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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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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416g | 135*205*20mm
ISBN13 9788960906440
ISBN10 8960906441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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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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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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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15년간 책을 만들어온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의 이야기다. 저자와 책을 만드는 과정, 최초의 독자로서 원고를 읽는 행위,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을 한국에 소개하는 보람 등을 염탐하자면, 편집자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는다. - 손민규 인문 M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첫째, 저자들을 많이 좋아했고 앞으로도 그들과 한편이 될 것이므로 저자들에게 이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 둘째, 편집자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편집자란 어떤 존재인가’를 알리고자 했다. (…) 셋째, 독자들은 최종 결과물인 책을 읽는 것으로 족하겠지만, 책 만들기의 역사와 현실도 알게 되면 흥미로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 p.7~8

편집자들은 ‘1000권밖에 안 팔리는 책을 줄줄이 생산해내는’ 기이한 존재다. 그것을 두고 ‘고귀하다’고 평가해주면 요즘은 반은 칭찬으로, 반은 비웃는 소리로 들린다. 부富는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요구되는 세속의 진리인데, 부는커녕 자기 밥벌이도 못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순적이게도 편집자는 출판의 지속성을 위해 종종 좋은 책들이 무덤 속으로 향하도록 방치한다.
--- p.29

편집자는 독자를 대표해 원고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사실 편집자는 독자를 그리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의 판매 추이로 독자를 더듬어 짐작할 뿐이다. 여하튼 저자와 역자는 우선 편집자를 설득하려 하고, 편집자는 독자를 상상하며 그들의 욕구를 측정하려 한다.
--- p.30~31

말하자면 각주는 글쓴이의 실력을 검증하는 세밀한 장치다. 모름지기 학자는 선대의 문헌을 모두 검토한 뒤 그로부터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고 자기만의 주장을 내놓아야 한다. 즉 매력적인 서사들은 저자가 매끈하게 창작한 도자기라기보다는 앞선 자들의 글을 모두 섭렵하는 성실성, 깎고 다듬는 도공 실력, 마침내 한 발 내딛는 진보로 인해 빚어진다.
--- p.46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일을 어떤 작가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그 터널을 지나온 심정과 거기서 건져 올린 한 줄기 희미한 빛 같은 것을. 이런 경험은 쉽사리 잊히지 않으므로 이들은 자신과 세상을 자양분 삼아 글쓰기로 생을 밀고 나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들의 두 번째 책이 기다려진다.
--- p.51~52

비밀은 글을 쓰게 한다. 그러므로 진짜 비밀은 없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비밀과 달리 글로 쓰인 비밀은 울음과 비탄을 마침내 정돈해서 담아내는 까닭에 희망을 향해 달린다. 수많은 사람이 오늘도 출판사로 원고를 보내온다. 그것들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카이브로 축적되어 거대한 강물을 이룬다. 강물은 때로는 핏빛이다. 하지만 다른 물줄기와 섞이고 모여들면서 하나의 역사를 기록한다.
--- p.68

편집은 배치와 재배치, 수정과 재수정의 과정이며, 편집자는 원본을 창조하는 저자와는 독창성 면에서 수백 킬로미터쯤 떨어진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편집자가 공들여야 하는 것은 그 보이지 않는 수백 수천의 시간이며, 결국 지난 세월을 돌아봤을 때 남는 것도 뒤에 버려진, 길에 뿌려진, 못 보여준 것 속에 간직된 시간들이다.
--- p.90

편집자에게는 한 자 한 자 교정을 보는 작업이 때로는 산을 오르는 ‘여등’처럼 느껴진다. 피곤해도 단어 사이를 겅중겅중 건너뛸 수 없고, 독자는 모르는 험악한 산맥이 꽤 많아 수시로 좌절이 찾아온다.
--- p.127~128

