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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리는 소리

나를 울리는 소리

문예단행본 도마뱀-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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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56g | 137*225*15mm
ISBN13 9788996018971
ISBN10 89960189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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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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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조용함을 견딜 수 없어서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기둥이나 대들보가 아니라 사람의 발걸음 소리, 웃고 울고 떠드는 소리가 집을 떠받치는 것은 아닐까. 바람이 빠지는 풍선처럼 안에 소란함이 없는 집은 그렇게 허물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전까지 나이 때문에 시끄러웠던 마음도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닌 듯싶었다. 내가 집이라면 마음은 거기에 사는 사람일 테니. 번잡한 마음이야말로 살아있다는, 내가 아직 나이를 덜 먹었다는 증거 같았다.
--- p.22-23, 이현호, 「야옹야옹」 중에서

나를 이루던 것들이 나를 떠나가거나 그들로부터 내가 떠나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 도둑맞은 것처럼 슬퍼졌고, 내 마음은 덩그러니 남겨진 채, 마치 떨어지는 물병 속의 물처럼 세차게 흔들렸다. 기울어지는 마음을 따라서 과거의 기억들이 마구 튀어나와 내 머릿속을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널브러진 기억을 정리하려고 보면 시간에 산화되어 이제는 읽지 못하게 된 것들이 있었고 그럴 때면 나는 더욱 혼자가 된 것을 실감했다. 우리라는 건 나만이 가진 기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34, 다린, 「저기 사람이 있다」 중에서

당장 휴대폰 화면을 상판대기 앞에 비춰보니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첫 인세가 꽂힌 것이었다. 돈 떨어져서 떨고 있었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 아아, 이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울리는 소리가 아닌가! 나를 울리려면 이 정도 소리는 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 p.48, 박상, 「아, 이게 무슨 소리니」 중에서

사랑을 원했지만 어떤 의미가 될까 두려웠던 사람이 있었다. 당신. 당신만큼 날 울리는 소리가 있을까. 우리는 가을에 만났었다. 만약, 나의 계절에 목소리가 있다면 가을은 분명 당신의 목소리일 것이다.
--- p.59, 권효현, 「소공녀」 중에서

결국 꾸준히 살아가게 된다. 살아 있기에 소리를 내야 한다.
--- p.64, 김안, 「소리, 반복, 일상, 망각」 중에서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시간을 버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슬픔은 그 슬픔을 온전히 살아내야만 희미해진다. 책상에 엎드려 온몸이 노곤할 만큼 울고 난 다음에야 허기를 느끼고 무언가를 찾아 움직이게 되는 것처럼.
--- p.89, 박은정, 「악흥의 한때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중에서

그러나 제가 그 울음에서 확실히 경험하고 느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나’의 이 개인적인 울음은 어떤 역사적이고 집단적인 울림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던 사실, 그리고 거꾸로 바로 그 집단적이고 역사적인 울림이란 ‘나’라는 개체의 울음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리 앞에 임할 수 없었다는 사실.
--- p.98, 최정우, 「울음과 울림」 중에서

빗소리는 언제나 나를 움직이게 한다. 빗속에서는 마음이 미동한다. 슬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눈물 흘리지 않아도. 울음을 우는 방법을 몰라도. 빗소리는 이미 나를 대신한다.
--- p.115, 구현우, 「빗속의 빗소리」 중에서

끝없이 불어오는 길고 찬 바람이 등을 토닥이는 위로 같아서, 나는 바람의 검은 손을 잡고 한참을 울었다.
--- p.159, 손미, 「Path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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