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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별하였다

나는 사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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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152*190*30mm
ISBN13 9791186910290
ISBN10 11869102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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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상실의 슬픔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홀로 걷는 외로운 광야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삶에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상실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죽음을 통해 삶을 확인하고, 슬픔 중에 기쁨과 즐거움을, 고통 중에 감사를 찾아보려 한다. 신은 내가 지나야 할 광야에도 보물을 숨겨 놓았을 것이다. (이정숙)

아침에 일어나서 졸린 눈으로 창문을 열어 보니 오늘은 더없이 맑고 밝은 날이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니 이런 날에는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나의 그녀는 이 멋진 풍경을 더는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갑자기 슬퍼진다. 같이 이 아름다운 날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움이 밀려온다. (권오균)

사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두려움과 걱정이 떠날 날이 없어. 당신에게 물어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언젠가 당신은 나에게 “혹 내가 먼저 죽으면 자기는 혼자 살기 어려우니 혼자 살지 마”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여든 다섯까지 같이 살다 같은 날 같은 시에 가자고 했는데, 당신은 왜 그리 빨리 떠났나. 이승에서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천상재회라는 노랫말처럼 천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임규홍)

남편을 땅에 묻고 처음으로 친정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는 큰 산과 같았던 아버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평생 강한 분이신 줄 알았던 아버지는 남편을 잃은 딸로 인해 눈이 빨갛게 충혈되도록 우셨다. 그런 아버지를 대면해야 하는 나는 정말 죄인 아닌 죄인이었고 불효 아닌 불효녀의 자리에 있음을 가슴 아프게 느껴야 했다. (김민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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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날을 잡아 최종 편집원고를 읽었는데, 새벽부터 앉아 읽기 시작한 원고는 밤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나는 여덟 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 집중하여 정독했던 것에 스스로도 무척 놀랐다. 온종일 한 권의 책에 푹 빠졌던 것은 나의 뚝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각 작가들마다 들려주는 사별 이야기는 순간적으로 빨려들어 공감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 이야기를 읽어 가는 동안 눈물 없이 지나갈 만한 대목을 자주 만났다.
-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뼛속 깊이 울어야 하는 마음의 몸살을, 하나님께 독기 든 언어로 대드는, 창자까지 꼬이는, 더듬이를 잃어버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는 개미의 심정을, 슬픔에 절망하는 나와 그런 나를 망연히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를, 하루씩만 살아가기로 겨우 다짐하는 이의 심정을, 지붕이 사라진 추운 집에 외투도 걸치지 못한 채 머무는 시린 느낌을,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는 수많은 불면의 밤을, 자신도 모르게 겪어야 하는 대인기피증과 혼자서는 어떤 결정도 할 수가 없는 안쓰러운 결정장애를, 익숙했던 일이 갈수록 서툴러지는 퇴화현상을, 버리면서 지우기와 품으면서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뗄 때마다 확인해야 하는 허전함과 당혹감을, 여행이나 일이나 쇼핑이나 신앙생활에 몰두하는 것으로는 다 메울 수 없는 근원적인 공허함을, 시간이 지나가도 결코 옅어지거나 가벼워지지 않는, 그런 슬픔과 아픔과 허전함을 나는 다 모르고 있었구나, 충분히 짐작하지 못했구나, 그동안 이만하면 됐다고 여겼던 순간들이 깊은 자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 한희철 (정릉교회 목사)
사별자들의 모임은 어쩌면 슬픔의 강에 놓인 징검다리와 같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다 아픔과 상실감을 겪은 이들이기에 서로의 감정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고, 격려하고 보듬고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모임이었으니 말입니다. 그곳은 장벽이 무너진 세계라지요? 차마 다른 이들에게는 할 수 없는 내밀한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맺을 용기도 북돋워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
인간의 삶은 누구의 것이든 존중받아야 하며 그로써 다시 살아갈 길을 열어야 한다. 배우자의 죽음이 남은 이의 종착역이 아니다. 애도와 회복, 그 이후의 삶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의 사연을 하나 하나 내면화하면서 인간은 이전과는 다른 성숙한 인생의 지혜자가 된다. 《나는 사별하였다》 역시 책을 덮고 나면 각자 다음 장면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은 가혹하지 않으며 어리석지도 않으며 결코 불편하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아프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고마운 책이다. 우리에게 자신의 사랑, 그 서사를 다시 쓰게 할 것이기 때문에.
- 김민웅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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