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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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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털

: 나만 사랑하는 너

[ EPUB ]
윰토끼 | 봄름 | 2021년 03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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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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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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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1.4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8만자, 약 1.3만 단어, A4 약 24쪽?
ISBN13 9791190278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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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관리의 딜레마가 바로 이것이다. 관리하지 않으면 눈총받지만 필사적으로 관리해도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여자는 털 없는 모습이 익숙하니까. 말하고 보니 서글프다. 물론 내가 털 부자라서 더 서글픈 걸 테지만.
--- p.7, 「프롤로그 : 도대체 털이 뭐길래?」 중에서

“언니는 왜 수염이 있어? 남자도 아닌데” …?? 나는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그 와중에 그래도 남자는 아니라고 알아서 부정해 줬으니 고마워해야 할까. 그런데 수염이라니? 나한테 수염이 있다고?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된 나에게? 중학생 남자애도 아니고 여자애인 나에게? 이게 무슨 호랑말코 같은 소리란 말인가.
--- p.27, 「교회 : 언니는 왜 수염이 있어?」 중에서

잉글랜드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1세는 미인이 되기 위해 눈썹은 물론 속눈썹까지 모조리 뽑았다고 한다. 여왕이 한다는데 그 시대를 살던 다른 여자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테고. 게다가 넓고 둥근 이마 라인을 선호해서 이마 앞쪽의 머리카락까지 모두 뽑았다는데… 이 정도면 미인의 기준은 털의 유무가 아니라 고통을 잘 참느냐 못 참느냐가 아닐까 싶다.
--- p.41, 「방바닥 : 게으르거나 본전이거나」 중에서

그의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나는 차분히 고백했다. 수염은 면도기로 주 1~2회, 손가락에 난 털은 2~3주에 한 번, 겨드랑이는 노출이 있을 경우에만 밀고 겨울은 비수기라서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고. 여름에는 다리털도 미는데 긴 바지를 입는 날에는 밀지 않는다고. 그날 이후로 그는 항상 나의 옷차림에 따라 나의 털 상태를 추리한다. 그런 그가 귀엽기도 하고, 뭐 이런 남자가 있나 싶기도 하고.
--- p.52, 「모텔 : 괜찮아, 네 털쯤은」 중에서

우리는 양조위의 엉덩이나 탕웨이의 가슴이 아닌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간 탕웨이의 겨드랑이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장 충격적이고 또 웃기는 장면이었다. 여자의 겨드랑이털을 그렇게 풀 스크린을 통해 볼 줄이야. 내 몸의 온갖 털은 숨기거나 밀고 나왔는데 영화관에서 그 털을 볼 줄이야.
--- p.88, 「영화관 :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중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은 있는 털을 없애는 게 목표라면, 남자들은 있는 털을 ‘있어 보이게’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 물론 남자들의 경우에는 ‘내가’ 신경 쓰이면 하는 일이라는 전제가 붙지만, 여자들에게는 조금 다른 꼬리표가 붙는다.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 p.158, 「동호회 : 수염의 미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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