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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

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저 /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1 리뷰 114건 | 판매지수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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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 (큰글자도서)
[도서] 책 한번 써봅시다 (큰글자도서)
장강명 저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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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60g | 130*204*17mm
ISBN13 9791160404371
ISBN10 116040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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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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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세상이 변했다. 예전에는 저명한 사람이 책을 냈다면, 요즘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 전제가 있다. 개성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요구된다. 바로 소재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 베테랑 작가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로 책 내는 비법을 익혀보자.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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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즐거운 자전거 생활》 후기에는 저자와 편집자가 책을 쓰게 된 과정이 나와 있다. 편집자 역시 저자 못지않은 자전거광인 모양이다. 편집자는 저자와 술을 마시면서 “자전거는 혁명이다, 당신은 이 혁명을 이끌 책을 꼭 써야 한다, 인간과 미래를 위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발명된 지 200년도 넘은 자전거가 혁명이고, 미래는 자전거의 세상이라니, 황당하다면 황당한 소리다. 그런데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며 울컥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책 후기를 읽다가 ‘미래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미래는 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미래는 우리가 선택하고 만드는 것이다.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사회’를 바라고 준비한다면 그런 미래가 온다. 쉽지는 않겠지만.
--- p.11

내가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은 우선 ‘자전거를 타는 일은 정말 재미있다, 당신도 탈 수 있다’고 부추기고, 독자들이 창고에 있는 자전거를 끌고 공원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오른쪽 브레이크와 왼쪽 브레이크가 어떻게 다른지 같은 사소한 지식을 몇 가지 전달하려 한다. 사실 그런 역할은 전문 레이서보다 동네 형이 더 잘할지도 모르겠다.
--- p.18

“자네는 글 쓰는 쪽은 아니니 학문을 하게”라고 말했던 선생님, 교수님들은 상대의 글쓰기 소질을 얼마나 잘 알아봤을까? 한국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고작해야 짧은 에세이와 동시를 짓게 한다. 대학 문예창작학과의 커리큘럼도 대개 시와 단편소설이 중심이다. 그렇게 쓰게 한 글을 보고 한 학생의 글쓰기 자질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건 학생들에게 100미터 달리기를 시킨 다음에 기록을 보고 “넌 운동은 아닌 것 같다” 하고 말하는 상황과 똑같다. 그런데 단거리달리기를 못하는 아이가 역도를 잘할 수도 있고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양궁 신동일 수도 있다.
--- p.44

우리는 낚시가 취미인 사람에게 “낚시를 뭐 하러 해요? 클릭 몇 번이면 싱싱한 생선을 산지 직송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데”라고 따지지 않는다. 골프가 취미인 사람에게 “골프를 뭐 하러 치세요? 프로가 되시기에는 이미 늦었잖아요”라고 묻지 않는다. “프로 골퍼라도 세계 랭킹 100위 밖이면 일반인은 알지도 못하는데요”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정작 낚시나 골프 애호가들은 그런 질문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대답할 것이다.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요”라고. 그 손맛, 그 희열을 느끼기 위해 하는 거라고.
다른 취미에 대해서도 그렇다. 틈틈이 바둑을 두는 사람, 기타를 치는 지인에게 우리는 그걸 왜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냥 바둑을 좋아하는구나, 기타를 좋아하는구나 여길 뿐이다. 직장 동료가 댄스학원에 다닌다고 하면 멋지다고 응원해주지, 언제 아이돌로 데뷔할 건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유독 책을 쓰는 일에 대해서는 “그거 써서 뭐 하려고?” 하고 스스로 묻고 “내가 그런다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며 자기검열에 빠지는 걸까. 그냥 내가 좋아서 쓴다는 이유로는 부족한 걸까. 책 쓰기의 목적이 나 자신이어서는 안 되는 걸까. 책 출간은 자동차 운전과 다르다. 시시한 책을 내도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자격 있는 사람만 책을 낼 수 있다’는 은근한 분위기는 이미 책을 낸 기성작가들과, 작가를 선망할 뿐 글을 쓰지는 않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허구다. 당장 서점에 가서 눈으로 확인해보자. 저자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오거나 안 나오거나 별 상관 없는 책이 신간 코너에 많이 있을 거다. 오늘만 그런 게 아니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지난 세기에도 그랬다.
--- p.47~48

그런데 작가는 그렇지 않다. 별다른 교육훈련 없이도 밤에 한두 시간씩 혼자 쓰다가 작가가 되는 사람이 있다. 많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지금 베스트셀러인 책들의 저자들 중에도 그런 작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그런 걸 보면 오히려 작가는 아무나 할 수 있다. 바이올린, 바둑, 방송 댄스야말로 아무나 하면 안 된다. 각오가 된 사람만 해야 한다.
--- p.49

모든 초심자에게 이토록 공평하게 막막한 분야가 세상에 얼마나 남았단 말인가.
--- p.81

완전한 형태로 내려오는 영감은 없다. 모든 영감은 다 불완전한 형태로 온다. 그걸 완성하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 p.86

영감은 신기한 곳에서 신기한 것을 보는 데서 얻을 수도 있지만, 평범한 걸 신기하게 봐서 얻을 수도 있다. 여러모로 후자가 가성비가 높다. 똑같이 잘 써내도 전자는 소재주의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데 후자는 통찰력이 있다는 찬사를 듣는다.
--- p.90

글의 힘은 참으로 오묘하다. 정확한 언어로 자기 안의 고통과 혼란을 붙잡으려 할 때, 쓰는 이는 변신한다. 그런 글을 쓰면 쓸수록 그는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간다. 에세이 작가는 단어와 자기 마음을 함께 빚는다. 한번 그 맛을 알면 점점 더 솔직하게 쓰게 된다. 에세이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장르다.
--- p.112

당신의 답이 당신의 개성이다. 개성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결국 삶과 세계에 대한 관점과 견해─인생관, 세계관─를 쌓는 일이다.
--- p.119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문학 독자가 몰입하는 대상은 주인공이다. 주인공의 운명이 궁금해야 뒤를 확인하고픈 동력이 생긴다.
--- p.198

인터뷰를 할 때에는 인터뷰 장소를 사진으로 찍거나 분위기를 메모해서 기록하자.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는 책이라면 발품을 팔아 현장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수백 년 전 사건을 묘사할 때도 적용되는 조언이다. 단 몇 줄이라도 글에서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 그 효과는 놀랍다. 가능하면 모든 챕터에서 그런 현장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p.200

가끔 나는 퇴고를 잘하는 작가는 인생도 현명하게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글의 착상이나 취재, 집필과 달리 퇴고만큼은 인격과 관련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퇴고를 잘하려면 자기감정을 잘 다스리고 냉정해져야 한다. 참을성도 있어야 하고, 자신과 자신의 작업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 타인의 조언과 비판에도 귀를 열 수 있어야 한다.
--- p.225~226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건 없건, 몸 상태가 어떻건 간에 매일 꾸준하게, 직업인처럼 쓰려고 한다. 소설을 쓰는 시간과 청소를 하는 시간 등을 합쳐서 ‘근무시간’을 정해놨는데, 그 시간을 매일 스톱워치로 재서 엑셀 파일에 기록한다. 1년에 220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에도, 재작년에도 모두 그 목표를 달성했고, 올해도 차질은 없을 것 같다.
--- p.269

세상과 끝내 화해하지 못하는 자들만이 글 따위에 매달리게 된다.
--- p.282

긴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가 발전한다. 이해와 성찰의 총량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뜻이므로. 반대로 사람들이 한 줄짜리 댓글에 몰두하는 사회는 얕고 비참하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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