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의 계절에 있고, 저는 곧 열일곱 살이 됩니다. 흔히 말하듯이 희망과 몽상의 나이이지요, - 그리하여 여기 저는, 뮤즈의 손가락이 닿은 아이로서, - 진부하다면 죄송합니다 - 제 신실한 믿음, 저의 희망, 저의 감각, 시인들의 것인 이 모든 것들 을 말하고자 합니다. - 저는 그걸 봄의 것들이라고 부릅니다.
--- 「1870년 5월 24일, 테오도르 드 방빌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지금으로선, 제 자신을 최대한 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시인이 되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제 자신을 투시자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실 거고, 저도 좀처럼 선생님께 설명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고통은 어마어마하지만, 강해져야 하고, 시인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시인으로 인식했습니다. 그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렸어요. "내가 생각된다"라고 말해야 할 텐데요.
--- 「1871년 5월 [13일]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이중의 투시자로 처신할 수 있는지를 압니다. 대중은 이제껏보는 일에 신경을 쓴 적이 없는데,어쩌면 그들에겐 볼 필요란게 아예 없는 것이겠지요.
--- 「1874년 4월 16일, 쥘 앙드리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돌아와, 돌아와, 소중한 친구, 유일한 친구, 돌아와. 네게 맹세해, 착해질게. 너한테 불퉁스럽게 굴었던 건 그저 하던 농담을 물고 늘어지느라 그랬던 것뿐이고, 난 그걸 이루 말할 수 없이 후회하고 있어. 돌아와, 다 잊혀질 거야. 그 농담을 네가 믿다니, 무슨 불행인지. 요 이틀 동안 나는 끊임없이 울고 있어. 돌아와. 용기를 가져, 소중한 친구. 망쳐진 건 없어. 네가 여정을 되짚어 오면 그만이야. 우리는 여기에서 정말로 용기 있게, 인내심을 가지고 다 시 살아갈 거야. 아아! 제발 이렇게 빌게.
--- 「[1873년 7월 4일],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또 내가 이렇게 네게 맹세하잖아, 앞으론 상냥하게 굴 거라고, 내 정신이 마침내 또렷해졌다고, 너를 무척 사랑한다고, 그러니까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혹은 내가 가서 너와 다시 함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넌 범죄를 저지르는 거야, 그리고 그에 대해 너는 세세연년 회한을 느낄 거야, 모든 자유를 잃어 버렸음에, 또 이때까지 네가 겪은 것보다 아마 더 끔찍할 지긋지긋함에. 그다음, 나를 알기 전에 네가 어땠는지 다시 생각해봐.
--- 「[1873년 7월 5일],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늙은 멍청이들이 나라는 것에서 줄곧 잘못된 의미만 찾아내지 않았더라면, 무한히 먼 옛날부터 소리 높여 저자임을 자처하면서 외눈박이 지성의 산물을 쌓아 올린 저 수백만의 해골들을 우리가 쓸어낼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시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의 첫 번째 연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전적인 인식입니다. 그는 제 영혼을 탐색하고, 검사하고, 시험하고, 깨우칩니다. 그것을 알게 된 다음에는, 그것을 경작해야 합니다. 이게 겉보기론 간단합니다. 어떤 두뇌든 자연스러운 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거죠. 그러니 그토록 많은 에고이스트들이 저자를 자칭하며, 또 허다하게 많은 이들이 그들의 지적 진보를 자기 공으로 여기는 겁니다! - 하지만 제 말은 영혼을 괴물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콤프라치코스를 전범으로 삼는다고나 할까요! 얼굴에 사마귀를 심어놓고 그것을 경작하는 사람을 상상해보십시오.
제 말은, 투시자여야 하며, 투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며, 조리있는 착란을 통해 투시자가 됩니다. 온갖 형식의 사랑, 고통, 광기, 그는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온갖 독을 길어내어, 거기서 정수만을 간직합니다. 모든 믿음을, 모든 초인적 힘을 동원해야 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이지요, 거기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위대한 저주받은 자가, - 또한 지고의 학자가 됩니다! - 그는 미지에 도달하니까요!
그러므로 시인은 진정 불을 훔치는 자입니다. 그는 인류를, 심지어 동물들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창안물들이 느껴지게, 만져지게, 들리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가 저편으로부터 가져온 것에 형체가 있다면 형체를 부여하고, 형체가 없다면 형체 없음을 부여해야 합니다. 하나의 언어를 찾아낼 것.
--- 「1871년 5월 15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