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연봉, 높은 지위, 큰 성공이란 것들은 나 자신을 사막의 정중앙을 향해 달려가도록 만드는 신기루였다. 그것에 집착하면 할수록 나는 더욱더 사막에 갇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직위와 높은 연봉, 안정된 직장이라 할지라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갈망’ 앞에서는 모두 무용하고 무익하고 무가치한 것들로 전락해버렸다.
--- p.12,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그 다른 이야기가 당신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수많은 사람이 나를 ‘작가님’ 혹은 ‘작가 선생님’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나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나 같은 사람이 작가가 되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결코 그런 꿈이나 목표를 가진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나는 ‘도서관이 만든 인간’이다. 그래서 나는 ‘메이드 인 라이브러리(made in library)’이다. 수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데 나의 이야기가 조금은 남다르고 특별한 이유는 제2의 인생을 일구어내는 과정이 독특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의 제2의 인생은 너무나 드라마틱했다. 이 드라마 같은 인생2막 이야기는 도서관에서 시작한다. 도서관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라운 일들을 내 인생에 선물했다.
--- p.14, 「머리말」 중에서
수만 권에서 수백만 권의 책이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는 특별한 공간, 도서관은 누구라도 새로운 인생으로 향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그러한 마법의 공간에서 몇 년만 살아보라. 몇 년만이라도 그러한 공간에 몸과 정신을 담가보라. 자신도 모르게 마법에 걸리고, 그 마법은 현실이 되어 당신을 상상도 못한 그 무엇이 되게 이끌어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무엇이 되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도서관은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일어나는 마법과 같은 장소가 된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은 기적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모든 이들’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놀라운 비밀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 비밀과 가능성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느끼고 발견했다. 그런 덕분에 나는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은 기적, 그 자체이다.
--- p.15~16, 「머리말」 중에서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기적의 공간이다. 상처 입은 이들에게는 그 상처를 낫게 해주고 상처가 아물도록 해주는 치유의 공간이며, 지옥과 같은 고통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잠시나마 평화를 느끼게 해주는 작은 천국이다.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 단절한 채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도서관인지 모른다. 나는 직장에서 도중하차한 후 도서관에 무임승차했다. 도서관은 나에게 무임승차를 허락해주었고, 그 무임승차는 내 인생에 기적을 만들어주었다.
--- p.63, 「2장.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 그 빛과 어두움」 중에서
나는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울었고, 책과 함께 웃었다. 그리고 때로는 책과 함께 놀았고, 책과 함께 장난치기도 했다. 때로는 온갖 질문을 책에 던졌고, 때로는 책과 함께 도서관을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때로는 방대한 책과 함께 춤을 추었고, 때로는 무찌를 수 없는 상대임을 알고 있음에도 책들을 향해 시비를 걸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책과 하나가 되었고, 짧은 세상살이로는 도저히 배울 수 없는 엄청난 인생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다. 내가 배운 것은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인생이었고, 세상이었고, 경험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의 도중하차와 무임승차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p.64~65, 「2장.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 그 빛과 어두움」 중에서
그 공간에 들어설 때는 어린아이지만 나올 때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그곳에서 나는 책과 함께 숨 쉬고, 책과 함께 이야기하고, 책과 함께 노래하고, 책과 함께 춤추었다. 그렇게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이 아닌 장소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도서관에만 들어서면 무서울 게 없었다. 그 어떤 세상의 근심과 걱정과 두려움과 슬픔도 그곳에 들어올 수 없었다. 수많은 책들이 가진 위력과 에너지가 세상의 잡동사니와 온갖 생각의 찌꺼기들을 내 안에서 쫓아내버렸다. 그리고 그 빈 곳에 인류의 위대한 사상과 철학과 문학과 과학과 인문학이 들어왔다.
--- p.96, 「4장.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중에서
가진 것도, 이룬 것도, 내세울 것도 전혀 없었던 나에게 책은 가진 자들이나 무엇인가를 이루고 내세울 것이 많은 이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무기였다.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창조의 도구였고, 무능을 유능으로 바꾸고 평범한 사람을 비범한 의식을 가진 사람으로 탈바꿈시키는 마법 상자였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적의 공간이었다. 수많은 책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부산의 국립도서관은 마법사들을 양성하는 마법 학교였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랬다.