출판계는 저자-편집자-독자라는 트라이앵글로 ‘계界’ 를 지탱하고 있다. 저자는 기존 작가들의 글을 수없이 읽으면서 자신도 그들처럼 글을 써 먹고살 길을 찾겠다고 결심한다. 편집자는 누구보다 글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어왔으니 책 주변에 머물며 먹고살겠다고 결심한다. 독자 역시 책 주변을 맴돈다. 한 번 책을 읽은 독자는 계속 책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책을 읽는 이와 읽지 않는 이로 나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세 부류 중 편집자가 정체를 파악하기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독자다. 저들이 정말로 읽고 싶어하는 책은 무엇일까.
--- p.148

예컨대 독자가 몰리에르를 읽고 정말로 재미없다고 생각한다면, 그에게는 그 책장을 덮을 권리가 있다. 몰리에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하품을 연발하게 만들면 그는 더 이상 내게 고귀하거나 흥미를 끌 만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즉 독자는 때로 책을 책꽂이에 처박아둠으로써, 즉 침묵함으로써 자신을 지킨다.
--- p.176

사실 책을 읽는 이들은 점점 영악해진다. 그것이 독서의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더 많은 책을 읽을수록 독자로서 순진하고 순수한 상태로 남아 있기 힘들다. 따라서 어린 시절에 읽지 않고 지나온 책들을 성인이 되어 읽기는 힘든 것이고(재발견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나의 젊은 시절이나 작가의 절정을 지나쳐오면 다시 그 책으로 되돌아갈 기회를 얻기도 힘들다. ‘모든 것에 때가 있다’라는 상투어는 독서에 가장 잘 들어맞기도 한다.
--- p.18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은혜의 글은 책과 문자의 간접성을 벗어나서 삶의 구체성 위에 책의 세계를 세우려는 편집자의 열정과 소망을 보여준다. 이은혜가 만든 책들이 인간 세상의 결핍을 조금씩 메꾸어나가는 과정을 나는 읽었다. 저자-편집자-독자에 이르는 길은 멀고 수고스럽지만 그 세 사람의 꿈은 다르지 않다. 이은혜는 빌더(Builder)다.”
- 김훈 (소설가)
“이은혜 씨의 산문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은 다음에는 이은혜 씨가 말을 하고 내가 경청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것이다.”
- 탕누어 (대만 문화비평가)
“‘벗과 더불어서가 아니면 어떤 소유도 유쾌하지 못하다’는 세네카의 말처럼, 그녀가 나의 편집자여서 좋고, 그녀가 나의 벗이어서 더 좋다.”
- 한동일 (법학자)
“내가 긴 세월 만나고 겪은 이은혜 씨는 빼어난 글을 쓰던 기자였고 여무진 솜씨의 편집자이지만, 그 무엇보다 변덕과 얕은 호흡이 판치는 이 자본제의 세속 안에서 제 생활의 자율과 일관성으로써 ‘신뢰’의 주인이 된 사람이다.”
- 김영민 (철학자)
“함께 읽은 책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저러다 책은 언제 만들까 싶은데 자기 책까지 썼단다. 무슨 이야기를 쏟아놓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전병근 (북클럽 오리진 대표)
“매우 예민한 책을 함께 만들면서 만난 매우 속 깊은 편집장. 그녀가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교수)
“그녀는 내가 만난 이들 중 인간들을 가장 평등하게 대한 사람이었다. 시간은 경화(硬化)를 일으키기 마련인데, 그녀의 지적 동맥에 경화가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곳에 강하게 흐르는 호기심과,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온기 때문일 것이다.”
- 김정욱 (신경외과 의사)
“그녀 마음에 들 때까지 내 글을 고치고 싶다! 그녀는 좋은 글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 박성원 (미래학자)
“나는 편집자의 일이 근사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책에 대한 그의 태도를 엿보고, 그를 거쳐간 책의 향기를 맡고 나자 이 일이 근사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 이혜미 (한국일보 기자)
“이은혜 편집장과 함께한 일과는 좋은 몰입을 권하는 교양심리학 책보다 더 좋았다.”
- 김신식 (보스토크 단행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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