 두 수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5+8=13, 8+13=21, 13+21=34, 21+34=55. 그렇다면 5보다 작은 수를 생각해보자. ‘□+5=8’이 되려면 □에는 3이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3=5’가 되려면 3앞에는 2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이렇게 계속 더해나가다 보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배열된 수의 열, 즉 ‘수열’이 생긴다. ---「해바라기 속에 감춰진 수열」중에서
나는 요코하마 국립대학의 네가미 세이야(根上生也) 교수와 함께 NHK의 한 수학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에서 원주율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3.141592653589793. 이것은 일본의 소행성 탐사위성 ‘하야부사’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소수점 이하 15자리 원주율 값이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3억㎞에 이르는 우주여행을 마치고 무사귀환 하는데 사용하는 원주율의 자릿수를 소수점 이하 15자리로 정했다. 원주율을 소수점 이하 두 자리로 하여 3.14를 적용하면 15만㎞나 되는 궤도 오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밖에 반지 제작공방에서는 소수점 이하 두 자리, 포환 공장에서는 소수점 이하 9자리, 육상 경기장의 트랙은 소수점 이하 4자리를 쓰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타이어 제조사에서는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그들이 사용하는 원주율 자릿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내용 등을 소개했다. 요컨대 제조업 분야에서는 정밀도가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임을 알 수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기업 입장에서 원주율은 상품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값이다. ---「상품 개발도 원주율로 한다고?」중에서
네이피어가 살았던 16~17세기 유럽은 대항해시대였다. 천문학은 항해에 없어선 안 될 학문이었는데 문제는 거기에 등장하는 큰 수와 복잡한 계산이었다. 로그를 사용하면 천문학적 계산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로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네이피어의 발상에 충격을 받은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영국의 수학자 헨리 브리그스(Henry Briggs)다. 그는 곧바로 네이피어를 찾아가 함께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오늘날 상용로그(10을 몇 번 곱할까를 생각한 로그)의 기원이 되는 로그였다. 상용로그는 log10N과 같이 밑을 10으로 하는 로그인데, 이는 인류가 십진법을 기반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다른 로그와 구분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흔히 10을 생략하여 logN으로 나타낸다.
---「로그, 항해자들을 위해 만든 신의 언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