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10명, 20명에게 거절당하고 더 이상 시작할 힘도 없이 무너질 때도 있다. 그럴 때 밀려드는 지겨움과 일의 압박감. 때론 다 내려놓고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ON AIR. 방송도 인생도 멈출 수 없는 운명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최상이 아니면 최선을 다해 다가올 매일매일을 준비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 p.19, 「'ON AIR’ 루틴의 힘」 중에서
비경제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내가 고려하는 기준은 ‘행복’이다. 나에게 행복을 주고,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 행복 소비는 결국 더 좋은 일과 돈도 따라오게 한다. 아까워 보이는 커피값이 한편으로는 내 즐거움과 동기 부여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나는 내 투자에 힘입어 계속 행복하려 노력할 것이고, 그 행복은 결국 내게서 더 좋은 수익을 거둘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으니까. 이것이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가 사는 성공의 방식이다.
--- p.25,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 중에서
마흔 이후에 인생의 크고 작은 결단과 노력을 통해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편하게 안주할 수 있는 일과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야 할 일이 생기면 당장은 고단할지라도 나는 도전하는 삶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편하게 안주하는 것은 성장을 멈추고 자칫 퇴보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생기는 이익과 시간이 걸리는 이익 사이에서 결정해야 할 때도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면 이익을 뒤로 미루는 선택을 해왔다. 그것은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일종의 투자이고, 여기에는 더 큰 보상심리가 작용하여 나를 더 노력하게 만들었다. ‘좀 더 먼 미래에 더 많은 성과를 얻겠다. 그러니 나는 반드시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성장의 끝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의 인생이든 죽는 날까지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일 텐데…. 콩나물 같은 폭풍성장을 바랄 게 아니라, 성장을 위해 그토록 열을 내고 땀 흘리는 성장의 과정 그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어쨌든 여전히 나는 키울 자식도 남편도 강아지도 없는 삶이니까, 콩나물과 커리어를 키운다. 더 열심히.
--- p.56~57, 「커리어와 콩나물 키우기」 중에서
살아보니 꼭 오래 만난 사람이 인연인 것은 아니듯, 오랫동안 꾼 꿈이 내 업인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운명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일에 흥미를 느끼고 전에 몰랐던 세상을 살아가기도 한다. 드라마 작가가 못 되었다고 해서 미련이 남거나 아쉽기보다는 상상도 해본 적 없던 경제라는 분야의 전문 작가가 되어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롭고 신기하다.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아무리 절실하게 원해도 절대 주어지지 않는 것이 있고, 생각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오디션이 끝난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흐르는 대로 가보자.”라고 한다. 꿈도 인생도 그저 흐르는 대로 흐름을 타고 나아가는 일. 거기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이란 생각이 든다. 못 이룬 사랑, 못 이룬 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기회가 보이고, 그것이 주는 신선한 기쁨과 즐거움도 찾아든다.
--- p.80~81, 「삶은 때로 먼 길을 원한다」 중에서
그래서 중년 한복판에 접어든 지금, 나는 많이 고민하고 많이 변화하는 삶을 살아간다. 매일 거울을 보면서 얼굴에 나타나는 주름살만 볼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나에게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마음을 비춰보려고 한다.
어차피 인생은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었다. 원하는 대로 끌고 가려고 해도 결코 원하는 방향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어쩌면 평생 원하는 답을 구하지 못하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나조차 나에게 소홀하던 때와 지금은 다르고, 내 마음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많은 부분들이 분명 조금씩 바뀌고 있다.
--- p.86, 「나를 아는 데 걸리는 시간」 중에서
누군가에게 나의 행복을 의존하면 즐길 수 있는 세상에 한계가 있다. 어느 날 누가 운전을 해줘야 교외 드라이브라도 간다는 사람에게 직접 운전을 하지 그러냐고 했더니 운전에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럼 그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세상은 딱 누군가 데려다주는 범위까지다. 누군가가 나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지 않으면 서운하고 외로워지는 감정도 느껴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지면 즐길 수 있는 세상이 그만큼 넓어진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것이다. 혼자 있어도 외롭고, 누군가 있어도 외롭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누군가 곁에 있어도 독립된 내가 중요하다.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홀로 서있어도 흔들림 없는 내 삶을 살 수 있어야 행복해진다. 남의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야 더 인생을 즐길 수 있다.
나는 혼자를 즐기면서 훨씬 더 자유롭고 더 행복하다. 내 세상은 나로 인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 p.93, 「개인의 시대, 나 혼자 논다」 중에서
떠나는 것만이 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통해서 얼마든지 각자의 방을 가질 수 있다. 혼자인 사람도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혼자의 시간, 가족이 있는 사람도 꼭 필요한 혼자의 시간. 그 시간은 자신만의 은밀한 내면을 만나고, 감정과 피로를 배설하고, 나와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혼자가 되어 보길 권한다.
--- p.138~139, 「혼자이고 싶어서」 중에서
그런 기분을 오래 안고 있기에는 바쁘게 준비해야만 하는 내일의 방송 일정이 있다. 오늘 망친 방송을 내일 또 망칠 수는 없는 법. 애써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럴 때 서로가 하는 말,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내일 잘하면 돼.”
아무리 노력해도 매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 어떤 이유로든 뭔가 잘 안 풀리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날은 오늘의 기분을 빨리 털어버리고 내일로 전환해야 한다. 오늘만 사는 게 아니다. 내일 잘하면 된다.
--- p.156~157, 「내일 잘하면 돼」 중에서
그런 기분을 오래 안고 있기에는 바쁘게 준비해야만 하는 내일의 방송 일정이 있다. 오늘 망친 방송을 ‘당신을 만남’, 그토록 운명적인 순간. 그건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를 꿈꾸지만 그런 사랑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만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운명적으로 만나 그를 알아보기 위해서 나를 사랑해야 한다.
누구나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다. 자신을 질책하고 자신의 단점만 보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나에게 상처 주는 일이다.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주는 사람을 만나 행복해야 한다.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받기 위해서는 나를 더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무조건’이어야 한다.
--- p.188, 「좋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