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나’로 살고 있다는 의문이 끊임없이 힘들게 했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멈추어야 했던 것입니다. 오늘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일도 내일 이루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던 욕망도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니, 한낱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일은 생각이 만들어낸 형상에 불과했습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면 기계처럼 돌아가던 내 몸에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 p.23~24, 「하던 일을 잠시 멈춥니다」 중에서
필자가 명상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도 등산을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어떤 경지에 이르기 위함이 아니라 시끄러운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서 산에 올랐고 걷는 것이 일상화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루소의 고백처럼 필자 역시 걷는 행위를 통해서 조금 더 성숙한 인생을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걷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면서 고요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고요한 경지에서 떠오른 생각은 결코, 섣부르거나 잘못된 판단일 수 없습니다.
--- p.30, 「자연은 인간의 궁극적인 스승」 중에서
외롭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한 감정에 빠지지 말고,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내면의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그 소리에 집중하게 될 때, 그때가 고독을 즐기는 순간입니다.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외롭습니다. 외로움에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 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잡히면 혼자 있어도 절대 외롭지 않습니다.
--- p.35, 「용감한 자에게 찾아오는 고독」 중에서
산에 오르면 계곡을 만나게 됩니다. 가리왕산은 특히 골이 깊어서 크고 작은 폭포와 계곡이 많습니다. 차가운 바위에 걸터앉아 거친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티끌만큼의 생각조차 사라진 것을 느낍니다. 그저 눈으로만 느껴질 뿐 몸과 마음은 산 아래 두고 온 듯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처럼 물소리는 마음을 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필자가 산을 찾는 이유 중 하나도 물소리를 통해 마음을 집중하기 위함입니다.
--- p.58, 「물소리가 주는 평화로움」 중에서
눈앞에 핀 꽃을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기뻐했을까요 어린 시절에는 어떤 경험을 했나요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사회에 나와서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했나요 지금까지 자신이 가장 크게 성장했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꽃에 묻습니다. 눈앞에 활짝 피어있는 꽃처럼 나도 지금 활짝 피어있나요. 필자는 ‘베고니아 하우스’에 갈 적마다 그렇게 물어봅니다.
--- p.65, 「베고니아의 색과 향기」 중에서
필자는 오래전부터 독서를 통해서 마음의 치유를 얻고 있었습니다. 외롭거나 힘들 때마다 독서는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주고 보호해 주는 피안의 세계였던 것입니다. 외부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만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 책이라는 것을 일찍 경험한 터라 자연과 함께하는 독서는 또 다른 의미가 되고 있습니다. 명상의 기본은 멈춤입니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자신의 본 모습을 보기 위해서 깊이 호흡하는 것입니다.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 p.89. 「책이 주는 무아의 경지」 중에서
무언가에 집중할 때 마음이 어떻게 고요해지는지 알아차린 적이 있습니까? 마음이 종잡을 수 없이 어수선하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 몰두하고 오로지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마음이 차츰 가라앉으며 고요해집니다. 그 때문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마음닦음(톺아보기) 명상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우선 마음이 초점을 맞춰야 할 어떤 것, 즉 집중해야 할 대상이 필요합니다.
--- p.92,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중에서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몰라서 당황하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실망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만 달리느라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입니다. 누군가가 등 뒤에서 수군거리지 않더라도,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먼저 깨닫기보다 나 자신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알아채는 것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큰 힘입니다.
--- p.136, 「나를 알아채는 것이 나를 지키는 힘」 중에서
어느 순간 나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내 존재와 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책임한 세상의 격려와 위로보다 나 자신이 보내는 격려와 응원이 더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내 인생의 정답은 세상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아내야 합니다. 세상이 위로해주지 않아도 서러워 말고 자신의 어깨를 가만가만 토닥거려 격려합니다. 서운했던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 p.155, 「내 인생의 정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 중에서
자신의 상처와 외로움을 발견했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명상은 이러한 상처들을 치유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일이고, 본래의 내 모습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진정한 나를 만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마음 챙기기의 다음 단계는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매사 부정적이고 거칠었던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자신에게 주목합니다.
--- p.169,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바라봅니다」 중에서
세상의 문을 열고 나가면 나와 다르고도 같은 무수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 역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의 문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을 걸어 잠근 사람은 세상이 아니라 자신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뭉쳐 있던 마음이 풀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먼저 용기를 가지고 문을 열면, 꼭꼭 닫혀 있던 마음이 환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가진 게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의 빗장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 p.216, 「마음의 빗장을 건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의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합니다. 세상이 변해야 자신의 불행이 감소하고 세상이 변해야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세상 탓으로 돌립니다. 물론 잘못된 세상도 있습니다.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자신은 언제나 피해자고 약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세상은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 p.222, 「내 행복에 집중합니다」 중에서