--- p.102, 「4장.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중에서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발전은 지식이나 능력이나 기술이 아니라 의식의 도약이다. 평범했던 내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여러 주제의 책들을 집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의식의 변화이다. 3년 동안 수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식 각각이 작은 의식 덩어리인 책 한 권 한 권과 조우하고 통합되고 융합되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의식들이 연쇄반응과 비슷하게 반응하면서 지속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덕분에 나는 의식이 달라졌다. 그리고 달라진 의식은 내 인생을 바꾸었다.
--- p.139~140, 「5장. 평범한 중년에게 실제로 일어난 기적 같은 일들」 중에서
3년 동안의 도서관 생활을 통해 내가 발견한 시간 관리보다 더 강력한 최고의 인생을 사는 방법은 ‘인생을 단순화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단순하게 사는 것은 최고가 되는 길, 즉 최고가 되는 방법이나 도구로 오해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오해다. 단순하게 사는 것이 바로 최고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인생을 단순화하여 3년을 살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대가들이 단순한 삶을 살았음을 깨달았다.
--- p.164, 「6장. 도서관의 첫 번째 선물: 최고의 인생을 사는 법」 중에서
나는 도서관에서 최고의 인생을 사는 법을 배웠다. 이 세상은 매우 정직하고 정확하다는 사실도 배웠다. 적당히 일하며 적당히 사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정확히 그렇게 적당히 대우를 해준다는 것도 배웠다. 반면 무엇인가에 목숨을 걸고 미칠 정도로 몰입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대우와 보상을 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라는 것도 배웠다.
--- p.172, 「6장. 도서관의 첫번째 선물: 최고의 인생을 사는 법」 중에서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사고의 틀을 깨부순다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어떤 이는 책을 많이 읽었음에도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이들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지식만 확장시켰던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코 지식만 확장시키거나 책을 읽는 그 행동을 경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진정으로 잘 읽는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사고의 틀을 과감하게 깨부수고, 세상이 제시하는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꾼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세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할 길을 발견하고, 그 길로 걸어갔다.
--- p.208, 「7장. 도서관의 두번째 선물: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법」 중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중년의 평범한 남자가, 아무 경험도 없는 초년의 젊은이가, 아무 배경도 없는 노년의 어르신이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오직 독서뿐이다. 그러므로 독서를 해야 한다.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인생 최고의 낭비다.
--- p.235, 「8장. 도서관의 세번째 선물: 책읽기와 글쓰기의 위대한 힘」 중에서
독서의 하수들은 책을 통해 지식만을 섭취한다. 하지만 독서의 고수들은 지식보다 지혜를 섭취한다. 그런 점에서 독서의 하수들은 책을 통해 스마트해지지만, 독서의 고수들은 오히려 바보스러워지고 자신을 낮춘다. 이것이 독서의 힘이다. 독서를 통해 지식만 늘리는 독서의 하수들은 그 지식이 넘쳐나 스마트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숨기는 것이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독서의 고수들은 독서를 통해서 지혜가 많아지므로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교만한 마음을 품지 않는다. 지혜가 충만해질수록 자신이 아는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의 고수들은 더욱더 독서의 고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독서의 고수가 될수록 자신의 무지를 알게 되므로 더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다.
--- p.236~237, 「8장. 도서관의 세번째 선물: 책읽기와 글쓰기의 위대한 힘쪽」 중에서
마법의 공간, 기적의 장소인 도서관은 세상의 특권층과 지배계층의 소유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힘없고, 가진 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와 같은 이들의 진정한 친구였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은 이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곳이며, 자유로운 공간이다. 세상과 삶에 지쳐서 모든 힘을 잃고 많은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피할 곳이 있다면 그것은 도서관뿐이다. 도서관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 가진 자든 못 가진 자든, 배운 자든 못 배운 자든,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어린아이든, 국적이나 성별이나 생김새조차도 전혀 차별하지 않는다. 만인을 평등하게 대하고, 두 팔 벌려 반겨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책과 영혼이 순수하게 목적도 이유도 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복과 희열이 교차하는 도서관에서는 우리의 영혼이 절대 고갈되지 않는다. 책이라는 친구가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반겨주기 때문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수록 도서관은 기적의 공간이 되고, 힐링의 공간이 되고, 도약의 공간이 되고, 자유의 공간이 되고, 무엇보다 쉼의 공간이 되어준다. 도서관에서라면 누구라도 쉼을 얻을 수 있고,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세상의 아름다움과 진리에 눈뜰 수 있다. 절대 우리의 영혼을 고갈시키지 않는 도서관은 만인을 평등하게 반겨준다.
--- p.242~243, 「8장. 도서관의 세번째 선물: 책읽기와 글쓰기의 위대한 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