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극예술연구회 일원이었으며, KAIST 디지털스토리텔링랩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StoryCT 프로젝트, 문화원형콘텐츠에 기반한 한국형 스토리텔링 개발사업 등에 참여했다. 미디어 퍼포먼스 ‘Cyber Skipping’(2008) ‘Beyond Fantasy’(2007) 등을 기획했다.
21세기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로봇의 ‘출생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간은 이 영리한 기계들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활용하려고 한다. 특히 최첨단 로봇을 무대 위 무용수로 분하여 등장시키는 것은 기업이 로봇의 기능을 홍보하는 정도의 차원을 뛰어넘는다. 이제 극장 안으로 로봇들이 입장함으로써 무대 위의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데 이러한 로봇들은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산물이면서도 동시에 위대한 극적 상상력의 일부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대 위 로봇은 인간의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제작된 산업용 로봇과는 다르며 이들에게 ‘감히’ 효율성과 내구성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로봇에게 새로운 존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측면과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옳을 것이다. (3-4쪽)
백남준은 1965년 11월에 열린 개인전 「전자예술(Electronic Art)」을 위해 로봇 K-456을 재조립하였으며 이후 그의 개인전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이 된다. 하지만 백남준과 늘 함께 했던 친구, 로봇 K-456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정작 그의 드라마틱한 ‘죽음’의 순간이었다. 1982년 백남준은 휘트니 미술관 앞에서 로봇 K-456의 죽음을 준비한다. 동료 예술가 빌 아나스타시(Bill Anastasi)가 몰던 차에 로봇 K-456이 치이는 해프닝을 연출한 것이다. 이 퍼포먼스는 「21세기 최초의 사고(The First Catastrophe of the Twenty-First Century)」로 명명되었고, 방송국의 촬영팀이 로봇의 죽음을 카메라에 담아내었다. 그의 잔해는 바로 휘트니 미술관으로 옮겨져 전시되기도 하였다. (38-39쪽)
라타 오리자의 로봇연극 「I, Worker」에서는 모모코와 다케오라는 이름으로 두 대의 와카마루가 등장한다. 이들은 극중에서도 가정부 로봇으로 등장하며, 이야기는 가정부 로봇이 일할 의욕을 잃으면서 시작된다. 이제는 인간이 아닌 로봇들이 반복되고 지루한 집안일에 싫증이 난 것이다. 2008년 11월 있었던 첫 공연에서 모모코와 다케오는 20분 동안 희곡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맡은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고 한다. 비록 시범 공연이었지만 내년에는 정식 공연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도 연습 과정이 필요했을까? 그렇다. 모모코와 다케오는 여느 배우들처럼 약 두 달 동안 배우 훈련을 받았다. 물론 오사카 대학교에서 준비한 특별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말이다. (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